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재생가능에너지, 인도인들 삶의 새로운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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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열 조리기를 만드는 회사
▲ 태양열 조리기를 만드는 회사 ‘가디아 솔라’ 마당에 설치된 태양열 조리기

인도에 다녀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부러움이 섞인 시선으로 무슨 일로 다녀왔냐고 물어본다. 그리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들을 보러 다녀왔다고 하면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후진국인) 인도에도 그런 시설이 있어?” 라는 한결같은 반응이다. 하지만 이번 견학을 통해 확인한 사실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재생가능에너지를 널리 보급하는 것에 관한 한 인도가 우리나라보다 앞선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인도는 현재 13만 메가와트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고 이 중 6퍼센트인 8,088메가와트를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해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인도의 예상 전력사용량은 62만5천 메가와트인데 이 중 16퍼센트인 십만 메가와트를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도가 재생가능에너지에 관해 적극적인 이유는 현재 전통적인 화석에너지에 기반을 둔 에너지 공급 자체가 부족한 현실과 에너지를 한곳에서 대량생산하여 다른 지역까지 공급하는 방법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래서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을 통해 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마을에도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구자라트 주의 에너지정책

인도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부(Department of Non-conventional Energy Sources)를 별도로 설치하여 인도전역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각 주별로-모두가 알고 있듯이 인도는 거대한 땅과 정확한 통계조차 낼 수 없는 수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공식통계상의 인구만도 10억2700만 명(2001년)이고, 면적은 남한의 33배에 달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주인 구자라트만 해도 한국과 비슷한 인구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개발공사(Energy Development Agency)를 두어 재생가능에너지가 지역단위에서 보급될 수 있도록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했던 구자라트 주에도 역시 구자라트 에너지개발공사(Gujarat Energy Development Agency(GEDA))가 있어 구자라트 주 내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GEDA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설치하고자 하는 사업자나 새로운 기술을 가진 기술자들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또한 학생, 교사,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에너지교육도 중요한 업무였다.

인도 정부가 의욕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을 위해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볼 때 매우 부러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인도인들의 삶 속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하는 진정한 힘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왜 재생가능에너지인가?”란 물음의 답을 실체 없이 관념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인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시켜 실천해 나가려는 마음이었다.

▲ 과일이나 야채를 건조하기 위한 태양열 조리기
▲ 과일이나 야채를 건조하기 위한 태양열 조리기

이용자를 배려한 시설

인도에서 본 각종 재생가능에너지 시설들이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시설들은 아니었다. 언뜻 보기에는 장비들은 낡아서 녹슬어 보이고, 생산된 에너지 이용 효율성도 높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부품 하나하나를 그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쉽게 구해서 교체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하고, 설치된 장비를 지역 주민들이(농부가 될 수도 있고, 주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운전하기 쉽게 하려는 아이디어들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또한 하나의 고정된 형태의 제품에 머물지 않고 생활 속에서 정말 필요한 기술과 제품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것을 제품화시키고 있었는데 이러한 점도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에만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서 인도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태양열 자체를 그대로 이용하던 태양열조리기가 물이 부족한 지역을 위해 태양열을 이용한 담수화 설비, 농부들의 수확물을 건조하는-인도의 농촌에서는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아서 수확한 농산물을 보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를 건조시키면 보관 및 가공이 용이해져 농부의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다- 태양열 건조기에까지 이르렀다.

▲ 조리를 실내에서 할 수 있도록 개량한 태양열 조리기 시스템
▲ 조리를 실내에서 할 수 있도록 개량한 태양열 조리기 시스템

삶으로 체화된 재생가능에너지

인도를 돌아다니는 동안,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연구하는 연구소, 생산하는 기업, 이를 보급하고 교육하는 시민사회단체, 설치된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 주민들 그리고 이 과정을 지원하는 정부관계자 등을 두루 만날 수 있었다.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하는 과정에 있는 이 모든 주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재생가능에너지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의 일부로서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하고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인도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과 보람이 있었고, 이용하는 사람도 재생가능에너지로 직접 전기를 만들고, 밥을 하고, 샤워할 물을 만드는 것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체험하고 있었다.
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삶의 질과 형태를 좌우하는 에너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독점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로 인해 우리 시민들은 에너지를 자신의 일상생활과 무관한 먼 나라의 일처럼 느끼고 있다. 여전히 정부 내에서도 전통적인 화석연료에 대한 추종자들이 득세하고 있고,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촉진하고자 하는 시민단체들의 노력도 아직까지는 시민들과는 무관하게 진행되어 왔었다.

바로 이 때문에 왜 인도에서 우리보다 재생가능에너지가 활발히 보급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게 해주고, 다양한 실험정신들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재생가능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단순히 재생가능에너지가 화석에너지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를 넘어서 재생가능에너지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재생가능에너지를 인도인들의 실생활과 최대한 결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위한 에너지

도로를 달리다 우리를 안내하던 분이 어느 공장으로 차를 안내했다. 인근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재를 이용해서 벽돌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그런데 이 공장 벽들을 따라서 태양광 가로등이 쭉 둘러서 있었다. 허술한 공장설비와 설치된 태양광 가로등도 그리 대단해 보이진 않았지만 왜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했느냐는 물음에, 공장 사장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돼서 설치했다고 답했을 때 재생가능에너지가 그야말로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인도의 현실이 그 순간 너무나도 부러웠다. 친환경적인 재생가능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쫓겨 사람과 동떨어진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도 스스로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삶의 질을 변화시키려는 사랑과 열정의 에너지가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인도인들의 삶의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었다.

– ‘함께사는 길’ 2006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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