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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자전거등록제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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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자전거등록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환경연합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교통정책에서 자전거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서 진지하게 다뤄진 전례는 없었다. 그나마 정부가 추진해온 자전거정책은 자전거도로와 같은 하드웨어적 팽창에 집중해왔을 뿐이다. 자전거 도난과 방치문제도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자전거등록제를 둘러싼 논쟁은 ‘소프트웨어적’ 자전거정책에 대한 기대를 증명해준다.


지난 15일 서울환경연합,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서울기후행동,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한 ‘자전거등록제 도입방안 토론회’에서 자전거등록제 도입에 따른 기대효과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를 놓고 시민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자전거21 오수보 사무총장, 대전발전연구원 이재영 박사, 모바이크 이구창 이사, 서울환경연합 서울CO2위원회 이원영 위원(오마이자전거 운영자),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오종렬 운영자, 이주수 서울시의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이거나 관심을 가져온 이들이 토론회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자전거 도난방지라는 자전거등록제의 기본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를 표시했다.


“분실 자전거를 되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이원영 위원은 “자전거등록제가 도난문제를 100% 해결해주진 않겠지만 행정적인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하고 꾸준한 캠페인을 통해 2008년 현재 자전거 분실률을 2002년 절반 수준으로 낮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례를 언급하며, “이 제도로 절취되거나 분실된 자전거를 되찾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렬 운영자는 “자전거이용이 많이 확산되고 있지만 도난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자전거를 잃어버려 파출소에 문의하면, 사건접수를 위한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거나 사실상 되찾기 어려우니 새로 구입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면 자전거를 되찾을 확률이 매우 낮다. 이를 위한 사회적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자전거등록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자전거 도난방지에 대한 경험과 기초자료가 부족한 우리 상황에서 자전거등록제를 이미 시행하는 해외 사례도 소개됐다.


오수보 사무총장은 일본의 경우 꾸준히 ‘자전거방범등록제도’를 추진해 자전거 도난방지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제도가 처음 도입됐지만, 당시 자전거 도난문제는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었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자전거도난 대수는 크게 늘었다. 1994년 자전거등록이 의무화되면서 자전거도난대수는 하향곡선으로 돌아서게 됐다. 1990~1994년 동안 주인에게 되돌아간 자전거 중 77%는 등록된 경우에 해당했다. 또 자전거 등록률은 1994년 51%에서 2007년 현재 77%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는 게 오 총장의 발제 내용이었다.




“범죄예방 위해선 의무화  필요” “의무화는 규제…혜택 주는 방식이어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오종렬 운영자
ⓒ서울환경연합

 

자전거등록제 도입취지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대와 달리 구체적인 시행방식을 놓고 발표자들은 의견 충돌을 빚었다. 먼저 지난 8월 행전안전부가 제시한 고유번호 스티커 부착, 전자태그(RFID) 부착, 고유번호를 새기는 방법 등 세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렸다.


이원영 위원은 전자태그(RFID) 방식에 대해 “도난 자전거를 추적하는 목적이라면 중계기를 촘촘히 구성해 예산이 많이 들고, 신속하게 조회하려는 목적이라면 바코드 형식이 충분하다”면서 고유번호를 표기한 스티커방식을 옹호했다.


반면 이재영 박사는 “유럽의 경우 스티커 방식보다는 음각이나 전자태그 방식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영 박사는 이어 “차대번호가 과연 완전한 장치인가?”라고 물으며 “회사마다 자전거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표시된 위치가 다르거나 번호가 중복될 수 있다. 덴마크의 경우 이를 규제한다.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적절히 병행해 추진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현재 권장사항인 자전거등록제를 의무화할지에 대한 의견 차이도 좁혀지지 않았다. 오수보 사무총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등록제가 의무규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전거등록제는 단순한 행정서비스가 아니라 도난방지라는 범죄예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구창 이사는 “경찰이나 행정조직으로부터 규제를 받는 방식은 안 된다. 심각해지는 자전거 주차문제에 대해 등록자전거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이원영 위원은 “자전거등록제는 시행 지역이 넓을수록 등록대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가급적 모든 자전거가 의무적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놓고 발표자들 의견이 맞섰지만, 이번 토론회는 자전거등록제를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향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오수보 사무총장은 “자전거보험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정작 출시되고 나서 예상보다 가입인원이 저조했다. 자전거등록제도 마찬가지다. 등록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이재영 박사는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 자전거도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사례를 급하게 답습하는 것은 무리”라며 더 면밀한 연구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에서의 자전거등록제 도입기가 10년이었는데, 우리도 긴 호흡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자전거등록제를 단순히 세금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녹색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었다”고 정리했다.

글: 이지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에너지팀 활동가(leeje@kfem.or.kr)

*이 글은 지난 15일 서울환경연합,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 서울기후행동, 오마이뉴스가 공동주최한 ‘자전거등록제 도입방안 토론회’를 정리한 글로서,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자전거등록제 지상논쟁] 서울환경운동연합-오마이뉴스 공동기획 기사





15일 관련 토론회 개최, 자태그 부착 82% 찬성



암스테르담 도입 후 분실률 절반으로 줄어, 일본·덴마크도 시행




도난 방지 효과 적고 사용자에 부담만 줘



판매업자들 적극 독려, 경찰서 등 의무…통합이 관건



선진국일수 도난대수 높아, 국가가 도난 방지 나서


자전거 도둑질도 엄연한 범죄… 죄의식 없이 훔치는 사람들에 대한 경종



15일 토론회 열려, 취지에는 공감, 시행방식은 이견

관련 보도자료: “유명무실한 자전거등록제를 바꾸자!” (서울환경운동연합)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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