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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줄여야 이산화탄소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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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의 대형차 선호에는 자동차가 사회경제적인 신분 서열화의 도구로 쓰이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늘이 투영되어 있다. 대형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도 경차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경향신문> ※ 사진은 기사 본문 중 특정 사실과 관계없습니다.
2005년 우리나라 성인 3750만 명 가운데 1130만 명이 비만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30%가 넘는 성인이 비만인 셈이다. 국제비만전문위원회(OBTF)는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비만 인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해에 한국인은 두 사람 중 한 사람꼴로 비만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서울대병원이 수행한 연구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 비율이 30%까지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주로 체지방이 많은 복부 비만자들에게서 나타나는데, 발병률이 미미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늘어나는 비만 인구의 배경에는 현대인의 무분별한 소비 양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살찌는 이유는 많이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들의 식도락은 대개 육식에 집중돼 있다. 4억 명을 일찌감치 넘어섰다는 세계의 비만 인구는 한 해 2억5300만t에 달하는 육류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과도한 육류 소비가 가져오는 폐해는 비만 인구의 증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고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은 지구온난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인식된다.

대형 자동차 선호 국민의식 바꿔야

육류 생산은 무엇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의 소멸을 부른다. 사라진 아마존 숲의 70%는 가축 방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8억 명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소비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기아에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식량을 가축에 먹이고, 그 가축을 먹는 부유한 세계의 사람들은 비만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육류산업은 매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총량의 18%를 방출하고 있다.

산업문명이 부른 또 다른 비만 요소는 단연 자동차다. 아직까지 자동차는 편리한 생활을 보장해주는 보험증서처럼 여겨진다. 자동차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삼복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걸을 일이 없다. 문을 열고 출발하기 전까지 단지 몇 발자국만 걸으면 충분하다.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자동차의 편리함을 누리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체중계 위에서 스트레스 받거나 아니면 시간과 돈을 투자해 살 빼기 운동에 돌입해야 한다. 어쨌건 자동차는 몸 속에 칼로리를 저장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인 물건인 셈이다.

최근 고유가의 영향으로 경차와 소형차 판매가 늘어났다지만, 우리나라에서 경차 인구는 자동차 소유자의 5% 미만이다. 경차 인구가 30%에서 40%를 오가는 일본, 프랑스와는 비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소득 격차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형차 편애는 거의 광적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엔 자동차가 사회경제적인 신분 서열화의 도구로 쓰이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늘이 투영된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경차를 타자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높지만, 경차를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국가가 바로 우리나라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한 해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2.63t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자동차의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자동차라고 다 같을 수 없다. 2000cc 이상 대형 휘발유 자동차를 타는 사람이라면, 그는 자신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 가운데 90% 이상을 자동차 때문에 배출하는 셈이 된다. 일반적으로 경차들이 한 해에 2.6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면, 3000cc 이상의 대형차들은 4.5~5.7t 이상을 배출한다.

체중과 자동차 배기량의 상관성은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10㎏의 무게를 덜고 자동차가 달리면 80cc의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비만은 건강과 화석 연료를 함께 소모하는 것이다. 작년 말 인류는 82억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탐식과 편리함에 희생된 비만 질환과 과시욕을 충족시키는 대형 자동차 선호에 대한 처방은 둘 다 ‘욕망의 다이어트’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뉴스메이커 789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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