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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에너지가 비싸다고? 진짜 비싼 에너지는 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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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태양 에너지와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를 언급하면서 ‘녹색 성장’을 얘기할 때, 정작 태양광 발전 관련 중소기업, 태양광 발전 보급에 힘써왔던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울상이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한국의 햇빛 산업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도대체 이 대통령, 청와대의 ‘녹색 성장’ 구호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10년간 국내의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에 앞장서왔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이 대통령의 ‘선의’가 지식경제부 관료들에 의해서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고발하는 연속 기고를 보내왔다. (☞관련 기사 : “李 대통령! 지식경제부에 휘둘리면 ‘녹색 성장’은 없소”, “미국도 따르는 정책, 왜 한국만 버리나”)


<프레시안>은 지식경제부의 반론을 포함한 다른 독자의 기고도 환영한다.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에너지 정책은 공개 토론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지난 글에서 나는 태양광 발전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에 쓰여야 할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 엉뚱한 곳, 예를 들면 석탄 발전 등에 쓰이는 사실을 지적했다. (☞관련 기사 : ‘녹색’의 진실…’태양’ 죽이고,’석탄’ 살리고!) 이번 글에서도 전력기금이 얼마나 엉뚱한 곳에 쓰이는지 고발하겠다.


전력기금 사용 내역 중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이 눈에 띈다. 이 사업은 전원 개발에 따른 주변 지역의 개발 제한, 환경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지역의 간접 피해 보상 등을 하는 것이다. 가동·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발전소의 발전기로부터 5킬로미터 이내의 읍·면·동 지역인 발전소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소득 증대 사업, 공공시설 사업, 주민 복지 사업 등이 진행된다.


잘 알다시피 발전 사업자,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 화력 발전소 등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온갖 사회문제를 무마하고자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갖가지 회유 사업을 당근으로 제시해왔다. 바로 이런 회유 사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이 이 전력기금에서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지원은 구조 개편의 취지인 발전 사업자 간의 경쟁 도입 및 효율성 제고를 심각히 훼손하는 사업이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고 심지어 감사원도 이렇게 지적했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은 발전 사업자가 발전소를 짓거나 이미 지어진 발전소를 운영하는 등 자신의 고유 사업을 영위함에 따라 발생될 수 있는 인근 주민들이 잠재적 폐해를 보상하는 비용은 물론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홍보 사업 등의 비용을 기금이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국가 재정 규모의 확대와 행정력 낭비, 민간 부문의 자원 배분 왜곡 등을 낳고 있으므로 본 기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 집행 내역. ⓒ프레시안


특히,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 중 홍보 사업은 문제가 많다. 2006년 한 해에도 특정 발전원인 원자력 발전소의 일방적인 홍보를 위해서 원자력문화재단에 129억 원을 집행하는 등 매년 약 100억 원의 돈을 쓰고 있다. 이것은 원자력 발전 사업자에 대한 특혜로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원자력이 쌀까? 재생가능에너지가 쌀까?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 원자력 발전 얘기를 좀 더 해보자. 우리는 의례 원자력이 가장 싸고 재생 가능 에너지는 비싸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원자력은 시작할 때 법, 제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재정 지원도 정부가 책임을 졌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서 민간은 엄두도 못 낼 사업을 정부가 돈을 빌려다가 추진한 사업이다.


더구나 발전소가 가동되고 나서는 전기가 너무 많이 생산돼 판매할 곳이 부족하니까 정부가 전기 요금 인하하고 심야 전력 요금을 만들어서 전기 판매도 도맡아 해줘야 한다. 만약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렇게 지원했다면 지금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재생 가능 에너지 강국이 돼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수명이 다해서 폐기하게 될 때,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분할 부지를 선정하고자 정부는 행정력을 동원해야한다. 주민들 반발이 있을 때 공권력으로 적절히 대응도 해줘야 한다. 사용 후 핵연료도 문제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아직 사용 후 핵연료를 영구 처분해 본 적이 없다. 수만 년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 추정만하고 있는데 새로 평가할 때마다 비용이 늘어난다. 자, 이런 비용을 염두에 두더라도 원자력 발전이 값싼 에너지인가?







▲ 원자력 발전소와 재생 가능 에너지, 둘 중 무엇이 더 싼가? ⓒ프레시안


반면에 재생 가능 에너지는 민간이 주도하는 발전 사업이다. 특히, 지붕위에 올리는 태양광 발전은 송전탑도 필요 없다. 문제는 초기 건설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발전 차액 지원 제도가 생겼다. 자기 돈 들여서 설치해서 발전하면 정부가 비싼 값을 주고 사 주는 것이다.


15년에 걸쳐서 사주는데 7~8년이면 원금이 회수되고 그 후부터는 이익이 생긴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귀찮은 사업이다. 한 번에 돈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개미 발전업자가 수천 , 수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니 신경 쓸 일이 많아진다. 이런저런 잡음도 많이 생길 테니,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재생 가능 에너지가 원금 회수가 늦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자력 발전소도 부지가 선정돼 가동되기 까지 평균 10년의 기간을 잡는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가동하면서 건설 비용을 서서히 분담해서 회수하기 때문에 길고 더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자금력만 확보된다면 어려울 게 없는 사업이다.


이게 중앙 집중형 발전원과 분산형 발전원의 큰 차이다. 그렇다면 전체 주기로 봤을 때 어떤 것이 더 비용이 많이 들까. 마침 2008년까지 발전 차액 지원 제도로 지원받는 발전용량이 고리 2호기와 비슷한 용량이었다. 이 둘을 비교해보면, 재생 가능 에너지는 약 1조8747억 원, 고리 2호기는 3조6560억~ 4조8336억 원 정도가 든다.


이렇게 결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달랐다. 원자력 발전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발전량으로 계산해 본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시간도 원자력 발전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은 70% 수준이었다. 재생 가능 에너지원은 다양한 에너지원이 섞여서 발전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재생 가능 에너지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하고 제도도 잘 정비돼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과 환경에 절대적으로 이로운 선택이다. 반면, 원자력 발전은 지방 어느 한 곳에 집중되어 관리하면 되니까 혜택을 많이 받는 도시민들로는 신경 쓸 일도 적을 것 같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위험, 사회적 갈등, 미래 세대에 대한 환경적 재정적 부담 등 공평하고 정의롭지 못하고 도시인들에게는 이기적인 선택이다.


더구나 경제적이지도 못한 선택이었다. 발전 차액 지원 제도로 지원 받는 재생 가능 에너지가 미안할 필요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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