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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사회- 이것이 이슈다] 환경우선? 개발지속?

[지식인사회- 이것이 이슈다] 환경우선? 개발지속?

조명래(왼쪽), 박양호

국가 경쟁력 강화가 세계화 시대의 지상과제로 떠오르면서,
국토개발이 가속화되고
그린벨트가 무더기로 해제되고 있다. 90년대 초 UN이 환경과 개발의 조화
를 지향하면서 제기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은 공염불에 불과한가. 조명래(趙明來) 단
국대 사회과학부
교수와 박양호(朴良浩) 국토연구원 국토계획·환경연구실장이 수도권 개발
·다목적 댐 건설·에너지 문제·새만금
간척사업 등 현재 진행중인 각종 사업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 편집
자 주 )

▲조명래〓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추세를 부인할 수 없지만, 문제
는 개발이 이뤄지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삶의 질이 더 악화되는 것이다. 개발은 고도의 에너지 투입을 요구하는 생
산방식을 취하게 되고, 환경 유해물질
배출이 급증한다.

▲박양호〓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OECD 국가 중 한
국의 경쟁력은 아직 하위 수준이다.
향후 20년간 물과 전력, 토지, 도로 등 각종 개발 수요에 적절히 대응해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조〓IMF 위기 이후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산업의 수도권 집
중을 촉진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바뀌고 있다. 특히 벤처산업이 수도권으로 몰려든다. 경기도는 최근 공장
과 대학 등 대규모 시설의 수도권
진입을 규제하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고, 국
회에는 수도권 기능 강화를 위한 법안들이
제출돼 있다.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토지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도로 건설 등 각종 개발 압력으로
녹지가 침식당하면서 환경에 부담을 주게 된다.

▲박〓서울 반경 25㎞에 수도권 인구와 산업의 80~90%가 집중돼 있다. 수
도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수도권 내에서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인천쪽으로는 경제특구나 물류시
설, 호텔 등 국제적 기능을 강화하고,
수도권 남부는 중소기업이 특화될 수 있는 산업시설에 역점을 두고 개발해
야 한다. 수도권 북부는 통일에 대비한
교류협력 기능을 강화하고, 동부는 전원도시로 키워야 한다. 수도권 집중
은 수도권의 경쟁력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지방 도시 개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조〓수도권 주택이 얼마나 부족한지, 집이 필요한 계층이 어느 지역에
사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다.
이 때문에 실제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
다. 주택이 몇% 모자란다니까 신규로
택지를 개발하고, 녹지와 농지를 훼손한다. 주택 공급을 총량적으로 하기보
다 지역적으로 분산시켜 그 지역의
필요에 맞는 만큼 집을 지어야 한다. 집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새로운
택지개발에 나설 게 아니라 기존
주택지를 리사이클하는 발상이 필요하다.

▲박〓우리나라는 아직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년 40~50만호씩 지어야
할 형편이다.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98%이지만, 수도권은 80%에 불과하다.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양질의 주
택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법밖에 없다. 신규 주택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기존 도시와 크게 떨어지
지 않은 곳이 좋다. 직장과 주택이
근접한 형태로 주택이 공급돼야 환경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아직 우
리나라는 집만 짓고 있다.

▲조〓정부는 물 부족을 이유로 다목적 댐 건설의 필요성을 내세운다. 하
지만 물 부족 수치가 과도하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선 수치를 보수적으로 잡을 필요
가 있다. 물 부족은 1차적으로 수자원에
대한 수요관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댐을 만드는 것보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에 대한 산업적·정책적 고려가 없다. 국토 자체의 함수(含水) 용량
을 늘리는 ‘녹색댐’ 건설에 나서야
한다. 숲을 체계적으로 조성하면 상대적으로 댐을 덜 지어도 된다.

