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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 정치 신인의 충고 “‘녹색 성장’ 잘못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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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드 네슬레(Ingrid Nestle). 올해 31살인 그는 지난해 11월 지역 녹색당 비례대표자 선출 선거에서 당당히 1순위로 지명되었다. 올해 9월 예정된 독일연방의회 선거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Holstein) 지역 녹색당 비례대표 1순위 후보인 셈이다.

현재 그는 플렌스부르크 대학에서 ‘기후 변화의 비용(the costs of climate change)’ 연구로 박사 학위 과정을 밟으며, 지난 5년간 같은 대학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에너지, 환경 정책을 가르쳤다. 그는 기후 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충격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관심 있는 정치인으로 활동할 그를 만났다. 한국에도 30대 초반의 여성 국회의원이 있지만 그 수준은 이렇게 다르다.







▲ 올해 9월 독일연방국회의원 선거에서 녹색당 의원이 될 예정인 잉그리드 네슬레(31) 씨. ⓒ프레시안

“올해 9월 국회 입성 확실하다”

– 오는 9월에 예정된 독일연방국회의원 선거에 녹색당 1순위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되는가? 어떤 과정이 남았나?

“독일은 지역을 기반으로 연방 선거의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한다. 나는 내가 사는 지역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olstein) 주의 녹색당 제1순위 비례대표 후보다. 오는 9월 연방 선거가 있다. 녹색당이 5%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나는 국회의원이 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우리 녹색당은 10% 가량의 지지를 얻고 있다. 무난히 국회 입성을 할 것이다.”

– 의원이 되면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의회에서 어떤 분야를 다룰지는 녹색당 국회의원이 모두 모여 결정한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의회에서 내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할지를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기후 변화, 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공부,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일을 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의 환경정책, 아직도 갈 길이 멀다”

– 독일은 재생 가능 에너지 보급과 기후 변화 대응 모델로 소개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환경단체도 독일을 좋은 사례로 언급하고 있다. 독일의 예비 의원으로서 독일의 정책을 평가한다면?

“가장 첨예한 문제인 기후 변화만 놓고 이야기를 해보면, 독일의 환경 정책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가령 재생 가능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고가에 사주는 ‘발전 차액 지원 제도(FIT)는 아주 훌륭한 정책이며, 실제로 지난 10년간 재생 가능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가령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40% 가량은 풍력 발전기에서 나온다.

그러나 독일의 환경 정책이 다 훌륭한 것은 아니다. 현재의 (보수당과 사민당이 연립한) 독일 정부는 경유, 휘발유와 같은 차량 연료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무릅쓰고 자동차 이용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연비 기준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방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독일은 1990년 이래 약 20%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이렇게 감소하는 데는 기후 변화 정책의 효과가 컸다. 앞으로 독일은 2050년까지 80~95%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긴 항해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독일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장정에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 그렇게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독일에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많은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효율 향상을 위한 강력한 법률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에너지 효율은 재생 가능 에너지만큼 빠르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톱-러너 접근법(Top-runner-approach)’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 기준을 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화력 발전소의 건설을 막는 것이다. 만약 지금 화력 발전소를 짓는다면 최소한 2040년까지 혹은 그보다 더 길게 운전을 할 텐데, 그런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가 안간힘을 써서 줄여보려는 온실가스의 양을 훨씬 더 상회할 것이다.”







▲ 잉그리드 네슬레의 홈페이지. 그는 기후 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의회에서 이런 자신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정책과 연결할 예정이다. ⓒ프레시안

“녹색 성장? 원자력과 재생 가능 에너지는 양립할 수 없다”

– 한국 정부는 지난 해 8월 ‘녹색 성장’을 새로운 정책 화두로 제시했다. 재생 가능 에너지도 다루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원자력 발전이 중심에 놓여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원자력 발전은 위험한 기술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짧게는 수백 년에서 길게는 수만 년간 환경과 격리해서 관리해야 할 핵폐기물의 안전한 처분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사회적 공론화가 상대적으로 잘 돼 있는 독일도 핵폐기물 처분장을 놓고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970년대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 책임자는 지하수가 핵폐기물 저장 시설에 흘러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확언했다. 그들은 수천 년간 안전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겨우 30년가량이 지난 오늘날, 하루 1만2000리터의 물이 매일같이 핵폐기물 저장 시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그 대부분은 방사능에 피폭되었다.

또 지하 저장시설의 상당 부분은 붕괴의 위험에 처해 있다. 더불어 관리상의 충격적인 불법 사례 등을 포함해 매우 많은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또 핵폐기물 처분 비용 등을 염두에 두면 원자력 에너지는 아주 비싼 에너지다. 이런 여러 가지 점을 염두에 둘 때 나는 원자력 에너지를 계속 이용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 이용과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은 양립할 수 없다. 원자력 발전은 매시간 똑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경직된 공룡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에너지 소비 패턴에 반응하기도 어려울 뿐 만 아니라 풍력, 태양 에너지 같은 간헐적인 자연 에너지와 조화를 이루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국의 에너지 정책,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의 나라이다. 그러나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한 의무 감축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에 매우 소극적이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독일, 유럽과는 달리 미국을 쫓는 형편이다. 한국 정부에 조언해 줄 것이 있다면?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한 해법은 오로지 모든 주요 배출국들이 구속력 있는 구조 아래에서 함께 협력할 때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국가는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려 할 것이고, 종국에는 모두가 기후 변화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간 미국은 이런 다자 간 협상 구조를 무시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현실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도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배출 의무를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이 이런 다자 간 해법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한국 또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 기후 변화는 한국에 아주 심각한 위협이다. 미국, 한국이 기후 변화에 관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길 희망한다.”

– 한국은 지난 2002년부터 독일과 같은 발전 차액 지원 제도(FIT)를 시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갑자기 2012년부터 FIT 대신 의무 할당제(RPS)를 재생 가능 에너지 보급 정책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럽은 FIT와 RPS 모두를 시행하고 있다. 덕분에 이 두 제도의 효과를 놓고 아주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결론은 FIT가 RPS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RPS는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자가 더 큰 위험을 안도록 하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소 건설을 지연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정책은 잘못된 방향이다.”

“국회 내에서 환경, 인권을 옹호하는 그룹이 필요하다”

–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녹색당을 준비하는 그룹이 생겨나고 있다. 독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녹색당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반 시민에게 해 줄 얘기가 있다면?

“한국에 녹색당을 건설한다는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다. 국회 내에 환경과 인권 문제에 관한 강한 옹호 그룹이 있다는 것이 매우 가치 있다는 것을 독일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NGO와 녹색당의 활동은 서로를 고무시키고 있다. 둘 중 하나가 없다면 지금처럼 효율적인 활동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



* 이 글은 ‘프레시안’에 공동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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