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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전거가 달릴 곳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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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 세 번째 ‘2010서울환경비전포럼’이 열렸다. 자전거 활성화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지난 포럼에 이어, 보다 세분화된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된 3차 포럼의 주제는 ‘서울의 자전거 도로’였다.
자전거가 달리기 위해선 마땅히 달릴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전거는 보행자와 자동차의 눈치를 보며 달려야하는 실정이다. 이번 포럼은 서울시가 자전거 생활교통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열린 포럼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로드 다이어트와 차량속도 억제정책
첫 발제자였던 백남철 선임연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핵심 키워드를 꼽자면 ‘로드 다이어트’와 ‘차량 속도 억제 정책’일 것이다. 백남철 연구원은 도로라는 네트워크 상에서 교통혼잡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새로운 도로건설이 오히려 도로 효율을 감소시킨다는 개념(브라이스 패러독스 Baraess’ Paradox)을 설명하며 혼잡통행료 징수 등과 함께 자전거 대중교통 등 대체교통수단을 지원하는 물리적 해법, 즉 도로다이어트(road diet)를 제안했다. 이는 차선의 폭을 일정간격 줄여 도로위에 자전거차로, 보행자전용로, 버스전용차로 등을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로 다이어트>


또, 백남철 연구원은 베를린의 72%에 해당하는 지선도로에서 실시 중인 시속30Km존(Temp-30-Zone)의 예를 설명하며 보다 강력한 속도제한 정책을 통해 기존도로를 자전거와 자동차가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도로 위 나눔의 정신

두 번째 발제자 윤호섭 교수는 도로의 차로끝 부분과 인도사이의 공간을 정비하고 활용하여 120cm 폭의 자전거 도로설치를 제안했다. 그는 직접 디자인한 자전거 도로 그래픽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도 나눔과 배려와 양보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차로의 공유라는 개념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고 양해함으로써 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왼쪽: 자전거 도로 그래픽_윤호섭 교수>

버스 전용차로에 자전거 진입 허용 제안
한국환경정책평가원의 최진석 연구원은 버스전용차로를 자전거와 공유하자는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최연구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자전거는 운동기구가 아닌 명백한 ‘대중교통수단’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는 대중교통수단이므로 그에 걸맞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미 유럽 국가들에서 시행중인 버스와 자전거의 전용차로 공유제를 소개했다. 그는 또 전면적인 공유주장은 아니며, 기존의 자동차를 빨리 이동시키기 위한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정책적 리더십을 발휘해 여러 실험들을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도로는 국민들의 생활 공간이지 결코 자동차의 속도 시험장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면서, 자동차가 도로를 자신의 전용영역으로 착각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자전거 타는 서울’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
서울시 고승효 교통운영팀장은 두달간 자전거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레저용에서 생활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하며, 자전거가 직경 4Km이내의 생활권 연계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전거 통학 등에 따른 안전문제와 자동차와 자전거의 원활한 소통 문제는 여전히 고민이라며 좋은 제안을 계속 줄 것을 당부했다.

토론시간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좋은 방안도 예산확보가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자전거 21 오수보 사무총장) △제도나 시설보다는 인식을 바꾸는 운동이 중요하다. △한강교량의 접근성과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 (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들 이원영 운영자) △자전거로만으로 도시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고 교통체계 전체를 봐야한다. △유럽과 현실이 다른 만큼 단순 밴치마킹은 어렵다. △도시환경 전체를 고려할 때 자전거가 대안이다.△서울시의 자전거 계획에 환영하지만 구체성이 부족하다. △자전거 활성을 위한 거버넌스 구성이 필요하다.

‘자전거 타는 서울’을 향하여
포럼을 마치고 나니 희망과 함께 현실의 두터운 벽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최근 사회적으로 조금씩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이지만, 자동차에 ‘중독된’ 세상에 자전거가 파고들 자리는 여전히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서울환경연합이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안했던 자전거 활성화 정책이 수용되어, 최근 서울시가 자전거 정책 시행계획을 발표한 것은 ‘자전거 타는 서울’로 가는 첫 페달이란 희망을 품게한다. 서울시가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시행해주길 당부한다.
이번 포럼을 통해 자전거 도로에 대한 다양한 제안들을 모을 수 있었다. 이런 다양하고 좋은 제안들이 서울시의 자전거 정책 수립과 집행에 반영되었으면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자전거’를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자전거라는 교통수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대기오염과 에너지 문제의 대안으로 시민들이 가장 친근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자전거 타는 서울’이 오는 그날까지 서울환경연합은 열심히 페달을 밟을 것이다.


2010서울환경비전포럼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531지방선에서 ‘서울환경5대비전10제안’이란 이름의 환경정책을 각후보들에게 제안한 바 있으며, 오세훈 현 시장은 서울환경연합의 제안을 수용하였다.
2010서울환경비전포럼은 민선4기 서울시정에서 역점을 두어야할 환경분야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내기 위한 포럼으로, 현재까지 3차에 걸쳐 실시되었다. (1차 야생동물, 2차~3차 자전거) 서울환경연합은 생태, 물, 대기 등 환경분야 전반에 걸쳐 포럼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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