▲박〓물을 아껴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OECD와 물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2001년은 6000만㎥의
여유가 있지만, 2006년에는 연 1억㎥가 부족하고, 2011년엔 물 수요의 5%
인 18억㎥가 부족하다고
예측한다. 물을 절약하고 리사이클링하더라도 2011년에는 12억㎥가 부족하
다. 향후 20년 안에 12개
정도의 댐이 필요하다.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겼
을 때 해결할 길이 없다. 전력 문제도
마찬가지다. 2020년이면 현재 수요량의 1.6배 정도 늘어난다. 아껴쓰는 것
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조=새만금 간척사업은 경제논리 중심으로 이뤄졌다. 처음에는 식량 증산
을 위한 농지로 쓰겠다고 했고,
공업용지, 도시용지 활용안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경제적
타당성이 높지 않다. 새만금은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 새만금 간척은 사업 계속 여부와 토지를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를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박〓새만금 간척사업은 1조원 가까운 비용이 투자됐기 때문에 보다 실용
적 접근이 필요하다.

▲조〓지금까지 들인 투자비가 아깝기 때문에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
은 논리적이지 않다. 2조원의 손실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박=사업을 1·2·3단계로 나눠 1단계 소규모 개발을 통해 그 결과를 먼
저 점검해 볼 수있다. 간척사업이
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지역사회의 경쟁력 강화는 얼마나 이뤄
지는지, 토지를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를 검토한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조〓이젠 개발이 초래한 후유증이 인류의 발전 성과를 허물어가는 시대
가 시작됐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인간 중심적이고, 물질적 편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현 사회 제도
를 바꿔야 한다. 루소가 사회계약을
통해 근대 민주사회의 출현을 기대했듯, ‘녹색성’을 중심으로 사회개혁
을 추진해야 한다.

▲박〓환경 보존을 위해 억지로 개발을 제한하면 뜻밖의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미국의 버클리시는 대도시권의
인구 집중과 공해를 막기 위해 ‘제로 성장 운동’을 펼치면서 개발을 제한
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인 오클랜드의
난개발만 조장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잘 계획된, 신중한 개발이 이뤄져
야 제대로 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 金基哲기자 kichul@chosun.com )

◆주요 환경 쟁점들

▲지속 가능한 개발 (Sustainable Development)〓1992년 6월 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 생태계 보호를 위해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제시된 개념. 178
개국, 8000여명의 정부 대표와
민간 환경단체 7900개가 참가한 이 회의는 개발과 환경 보호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

▲새만금 간척사업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가 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
에 33km의 방조제를 쌓아 2만8300ha(8600만평)의
농지를 만드는 사업. 사업 예산만 3조원이 넘는다. 지난 91년 착공했으나
환경 오염을 우려한 시민단체
등의 이의 제기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001년 5월 재개됐다. 2011년 완공 목
표로 진행 중이다

▲수도권 정비계획법 개정 논란 〓1982년 제정된 수도권 정비계획법은 대
학·공장 등 인구 집중을 유발하는
시설의 수도권 진입을 규제하는 법안이다. 경기도는 2001년부터 이 법안이
도는 물론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폐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출신 국회의원 30여
명이 ‘수도권 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발의,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 대상에서 산업단지·첨단산업·문화산업 용
지 등을 제외해 공장 및 공단 설립을
사실상 자유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발 기회 박탈을 우려한
수도권 이외 지역 시민단체와 지방자치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朴良浩 실장

△1951년 대구 출생 △서울대 지리학과 졸, 미국 버클리대 박사(도시·지
역계획학) △국토연구원 국토계획·환경연구실장,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한국 미래학회 회원 △저서 ‘21세기 국
토의 비전과 전략’, 공저 ‘국토
21세기’ ‘지방의 도약’ 등

◇趙明來 교수

△1954년 안동 출생 △단국대 법대 졸,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영국 서
섹스대 박사(도시·지역정치경제학)
△단국대 사회과학부 교수, 내셔널 트러스트 운영위원장,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저서 ‘현대사회의 도시론’
‘녹색 사회의 탐색’ ‘포스트포디즘과 현대사회 위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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