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시민사회단체, 국가 에너지계획 수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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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화) 오전 11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에너지시민회의(준) 참여 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런 대응 활동의 배경은 그 동안 정부가 주도해 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후 기본계획)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은 고유가나 기후변화 등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가 전체의 장기적인 에너지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전력문제에만 국한되어 있다. 그 뿐 아니라,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기 때문에 향후 국가 에너지 정책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유가가 130달러가 넘는 고유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계획안은 2030년 유가를 1배럴당 100달러에 놓고 수요 및 공급예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기본계획에서는 에너지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구조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며 효율기술, 효율정책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경제성장이 오히려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에너지 공급비중도 재생가능에너지보다는 핵발전에 치중하는 계획을 세워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송용 연료의 20%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하려 하고, 중국도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고 하고있다. 기본계획에는 재생가능에너지 공급비중을 전체의 8.7%로 설정하고 있는 반면, 핵발전은 설비 비중을 현재 26%에서 37~42%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나와 있고 이것은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것을 포함한 28기외에도 10여기를 더 건설해야 가능한 것이다.

계획수립 절차에서도 시민사회단체와 산업계를 포함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문제점과 에너지시민회의(준) 제언

 
에너지 문제 해결은 기술, 공학적 문제가 아닌 정책적인 문제이므로 2030년까지의 장기적인 전망을 보여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현 정부의 철학과 정책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산업계를 비롯한 한국사회 전체가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책임을 지며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6월 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빌어 밝힌 지식경제부의 제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에는 당장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근시안적 태도 외에 에너지위기를 극복할 전략 비전이나 이를 위한 뼈를 깎는 대비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에너지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2030년까지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한국사회가 위기에 좌초할 것인가,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새 시대로 나아갈 것인 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 졸속적인 계획이 그대로 확정되도록 좌시하지 않고 전면 수정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수요전망과 수요관리 분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에서 수요전망 안에서는 연간 GDP성장률 3.7%, 2030년 석유 1배럴당 100달러에 기반해 총에너지 소비가 연평균 1.7%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관리를 통한 목표 안은 에너지효율 45% 향상으로 에너지원단위를 0.347에서 0.19로 낮추어 총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1.2% 증가로 낮출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에너지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서 2006년 총 에너지 소비가 233.4백만 TOE에서 2030년 308.5백만 TOE로 3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인 유가전망과 고효율 산업구조로의 개선이 시급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밝힌 2030년 배럴당 100달러 전망은 기대에 불과할 뿐 현실적인 전망이 아니다. 유가는 현재도 13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그 이상의 초고유가를 예상하고 에너지수요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산업에서 제조업 비중은 비슷한데 1인당 GDP가 세 배 가량되는 독일과 일본 보다 한국은 1인당 에너지 소비가 많다. 따라서 한국은 장기적으로 에너지저사용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적극적인 에너지 효율향상 프로그램 절실하다. 

왜곡된 전기가격을 바로잡고 현실화하는 등 공급자위주의 부하관리 정책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수요관리 정책을 통해 에너지 절대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2030년 에너지원단위를 현재 OECD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부족하다. 보다 적극적인 효율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이것이 단순한 주장으로 끝나지 않는 정부의 정책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경제성장이 에너지수요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가 합리화,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구조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며 효율기술, 효율정책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경제성장이 오히려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한국사회도 에너지 수요 증가율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최고점을 지나 수요가 줄어드는 단계로 들어 갈 것이다.
 
<에너지원 구성안>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에는 최종에너지 수요에서 연간 신재생에너지 증가율을 7.0%로 보고 있지만 전력 수요가 연간 1.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석유의 낮은 증가(0.2%), 석탄 증가율의 감소(-1.6~2.0%)를 핵에너지로 채울 계획이다. 결국 재생가능에너지는 1차 에너지 공급 비중에서 8.7%인 반면 핵발전은 현재 설비 비중 26%를 37~42%로 상향 조정해서 발전 비중으로 예측하면 전력생산의 60%를 핵발전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가동, 건설, 계획 중인 핵발전 28기 외에도 9~13기를 더 건설하겠다는 계획인데, 자체 전력 소비를 위해서 단위면적당 핵발전소를 이렇게 집중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식경제부 계획이 아니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기본계획안은 최종에너지비율에서 전력 비중을 높일 것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비효율적인 에너지수급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기본계획안이 최종에너지의 17%에 불과한 전력분야에 집중되어 있어서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건물, 난방, 교통분야는 빠져 있는데, 이는 전력이 주요 관심사인 구 산업자원부, 현 지식경제부의 구조적인 한계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국가에너지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별도의 사무국이 아닌 지식경제부가 실무를 맡았을 때 협소한 시각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중국도 20% 달성목표인데 한국은 겨우 8.7%? 

석유중독에 빠진 미국까지도 2030년 장기계획에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이다. 수송용 연료에서 20%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전기에너지의 20%를 풍력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조차도 2030년이면 전체 에너지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자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최근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기존 화석연료의 효율을 높이는 석탄액화•가스화(IGCC)나 에너지 투입이 더 필요해서 재생가능에너지로 분류할 수 없는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폐기물 소각열까지 포함해서 8.7%라고 하니 재생가능에너지 목표는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2011년까지 신재생에너지 5%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후 19년간 4%를 더 늘리겠다는 목표는 연간 20~30%씩 성장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시장에 손 놓겠다는 소리에 다름 아니다. 이미 지식경제부는 한창 성장하고 있는 태양광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발전차액지원제도 기준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장 확보와 국내 산업화에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규부지, 사용후핵연료 고민 없는 핵발전 확대 정책은 불가능하다.

현재 건설 중인 핵발전소는 기존 부지를 확장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건설되고 있지만 낮은 내진설계로 인한 안전성 위험과 인근 해양환경파괴 등으로 인한 지역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의하면 이외에도 추가 부지를 최소 4곳 이상을 찾아야 한다. 

중저준위 핵폐기장 부지를 찾는데 수 십 년이 걸리고 현금 3천 억원 외에도 각종 특혜 사업으로 정부 비용을 대기에 바쁘지만 지역민은 피부에 와 닿는 지원이 없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에는 돈이 얼마나 더 들어갈 것이며 어디서 부지를 찾을 것인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없이 핵발전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화장실 없는 화려한 별장 설계도와 같이 현실성 없는 계획이다.  

핵발전이 저렴한 에너지원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들었던 사회적 비용, 앞으로 치워야 할 핵폐기물 처리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국회 검토•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작년 12월에 1차 공청회를 열었지만 원자력적정비중에 대해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의 TF팀에서 전문가 논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 그 후 6개월간 아무런 진전이 없다가 지난 6월 4일 갑자기 2차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지식경제부가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어 공개토론회 하루 전에 이름만 바꾸어서 진행했다. 그 이후 워크샵과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절차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8월 말 국가에너지위원회 본회의 개최를 못 박아 두고 형식적 절차를 밟아 가는 것이다. 얼마 전 시민사회단체나 산업계의 참여 없이 정부 쪽 기관 사람들과 전문가들만 모아서 워크샵을 개최했다는 소식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한국사회의 중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전반의 심도 깊은 논의 속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중요한 계획이다. 나아가 국회에서 검토 의결을 거쳐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인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9월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짧은 시간에 해치우고 말겠다는 조급함은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이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고유가 행진,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이런 에너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며 우리는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있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한국사회의 위기관리 능력과 미래 전략을 보여주는 청사진이 되어야 한다. 그 노력에 제 시민사회 단체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단기적인 조급함에 쫓겨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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