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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하겐(Brokenhagen)을 떠나며, 그러나 희망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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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오전, 기후위기로부터 인류와 지구를 구할 희망적 발표를 바라는 전 세계의 눈가 귀가 코펜하겐에 쏠려 있습니다. 막판 당사국들의 입장차의 조율과 밤샘회의로 각국 대표단들과 전 세계 NGO 활동가들은 분주함과 피곤함속에 막판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의 기간을 하루 넘긴 지금, 2년 전 발리회의(COP13)에서처럼 극적 타결의 희망을 바라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19일 오전, 클리마포럼에서 협상과 회의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의견을 나누는 지구의 벗 활동가 ©이성조

그러나 코펜하겐의 희망을 외쳤던 호펜하겐(Hopehagen)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2년간의 준비와 2주간의 회의, 전 세계 192개국 대표단, 124개국 정상들의 참여, 약 5만 여명의 참가자 등, 역대 최대 규모와 관심을 보여준 ’2009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15)‘는 ‘기후보호 실패’라는 최악의 결과와 ‘브로큰하겐(Brokenhagen)’이라는 오명으로 그 막을 내렸습니다. 기후위기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 했던 법적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합의 도달을 실패한 채, 단지 3페이지짜리의 ‘코펜하겐 협정(Copenhagen Accord)’이라는 정치적인 일부 합의와 선언에 그쳤습니다.


19일 오전까지 연장되어 진행중인 COP15, 그러나 ‘기후보호’실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막을 내렸다. ©이성조


비록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 다수의 당사국들의 지지를 얻었으나 이를 실행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장기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제시는 삭제되어 실질적인 ‘공유비전(shared vision)’ 마련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내년 1월 까지 당사국별 중기감축목표치(2020년) 제시를 언급한 협정문은 모든 당사국들의 동의를 받지 못해 법적으로 총회의 승인이 된 것이 아니므로 구속력 있게 향후 협정 일정이 진행될 지는 여부도 불투명해 보입니다.


이처럼 구속력 없는 정치적 협정문 채택으로 이번 코펜하겐 회의의 실패를 가져온 책임은 우선적으로 선진국에게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야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선진국은 1990년 대비 2020년까지 최소 40%, 2050년까지 최소 80%의 법적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먼저 약속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은 책임회피와 소극적 감축목표로 일관했고, 이는 개도국들의 비판과 온실가스 감축 동참 거부로 이어져 결국 법적 구속력 있는 전 지구적 공유비전 마련에 실패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향후 법적 구속력 있는 목표치 마련에 대한 구체적 시안도 삭제되어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행동과 계획들은 더욱 더뎌지게 될 전망입니다.


선진국의 재정지원 역시 개도국의 동참을 이끌기에 부족했습니다. 2010~2013년까지 300억불, 이후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불의 재정지원 약속은 기존의 입장보단 진일보한 측면이지만, 기후적응기금으로 최소 2000~3000억불을 필요한 개도국의 요구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당사국 총회 기간 동안 민주적 합의와 참여의 가치 훼손도 협상 실패의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협상 초기부터 일부 선진국 중심의 협상 초안 문서들이 난무하였고, 신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논의는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미국, 중국 등 주요 온실가스 다 배출국들을 중심으로 마련된 합의문은 당연히 기후위기에 가장 큰 피해에 직면한 개도국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당사국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회의 결과를 이끄는데 실패했습니다. 또한 회의 막판에 각국 정상대표들의 보안과 안전 등의 이유로 취해진 시민사회그룹에 대한 회의장 제한 출입 조치는 ‘환경문제에 관한 공공의 참여와 정보의 접근성 보장되도록 하는 ’오르후스 협약(Aarhus Convention)‘과 같은 국제법도 유엔회의에서 무시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COP15 회의에서 기후정의는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선진국의 책임 방기, 민주적 논의 마련 미흡 등으로 인해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였고 행동을 지연함으로써 기후변화는 가속화되고 기후재앙에 인류와 지구의 운명을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후보호를 위한 희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실패는 지구와 인류의 위기해결 보다 각국의 이익논리를 우선시한 정치지도자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전 세계 수 천, 수 억 명의 시민들은 아직도 기후정의를 요구하며,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실질적 합의와 행동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우리와 당신을 행동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행동하는 여러분이 지구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클리마포럼 폐막식, 기후정의를 바라는 시민과 우리가 있는 한 희망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성조


19일 오후, COP15를 평가하는 지구의 벗 활동가 전체회의.
‘분노’, ‘피곤’, ‘짜증’, ‘실망’ 등 COP15 결과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서로에 대한 격려와 희망적 메세지로 이후 시민들과 함께하는 더욱 폭넓은 ‘기후정의 운동’ 모색하고 있다.  ©이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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