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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조례 제정 이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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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자전거 정책 포럼
지난 4월 10일 서울환경연합 주최로 열린 자전거 정책 포럼 ‘서울시 자전거 조례 무엇을 담을 것인가’

‘서울특별시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가 지난 5월 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서울시가 민선 4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 활성화 정책의 제도적인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서울시 자전거 조례는 지자체의 의무와 이용시설 정비지침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기존 자전거 조례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의무로 규정한 것도 자전거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례에서 다 담아내지 못한 부분들은 추후 조례 개정이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완해야할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도시 서울에서의 자전거 조례 제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동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적극적인 자전거 활성화 정책 추진에 난색을 표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중심으로 짜여진 교통 시스템과 자동차만으로도 포화상태에 이른 도로 여건을 감안할 때 자전거까지 배려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과거와 달리 서울시가 자전거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전거 조례 제정은 목적이 아닌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출발점이자 밑바탕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여러 지자체에서 자전거 조례를 제정했으나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자전거 조례가 제정된 이 후 추진된 자전거 정책들이 실제 이용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가 자전거 인구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자전거 조례들이 지자체의 의무와 역할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제재 조항은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키면 좋지만 안 지켜도 그만’ 셈이다. 따라서 자전거 조례 자체만으로 자전거 활성화를 크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인 정책 시행과 병행되지 않는다면 자전거 조례는 사문화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지자체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는 그 속도만큼이나 확산 속도 역시 느리다. 자전거 조례를 만들고 자전거 도로, 보관소 등의 시설을 만든다고 금방 자전거 인구가 늘어날 것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자전거 이용자들인 시민들의 인식과 자동차 중심으로 형성된 교통습관 변화에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전거 정책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펼칠 필요가 있다. 시설 및 제도 마련은 물론 자전거 이용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과 인식변화를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할 것이다. 자전거 정책의 성공 사례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럽의 경우도 대기오염과 오일쇼크 등을 겪으며 일찍 자전거에 눈을 뜨고 멀리 바라보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증의 ‘자동차 중독증’에 걸린 현대인에게 자전거를 많이 타야한다는 주장은 별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다. 또 자전거의 환경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수송부문이 4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 한다면 자전거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날이 갈수록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 자전거 활성화는 선택이라기보다 필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자체들이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환경과 에너지 문제 해결 차원에서 자전거를 진지하게 접근하고 고민해주길 기대한다.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만난다면 보다 많은 자전거들이 거리를 달릴 것이다.

* 한국 NGO 신문 5월 28일자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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