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거꾸로 가는 에너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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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2011년 이후 태양광발전 차액지원제도를 폐지하고 의무할당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정책 변경은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경향신문>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햇빛과 바람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대폭 늘려야 한다. 재생가능에너지는 고용 창출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지난 10년간 이 분야에 16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생겨났다. 1GWh당 고용 창출 효과는 풍력 2명, 수력 1명, 바이오매스 5명, 태양광은 무려 45명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를 막으면서 일자리도 만들어낸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오랜 기간 화력과 원자력이 지배해온 에너지 시장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도입 초기부터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의 육성을 목표로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와 의무할당제도(RPS)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과 기성 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의 생산단가 차액을 정부가 보상해주는 제도다. 독일과 덴마크가 재생가능에너지의 메카로 부상한 데는 이 제도가 효자 노릇을 했다. 의무할당제는 주요 발전사업자들로 하여금 일정 비율 이상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발전차액지원제도와 의무할당제도가 모두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확대를 꾀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정책 효과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경험을 종합해보면, 발전차액지원제도가 의무할당제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는 특히 태양광 발전처럼 다른 재생가능에너지원에 비해 기술과 시장의 성숙이 느린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제도를 도입해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을 비약적으로 늘리고 전 세계에 관련 기술과 설비를 수출하고 있는 독일이 대표적이다. 의무할당제도는 시장 원리를 되도록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생산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정책적 효율성이 떨어지고 소규모 민간자본의 사업 참여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의무할당제도를 시행하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25일 정부는 2011년 이후 태양광 발전 차액지원제도를 폐지하고 의무할당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에 적용되는 태양전력의 기준가격을 최소 8.4%에서 최대 30.2%까지 낮추고, 2012년부터는 이마저도 폐지해 의무할당제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2012년 이후에는 한전의 6개 발전자회사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태양광발전 의무할당제도 도입키로

이 의미는 간단치 않다. 거대 발전회사와 에너지 공기업 위주의 의무할당제도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설비 용량을 단기간에 키우는 데는 유리할지 모른다. 그러나 수익성이 낮아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이 사라진 자리에 거대회사들의 의무감만 남는 극도로 단순화한 현실이 초래할 부정적인 결과를 생각해야 한다. 거대 회사가 자신들에게 부여된 할당량 이상으로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자신들의 주력 분야인 원자력과 화력의 비율을 줄이면서까지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려고 나설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의무할당제도는 이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수많은 소규모 발전사업자을 고사시킬 것이다. 현재까지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술 국산화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정부의 정책은 거꾸로 가는 것이다. 이 정책을 시행하면 우리나라는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 무한한 햇빛에너지의 미래에서 그만큼 멀어진다. 태양광발전회사와 에너지 시민단체들이 4월 25일을 국치일로 선포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 이 글은 뉴스메이커 775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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