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투발루가 잠긴다면 다음은 우리 차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남태평양의 먼 나라 투발루에서 손님이 찾아오셨다. 그 분은 바로 알라마띵가 루사마 목사. 그렇다면 투발루는 어떤 나라일까? 투발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로 한국에서 피지까지 10시간, 다시 피지에서 투발루까지 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정말 먼 나라이다. 투발루는 9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구도 만 명을 겨우 넘고 면적은 26㎢(여의도 면적의 약 3배)로 영토 면적으로는 세계에서 4번째로 작은 나라다. 투발루는 이렇게 작은 섬나라이지만 현재는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나라가 바닷물에 잠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순회의 첫번째 방문지는 여수. 서울에서 5시간 가까이 기차를 타고 내려가서 도착하니 여수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과 가족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저녁강연회까지 시간이 있어 여수환경운동연합 회원이 운영하는 전통찻집에서 활동가들과 투발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7시, 은현교회에서 500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시작했다. 은현교회 목사님은 여수환경운동연합의 전 의장님으로, 환경을 비롯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신 분이셨다. 강연회에서 루사마 목사님은 강력해진 사이클론, 산호 백화현상, 가뭄, 킹타이드 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설명했다. 특히, 투발루는 너무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공장도 없고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큰 나라들이 지금처럼 계속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투발루는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기후변화를 ‘학살’에 비유하면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학살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문화와 모든 생물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정부와 국민이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지 고민을 부탁했다. 강연회를 마친 후에는 교회에 있는 회원들과 간단한 담소를 나누었다.



© 조성흠 



다음 날은 최병수 작가를 만나기 위해 백야도로 향했다. 최병수 작가는 현장미술가로 환경, 반전에 대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으며 지구온난화나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여러가지 작품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특히 ‘우리가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잠긴다’는 의미의 시계의자 전시물을 코펜하겐에서 전시할 예정이라는 최병수 작가의 설명이 있었다. 투발루에는 예술가가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문제를 이렇게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신선하다고 루사마 목사가 말했다.


© 조성흠 


© 조성흠 

여수에서 이틀을 지내고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순천이다. 강연회를 하기 전 순천만을 들려 둘러보았다. 갯벌을 처음 본 루사마 목사는 순천만이 너무 아름답고, 한국이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 한국은 너무 큰 나라라고 하면서 부러워했다.


© 조성흠 

순천만을 둘러본 후, 기후해설사 3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를 시작했다. 순천시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을 하는 기후해설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질문 중 목사님이 종교활동이 아닌 환경운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루사마 목사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유는 투발루는 국민의 97%가 기독교를 믿는 기독교 국가이고, 그래서 투발루는 하나님이 주신 땅이기에 국민들은 그것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라도 대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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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방문한 곳은 광주. 7시, 70명 좌석이 가득찬 가운데 남도향토음식박물관 회의실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철웅고문님의 인사말로 광주강연회를 시작했다. 어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학생들이 많아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투발루 동영상을 시청한 후 본격적인 강연회가 시작되었다.


