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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가 곧 식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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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경제의 첫걸음은 에너지와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농부가 수확한 벼를 들고 웃는 모습. <경향신문>
요즈음에는 환경 위기가 곧 경제 위기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세계적인 경제 침체기에 성장 일변도 경제 정책을 편 정부의 실책을 제외한다면, 최근 우리 경제 여건이 어려운 원인 가운데 첫 번째로는 고유가를 들 수 있다. 고유가와 연동된 세계적인 식량 수급의 불균형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 나라의 민생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있다. 알려진 것과 같이 세계 곡물가의 앙등을 불러온 콩과 옥수수의 바이오 연료 전용은 고유가와 같은 석유 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그 덕에 가난한 식량 수입국의 식량 사정은 안보 위기로까지 치달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는 아직 외국에서 식량을 구해올 수 있다. 아직은 그 식량으로 밥을 짓기 위해 필요한 석유와 가스를 사올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원유 가격이 그나마 배럴당 100달러 대에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200달러를 줘야 석유 한 배럴을 사올 수 있는 시대가 된다면, 석유뿐 아니라 식량도 문제인 시대가 된다. 그 시대가 언제 올까? 멀지 않다. 이삼 년 내라는 것이 자원 경제학자들의 예측이다. 식량 위기와 석유 위기는 한 묶음이다. 무분별한 화석 연료 사용이 초래하는 지구온난화는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쳐 결국 식량 위기를 부를 수밖에 없다.

경제와 환경 묶어서 민생 접근해야

최근 정부가 환율 관리를 포함한 경제 정책을 물가 안정을 우선하는 쪽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이 특별히 관리하겠다던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현실에서 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접은 것이다. 하지만 정말 민생경제를 챙기겠다면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두는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 정치사회학자이자 평화학자인 요한 갈퉁은 1998년 우리나라를 방문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에너지 자급과 식량 자급이 생존의 기본이다. 이 둘만 자급할 수 있다면 그 어떤 경제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그가 발언한 시점은 IMF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이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편다면 일시적인 경제 회복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에너지 위기와 식량 위기의 문턱을 넘지 않는 한 진정한 경제 위기 탈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갈퉁의 메시지다.

여당의 정책위원장이 “지금 경제 상황이 환란 때와 닮았다”고 자인하는 판국이다. 생존이 가능해야 민생 안정도 가능하다. 민생 안정의 첫걸음은 갈퉁의 혜안과 같이 에너지와 식량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다. 해외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식량 기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가속화하고 있는 식량 위기와 에너지 위기 시대의 위안이 될 수 없다. 전 세계가 식량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쟁까지 마다하지 않는 국제 환경이 조성되면, 기왕의 계약 때문에 자국의 유전과 농토를 다른 나라에 빌려줄 얼빠진 나라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레스터 브라운이 언명한 대로 ‘전쟁과 같은 스피드’로 대체에너지 확대와 곡물 증산에 나서야 한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수요 공급의 논리에 따라 대체에너지를 확대하고 곡물 증산을 선도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 환상이다. 말이 좋아 효율 향상을 위한 민영화지 대자본에게 공공영역의 서비스를 사유화하도록 허락했던 나라들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에게 허용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에너지-전력과 식량-물이라는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를 시장에 맡기는 대신, 정부가 이니셔티브를 놓지 않고 시민 사회의 지원을 얻어 대체에너지를 확대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일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금은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규제 완화에만 목을 맬 때가 아니다. 경제 정책의 방향을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에너지 위기와 식량 위기에 대응하는 쪽으로 확실하게 틀어야 한다. 엄청난 성장잠재력과 고용 효과를 지닌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일으키고 자작·소농 중심의 식량자급체제를 확보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민생은 경제와 환경을 떼놓지 않고 하나로 묶어 접근해야 풀린다.


* 이 글은 뉴스메이커 781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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