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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얼리 무버(early mover)’ 약속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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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감축 선언은 의미 있지만, 좀 더 과감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지난 4일 발표된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해외언론과 국제환경단체의 시각이다. 정부의 녹색성장위원회가 획기적인 국가 온실가스 감축안이라 내놓고 자찬한 것과는 다르게 사뭇 반응들이 냉담하다.


부풀려진 기대, 실망으로 다가와
지난 1년 동안 국제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한국이 ‘얼리 무버’(early mover) 되겠다 운운하였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적 위치에서 좋은 모델이 되는 목표를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년을 맞이한 ‘녹색 성장’ 타령은 어떠한가? 5년간 107조의 예산의 들이고,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 달성을 얘기하면서 국내외적으로 ‘녹색 전도사’ 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제시된 3가지 안은 ‘BAU(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대비 각각 -21%, -27%, -30%’(2005년 대비 -8%, 동결, -4%)로서,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에 요구하는 ‘BAU대비 -15%~30%’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녹색 선진국’ 비전을 얘기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있어서 개도국 위치에 안주하려 모순된 입장에 국제사회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관해 더 이상 개도국 위치가 아니다


경제규모 15위(9291억 달러),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449백만 톤CO2), 누적배출량 22위(70억 톤CO2, 1900~2000)의 수치는 지구온난화 책임에 있어 한국이 더 이상 개도국 위치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개도국이 요구받고 있는 BAU 대비식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아닌 기준년을 바탕으로 한 온실가스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선진국과 같은 조건으로 편입되어 선진국에서 요구받고 있는 1990년 대비 25%~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은 선진국과 같은 조건으로 편입되기도 개도국으로 남기도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기후협상의 논의처럼 개도국 재분류 과정을 거쳐 새로운 그룹에 속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럴 경우 한국은 뒤늦게 선진국대열에 오른 국가이기에 후발 선진국 정도로 규정하고 감축 목표 설정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개도국을 견인하고 선진국을 압박하는 진정한 기후협상의 선도자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최소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20% 감축 필요

정부가 발표한 3가지 시나리오에는 감축 목표를 과장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전망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측면이 있다. 이번에 제시된 2020년 온실가스 8억1천300만 톤CO2 배출 전망에는 2005년 대비 2.1%의 증가율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바로 1년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정부가 확정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는 예상 에너지 증가율이 1.6%였다. 그리고 이를 적용하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은 7억4천500만톤 CO2으로 크게 줄어든다. BAU 방식에 의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부풀려 졌으므로 감축 잠재량이 더 큼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한국은 후발 선진국으로서 역사적 책임과 1인당 배출량, 경제 능력과 기술 등의 특성에 걸맞게 최소한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20% 이상 온실가스 감축 목표안을 제시해야 한다. 총량 제한 배출권 거래제와 에너지세 조기 시행, 에너지 가격 합리화를 통한 산업, 상업, 가정의 에너지 소비 효율화, 건물 효율 개선 및 효율 기준 강화, 연비 기준 강화 및 친환경 교통 확대, 발전차액지원제도 유지를 통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통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제대로 추진하다면 감축 목표 달성은 물론 국민 경제의 내실 있는 발전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행동에 나서려는 의지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두 알고 있으며 그에 필요한 자금과 능력, 기술도 모두 갖춰져 있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행동에 나서려는 의지”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에 보다 야심찬 목표 설정을 주문했다.


이제 더 과감한 목표를 세워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을 이끌고,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세계적 주문과 관심에 국내 정부와 기업들을 귀를 기울이고 행동으로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시민사회신문 제106호에 기고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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