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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200달러 시대, 식량난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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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2012년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200달러대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0년이 되면 평균 11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는데, 2008년 4월 현재 이미 110달러를 넘어서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예측보다 빨리 200달러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작년만 해도 만약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경제적 대혼란과 난리를 예상했었다. 하지만 서부텍사스 원유가 현재 115달러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견딜 만하다. 우리가 견딜 수 없는 오일쇼크의 시점은 과연 얼마일까? 만약 고공 행진을 멈추지 않고 150달러, 200달러로 올라간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원유 가격이 치솟는지 궁금해한다. 유가가 오를 때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나오지만 요약하면 세 가지 정도다. 세계 석유 수급의 악화, 원유 생산국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 투기자금의 유입이다. 석유 수급의 문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의 석유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결국 수요·공급 논리에 의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생산 능력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 교수인 알레크렛 박사에 따르면 유가 상승의 진정한 원인은 피크 오일(peak oil), 즉 석유 생산의 정점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석유를 샴페인에 비유하면 샴페인 19병 중에서 이미 11병을 비웠고, 냉장고에는 8병 정도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생산은 최고 정점을 지나 부족해지니 석유 가격이 계속 급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석유가 점점 고갈되고 있다는 이야기로, 계속되는 석유 소비로 인해 수요는 급등했지만 수요를 감당할 만한 공급이 부족한 것이 진정한 원인이다.

전기료 가파른 상승 불러
중국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현재 중국 중산층에 최고 인기품은 휴대전화와 자동차다. 1970년대만 해도 중국의 중산층이 갖고 싶어하는 것은 자전거, 라디오, 재봉틀이었다. 1980년대는 TV와 냉장고였는데 지금은 고가의 휴대전화와 자동차다. 이제 이들은 자동차를 살 여유가 생겼다. 중국 인구의 7%만 중산층으로 잡아도 9000만 명이 중산층이다. 만약, 이들이 한국의 중산층처럼 모두 자가용을 이용하고 석유를 이용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과 한국의 석유 소비는 계속 늘어나고 중국과 인도의 소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끊임없이 세계 시민들이 석유 중독에 빠져들고 있지만 그 욕구를 만족시킬 석유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2012년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200달러대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0년이 되면 평균 11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는데, 2008년 4월 현재 11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예측보다 더 빨리 200달러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유가에 대한 예측 자료는 2006년도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나온 ‘신고유가 상황 진단과 대응 전략’이라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50%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은 1%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0.6%가 올라간다. 또 석유 제품 가격은 평균 19%, 도시가스는 25%, 발전용 LNG는 30%, 전력은 7% 정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를 낼 당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일 때라서 50% 상승이라고 해도 겨우 75달러다. 현재 진행 중인 100달러에 대한 예측은 없다. 게다가 200달러까지 갈 것으로 예측하는 내용은 어떤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된다면 어떤 피해가 있을까? 당장 석유 소비의 33%를 차지하는 수송 부문에서 자동차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와 경유는 유가 상승에 가장 민감하다.

현재 주유소에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ℓ당 평균 1680원 정도다. 여기에는 유류세가 740원 정도 포함된다. 유류세를 뺀 가격이 900원 정도라고 볼 때 원유가가 600원 나머지는 정제, 유통, 주유소의 마진 비용이다. 원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되어 1200원이 된다고 하면 ℓ당 2200~2300원 정도가 예상된다. 휘발유와 경유는 세금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재 가격보다 35% 정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유류 비용으로 30% 이상 지불하면 중산층과 생계로 화물차와 자가용을 이용하는 서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물류 비용이 상승하는데, 국내 물동량의 대부분을 화물차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택배 비용과 물류 비용이 상승할 것이다.
한편,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상승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에 대해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교통비 상승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것이고 웬만한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일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중독’서 빨리 벗어나야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가 되면 당장 석유 소비의 33%를 차지하는 수송 부문에서 자동차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 특히 중산층과 생계로 화물차와 자가용을 이용하는 서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유가가 상승하면 아무래도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을 더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바이오연료에 따른 곡물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상훈 기자>
석유는 수송용 연료만이 아닌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 물질의 원료이기도 하다. 등산복과 같은 기능성 옷, 의약품,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이 석유에서 나온다. 맥주 용기도 이제는 페트(PET)병을 이용한다. 점점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생활용품의 가격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동반 상승할 것이다.

