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일반 관련자료

댐건설 정책의 결정적 오류

지난 3월 14일치 `왜냐면’에서 수자원공사의 고덕구 연구원이 밝힌 물 부족과 홍수 피해에 대
한 댐 대안론은 댐 건설의 명분이었을 뿐 오늘날 변화된 상황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재반론을 펴고자 한다.
먼저 고연구원은 “가뭄이 오면 물공급의 2/3를 차지하는 하천수와 지하수가 영향을 받아 댐에
서 공급하는 1/3의 지역과는 달리 피해를 본다”고 말했는데, 이는 오히려 가뭄의 직접적 피해
가 거의 농업용수와 관련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도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은 80%를 상
회하고 있으나 다목적댐은 34.9%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뭄은 농업용수의 문제였고 다목
적 댐이나 대형댐과는 상관 없었다. 작년 가뭄에도 북한강의 가평에서는 2킬로미터 먼 데서 물
을 끌어와야했는데 그 곳은 청평댐이 바로 옆에 있다. 이는 댐과 지천의 농업용수가 아무런 관
계가 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마치 대형댐이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듯이 말하지만 실제 한강수계
에 있는 댐에서 공급되는 농업용수는 지천에 비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
형 댐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공급을 위한 것임에도 농촌의 봄 가뭄을 이유로 도시를 위한
댐 건설을 말하는 것은 진단과 처방이 일치하지 않는 편의적 발상일 뿐이다.

홍수 피해도 지천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댐과 하류 대도시의 홍수예방 시설에 집중 투
자하고 지천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포장율의 급격한 증가, 지천의 고수부지 개발,
복개 및 직강화로 지천은 그 자체로 홍수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 홍수가 날 때 유수의 하
류도달 시간이 급격히 빨라지는 것은 지천을 포함한 하천의 왜곡과 개발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댐만이 홍수를 예방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건과 원인을 고려하지 않
는 것이다.

고 연구원은 2011년에 18억t의 물이 부족하고 대체수원 개발로 6억t을 충당해도 12억t이 모자
라 댐을 세워야 한다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동강댐과 내린천댐 계획을 발표했을 때
에도 2002년에 한강권에 6억t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작년 같은 왕가뭄에도 한
강권에는 6억t의 여유가 있었다. 5∼6년 앞에 대한 예측이 이 정도라면 수치들의 선택이 다분
히 임의적이라 할 수 있겠으며, 실제로 이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

이제 수도권 과밀화는 한계에 도달했다. 2000만 수도권의 공룡화를 가능케 한 것은 한강수계의
풍부한 수량과 팔당댐의 풍부한 물 때문이었다. 수도권의 과밀화는 가능했지만 역기능의 증가
는 그 경제성을 수치화 할 수 없을 만큼 한계점에 도달했다. 교통, 건강, 교육, 각종오염, 인간
성의 파괴, 안전으로부터 무방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비용이 과연 댐과 견줄 수 있을 것인
가? 우리는 하천의 크기에 맞게 사람이 모여 살아야 하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이를 왜곡하는
댐을 더 이상 세워서는 안 되는 것이다.

수도관과 용수공급 시스템의 비효율 때문에 낭비되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
며 빗물 이용과 중수도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한다. 다양한 물사용의 가능성을 경제성이 떨어진
다는 이유로 멀리하고 오로지 댐 건설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려는 현재의 공급 중심의 물정책은
이제 전환되어야 한다. 도시개발, 건축설계, 일상의 모든 시스템이 물 과다 소비구조로 되어있
고 이에 따른 국민의식 또한 낮은 수준에 있다. 수요 중심의 물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함은 일인
당 물 소비량이 외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고 연구원은 벼 직파 면적이 전체 면적의 50%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지만 실제는 현저히 줄어
들고 있으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대형댐이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비율은 극히 적다. 결국 댐은
인구 밀접 지역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하천을 왜곡시키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목적댐
의 저수율이 34.9% 수준이라고 했는데, 이는 다목적댐의 기능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말해줄 뿐이
다. 대형 다목적댐이야말로 태풍과 같은 집중강우가 필요한데 기후 패턴의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는 다목적댐이 만수위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번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보면서 다시 한번 `평화의 댐’을 떠올리게 되는 까닭은 온 국민을 기만한 `평화
의 댐’ 입안자들이 21세기의 수자원정책의 근간이 되는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세웠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댐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댐 중심의 수자원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
탄강댐은 홍수 조절 전용댐으로 계획되어 있다. 총 저수량은 3억1천만t(이것도 연간 5일내외의
홍수기 때뿐)이다. 그러나 홍수 조절을 위해 평상시에는 2천만t으로 유지된다. 연간 용수 공급
이 현재 댐 없이 사용되는 양을 넘어서지 못하는 데도 마치 용수공급을 위해 댐을 짓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지속가능한 변화 그리고 21세기의 새로운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염두에 둔 철저하고도 미래지향적인 물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70∼80년대 대형댐
을 건설하며 비대해진 수자원공사와 물관리 조직의 이해만을 앞세워 계속 댐 중심의 물정책을
유지한다면 환경파괴 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파괴까지 가속화될 것이다. 주민과 국민의 열린 합
의와 철저한 검증이 생략되고 언론플레이와 지역주민 분열책을 통한 댐건설 추진은 이제 멈춰
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댐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실한 댐정책과 이
를 추진하는 낮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 구조를 반대하고 개혁하자는 것이다.

이철우/ 댐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한탄강네트워크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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