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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정책과 경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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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는 대체로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 같다. 산업계를 대변하는 경제잡지를 읽어 보면 기후변화론이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대하여 회의적인 수준을 넘어서 냉소적이거나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논객이 많다. 경제잡지들은 화석연료의 공급과 소비를 수반하는 사업을 하는 대형기업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대하여 회의적인 사람들은 주로 두 가지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나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일어난다는 점 및 기후변화가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경제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떨어뜨릴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과학적 검증이 부족하다는 논리적 주장과 삶의 고통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감성적인 주장이 얽혀 있어 정치적으로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2001년 교토의정서에 대한 비준을 반대하면서 과학적 근거의 부족과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정책은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될 사안이다. 공동체 구성원의 생활과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은 정치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제적 주장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물질적 삶의 질과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경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문제가 정치를 좌우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빌 클린턴은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 과정에서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말 한 마디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따돌렸다. 그래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깊숙이 관여한 바 있는 ‘아들’ 부시 대통령이 경제적 이해관계에 더욱 민감한 정치적 반응을 보였는지 모른다.


과연 온실가스 감축정책이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는지 살펴 보자.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실시하는 경우 많은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비용의 증가는 특정산업분야의 축소 및 산업경쟁력의 저하와 개개인의 경제적 부담증가로 연결된다. 경제적 비용의 증가로 경제에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준수하는 경우 연간 0.2% 내지 4%의 GDP 감소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교토의정서 비준을 반대하는 미국내 단체인 The Global Climate Coalition은 교토의정서를 준수할 경우 2010년까지 미국에 연간 1,200억 내지 4,400억 달러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다.


그런데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은 경우에 아무런 경제적, 사회적 부담은 없는가? 그것은 결코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건강악화 등의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 원인과 정도에 대하여 이견이 있을 뿐이다. 즉, 온실가스의 감축에 비용이 수반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를 방치하는 경우에도 막대한 비용(희생)이 수반된다. ‘어느 것이 더 크냐’는 문제는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우나, 온실가스의 감축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반면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희생은 불가역적이고 대규모적이며 원인제공자가 아닌 제3자가 희생을 떠안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온실가스의 주요배출국이 아닌 약소국가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온실가스의 감축노력으로 인한 비용은 온실가스배출에 원인을 제공하는 산업분야에 주로 부과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사업체나 활동에 세금을 부과하는 경우 그에 관련된 분야에서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반면에 에너지효율 증대 정책, 대체에너지 개발 등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GDP의 증가를 가져오는 순기능도 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분야는 위축되는 반면에 그를 대체할 새로운 청정 산업분야가 생성되는 것이다. 새로운 산업분야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고, 덩달아 GDP도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산업분야의 재편을 가져올 뿐이고 전체적인 국가경제에 큰 손실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얼마나 많은 GDP의 창출이 이루어질 것인지는 좀 더 연구해 볼 일이나, 비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새로운 산업활동이 창출되는 것은 명확하다. 더구나, 해로운 기후변화를 피하거나 완화할 수 있게 된다면 전체적인 경제적 효과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온실가스 감축정책으로 인한 비용증가, 새로운 산업창출량을 계량적으로 명확히 규명하기는 어려워서 회의론자들이 내세우는 과학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으나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비용의 증가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효과에 관한 과학적 확실성에 관하여는 여러 견해가 있으나, 기후변화로 생길 수 있는 피해의 규모와 정도를 감안하여 본다면(단순히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피해가 명백히 발생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견해도 많다), 신종인플루엔자(H1N1)에 감염될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예방접종에 비용이 들더라도 예방접종을 받듯이, 과학적 불확실성과 비용에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어른들의 어린 아이들에 대한 의무인 것처럼, 기후변화 대책도 현 세대의 장래 세대에 대한 의무가 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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