농업은 폭발적인 바이오연료 사용으로 인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아무래도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을 더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에 따른 곡물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싼 자동차 연료를 얻기 위해 비싼 콩과 옥수수를 구입해야 한다. 또 유가의 상승은 농약, 화학비료의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다. 현대의 농사에 필요한 각종 비닐자재,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가 모두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농산물 가격의 폭등이 예상된다.

석유 가격의 상승은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발전용 전기는 대부분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에서 나온다. 유가는 석탄과 천연가스의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로 유가 100달러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호주산 발전용 석탄은 작년 1월 t당 50달러 내외였던 것이 지금은 12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미 한전에서는 ㎾당 100원이 넘는 가격으로 전기를 사오고 있다. 80원에서 100원으로 상승한 것이다. 유가 200달러는 전기료의 가파른 가격 상승을 가져올 것이다. 원자력 역시 문제가 생긴다. 우라늄 가격 상승과 다른 나라들의 원자력발전소 증설로 인해 연료 부족 현상이 커질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냉방 전력이 점점 증가하고 전기 소비량은 석유 소비 증가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난방에서 등유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도시에서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이용하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언제나 LPG, 도시가스 가격이 함께 상승했다. 최근 시골에서는 보일러의 연료가 되는 등유 가격이 상승해 주변의 나무를 베어 연료로 쓰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기후 변화 완화에 큰 역할을 하는 나무를 마구 베고 있다. 나무가 없어지면 여름철 홍수 때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유가 상승은 이렇듯 우리 생활에 아주 심각한 현상을 초래한다. 만약 200달러가 현실화된다면 지금처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에너지 낭비가 줄어들어 기후 변화 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우리의 생활 전반에 고통과 혼란을 준다.

햇빛·바람 등 재생에너지 이용을
유가 상승을 막을 수 없다면,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가 상승에 대비해 에너지 소비를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석유 의존도가 높을수록 유가 상승에 대한 피해는 커질 것이다.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적은 에너지로 최대한 효과를 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빨리 보급해야 한다.

그린피스는 ‘에너지혁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50%를 재생에너지가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작년 한 해 900억 달러에 이른다. 이중 대부분이 석유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합계보다 훨씬 크다. 유가 상승에 따라 수입 액수는 점점 커지고 있다.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장 실천이 필요하다. 주변을 둘러보자.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것들은 없는지. 그리고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자. 내일 아침 일찍 지하철과 버스를 타기 위해서라도.





1배럴의 존재






석유의 단위를 쓸 때, 배럴(barrel, 약자로 bbl)이라는 표현을 쓴다. 배럴은 ‘나무통’이라는 뜻으로 음료나 술을 담아놓는 단위로 사용했다. 배럴을 석유의 단위로 사용한 것은 19세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송할 때 나무통을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 1배럴은 42갤런으로 우리가 쓰는 ℓ단위로 환산하면 158.9ℓ가 된다. 2ℓ 생수 80개 정도의 양이다.

최근 WTI(서부텍사스원유) 유가는 배럴당 113달러까지 올라갔으니, ℓ당 700원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는 두바이유 가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금 싼 편인데, 두바이유는 현재 103달러로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ℓ당 645원 정도다.

원유는 그대로 못 쓰고 정제해야 하는데, 국내 석유 정제 공정도에 의하면 원유의 8%를 휘발유로, 26%를 경유로 만들어낼 수 있다. 즉 1배럴 158.9ℓ에서 휘발유 12.7ℓ, 경유 41.3ℓ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휘발유를 단지 12.7ℓ밖에 못 뽑는 것은 아니다. 원유의 20%를 차지하는 나프타에서 휘발유로 만들 수도 있고, 20%의 중유도 고도화 시설을 이용하면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다. 만약 나프타와 중유에서 고도화 기술을 이용해 휘발유를 뽑아낸다면 최대 40%까지도 휘발유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배럴에서 얻는 휘발유는 63.5ℓ로, 소나타 2000cc(연비 11.5㎞/ℓ) 차량에 넣고 달리면 730㎞를 갈 수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하기에 조금 부족한 정도다.

만약 배럴당 200달러가 되어 ℓ당 1240원이 된다면 자동차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방법은 작은 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800~1000cc의 경차(연비 16.6㎞/ℓ)를 이용한다면 730㎞의 같은 거리를 가는데 소나타가 드는 연료의 3분의 2인 44ℓ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 이 글은 4월 29일 뉴스메이커 772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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