© 조성흠 


© 조성흠 

다양한 계층의 광주시민들이 참여한 만큼 질문 또한 다양했다. 기후변화를 인식한 것이 언제인지 그리고 미리 알았다면 막기위해 노력하지 않았겠느냐는 광주 기상청 기후변화담당관의 질문에 루사마목사님은 약 10년 전부터 날씨가 이상하다는 것은 투발루 주민들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을 안 것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학자들을 통해서라고 했다. 투발루정부도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고, 투발루만이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상황이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만약 투발루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 궁금하다는 학생의 질문이 있었다. 이에 루사마목사님은 한국이 사라지면 한국인이 사라지는 것처럼 투발루가 없어지면 투발루인도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투발루가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광주시민이 투발루에 관심을 가져주어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로 강연회를 마쳤다. 인상깊었던 것은 강연회에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던 것이고, 강연회가 끝나고 뒷풀이자리까지  몇 몇 학생들이 동행해 루사마목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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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청주이다. 청주 강연회 장소는 원흥이생태문화관이었다. 개발과정에서 두꺼비의 서식지인 원흥이방죽이 발견되면서 이곳을 보존하기 위해 청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시민들이 노력했고 그 결과 흥이생태공원과 함께 건립된 곳이 원흥이생태문화관이었다. 질의응답시간에 청주가 저탄소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제안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지 질문이 있었다. 이에 루사마 목사님은 가능하다면 좀 더 녹색의 도시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불필요한 이유로 나무를 없애지 말고, 빈 공간에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민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전달을 끝으로 강연회를 마치고 원흥이생태공원을 둘러보면서 청주의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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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기후정의를 위한 국제회의를 마치고 방문한 곳은 대전이다. 대전에는 방글라데시 환경변호사인 무하마드 칸씨도 동행을 하였다. 충남대학교에서 첫 번째 강연회를 시작했다. 대학생들답게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우선 투발루의 기후변화문제가 사실은 난개발때문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루사마목사는 투발루에서 난개발이라고 할만큼 이산화탄소배출이 많지 않다고 답변하면서 투발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다른 나라를 다니면서 설명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침식작용을 막기 위해 맹그로브나무를 심는 것보다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냐는 질문에는 구조물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맹그로브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투발루가 국토포기선언을 했다고 아는 한국사람이 많은데 투발루는 국토포기선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언론에 의한 잘못된 정보같다고 말했다.


© 조성흠 

대전 두 번째 강연회는 고등학생들과 함께하는 강연회였다. 이번 강연회에서는 무하마드 칸 변호사가 굉장히 역동적인 강연을 하였다. 칸 변호사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나라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적으로 보완하면서 유지를 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작은 책임을 느끼기를 부탁했다. 책을 읽고 기후변화에 대해 친구, 부모님, 선생님과 이야기 하기를 바라며 자기만의 집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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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로 방문한 지역은 천안이였다. 강연회 장소인 천안 광덕사로 향하면서 루사마 목사님은 한국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했다. 강연회에서는 어린이들이 많이 질문을 했는데, 어린이들답게 투발루에 학교가 몇 개가 있는지, 투발루의 자랑거리가 무엇인지 등 기후변화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나 사회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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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순회의 마지막은 행선지는 전주였다. 전주의 첫 번째 강연회는 전주환경운동연합 푸름이탐사단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강연회를 마치고 어린이들이 루사마목사님에게 드리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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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은 오후에 어린이도서관책마루에서 강연회를 하고, 저녁에는 전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했다. 저녁강연회에서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회원들이 많아서인지 심도있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그 중 쓰레기 관련한 질문이 있었는데 투발루는 원래 쓰레기를 태웠지만 환경적인 문제로 매립을 하려고 하지만 땅이 없어 문제라고 루사마 목사님이 설명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한 반대론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기후변화패턴이 일상적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거기에 전주환경연합 의장이신 오창환 교수님이 지금이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구온도가 5도 올라가려면 만년이 걸리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 우리는 100년 안에 올라갈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하셨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투발루 국토포기선언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처음 들었으며, 아직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정책은 없다고 답변했다. 물론 호주나 뉴질랜드가 이주를 받아주겠다고 하지만 ‘투발루가 완전히 가라앉는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발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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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마 목사님이 출국하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전주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주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루마사 목사님은 투발루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중앙정부와 전주시민들에게 알려줄 것을 부탁했고, 전주시장도 우리가 중요한만큼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중앙정부와 전주시민들에게 투발루에 대해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 조성흠 

 이번 기후정의 지역순회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가장 첫 번째로 느낀 점은 투발루가 단순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침식뿐 아니라, 사이클론, 산호 백화현상,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투발루의 국토포기선언’은 언론의 잘못된 보도라는 것을 알았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가난한 나라가, 그 중에서도 노인, 어린이, 여성이 더 먼저 피해를 받고 있다. 우리가 항상 기후변화의 피해에서 예외일 수 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는 우리도 심각한 기후변화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행동이 될 것이다. 루사마 목사님이 항상 강연회 마지막에 하던 말이 생각난다.

“만약 투발루가 바다에 잠기게 된다면 그 다음 차례는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투발루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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