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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핵과 지진에서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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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76년 허베이성 당산의 지진으로 24만 명이 목숨을 잃는 대재난을 겪었다. 1988년에도 윈난성 난창과 경마 지역의 지진으로 7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발생한 쓰촨성 지진은 중국이 대륙판에 위치한 지진 취약 지역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입증하는 일이다.



▲중국 쓰촨성 지진 후 붕괴된 건물 속의 한 아이가 구출되었다. ⓒ로이터

최근 일본 프로야구단 야쿠르트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동 중인 임창용이 지진으로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본은 환태평양 지진 다발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은 판 경계에서 1000㎞나 떨어진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한 지진 안전지대라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지진이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두려운 존재라는 의식이 적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강진이 1500회 이상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니 지진에 대한 경계심이 희박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과연 지진에서 안전한 지역일까. 지난해 1월 강원 평창에서 지진 관측 이래 8번째를 기록한 강진이 발생했다. 강도 4.8의 지진이었다. 강도 4.8이라면 대략 4000만t의 폭약이 폭발한 것과 맞먹는 파괴력이다. 한반도에서는 2005년에만 강도 3.0 이상의 지진이 8차례나 발생했다. 지진 연구자들은 한반도가 지진의 휴지기를 지나 활성화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지진 발생 횟수가 2배 이상 늘었고 2000년 이후에만 연평균 40차례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 한반도를 지진 안전지대에서 제외하자는 움직임이 무리는 아닌 것이다.


현실 사고율은 공학적보다 훨씬 높아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파는 사라졌지만 지진이 남긴 여파가 더 큰 문제다. 무너진 지반에 생긴 거대한 웅덩이들은 계류와 강물이 계속해 흘러들어 거대한 호수를 이뤘다. 사고 후 줄기차게 비가 와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물이 더 불어난다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호수들이 터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화학공장에서 유출된 화학물질이 삽시간에 일대를 휩쓸 것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핵발전소에서의 방사능 누출 의혹이다. 중국 정부는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지진 규모를 생각하면 발표 내용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우리도 특별히 핵발전소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시설이 가진 파괴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폭자들과 그 2세들에게서 암 발생자가 빈발하고 있다. 핵의 위험성은 그런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자랑하는 한국 핵발전소의 내진 설계는 1978년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되던 시절에 미국 연방법을 근거로 하여 정해진 0.2g이다. 이제 이 기준은 대형 병원이나 변전소의 내진 설계 기준보다 낮다. 그러나 정부와 핵산업계는 이 기준이 5000년이나 1만 년에 한 번 대형 지진이 발생할 확률적 위험에 대비한 안전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가동 중인 4개의 월성 핵발전소, 신규 건설 중인 2개의 신월성 핵발전소와 건설 중인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있는 경주 인근 월성은 읍천 단층을 비롯해 지진 발생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을 다수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 역시 기존의 내진 설계 기준을 적용해 건설 중이다. 더구나 중저준위 핵폐기장은 지질안전 조사 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 신월성 1, 2호기는 더 문제다. 지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5년 5개월이나 건설 허가가 미뤄졌지만, 내진 설계 상향조정 없이 건설되고 있다.


5000년이나 1만 년에 한 번 벌어질까 말까 한다는 대형 핵발전소 사고가 상업 핵발전 52년사에 체르노빌을 비롯해 수차례나 발생했다. 현실의 사고율은 공학적 사고율을 수천 배 뛰어넘은 것이다. 그것이 역사다. 중국에서 벌어진 참사를 보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핵과 지진에서 안전한가?


* 이 글은 뉴스메이커 777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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