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일반 관련자료

전력산업 왜 민영화해야 하는가

최근 발전노조가 전기를 볼모로 불법파업을 벌이면서 발전산업 민영화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
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산업의 민영화는 전력생산분야에 민간의 활력과 시장 경쟁을 도입하여 원
가절감과 서비스 개선 노력을 촉진함으로써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
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전력산업 민영화와 관련하여 최근 가열되고 있는 논쟁을 지켜보면 이 정책의 수립 과정
과 내용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엄청난 순이익을 내는 공기업을 매각하는 것
은 잘못이다, 정책수립 과정이 졸속이다, 재벌에 의한 사적 독점이 생긴다, 외국에 매각하면 국
부가 유출된다, 전기요금이 오른다, 전력수급이 불안해진다 등등 많은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주
장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민영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해 보기로 한다.

첫째, 한전이 2조원에 가까운 엄청난 순이익을 내고 있는데 왜 파느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전력
요금이 어떻게 결정되느냐를 살펴보면 이러한 이익 규모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전은 전력생산에 소요되는 인건비, 연료비, 차입이자 등 모든 비용에 적정 이익을 덧붙
여 전력요금을 결정한다. 이를 총괄원가보상방식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이익을 미리 접어놓고
요금을 정하는 것이다. 한전의 문제는 오히려 이처럼 모든 비용이 그대로 인정되고 경쟁상대가
없는 독점기업이기 때문에 진정한 원가절감, 생산성향상의 동기가 제대로 부여되지 않는 점에 있
다. 자산규모 64조, 1년 예산 27조로 국방비의 2배에 달하는 등 지나치게 비대해져 규모의 경제
성을 상실해 가는 것도 문제이다. 게다가 철밥통으로 표현되는 공기업 특유의 현실안주, 무사안
일의 관료주의적 병폐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발전노조의 파업도 사실 이러한 철밥통이
깨질 수도 있다는 데 대한 우려가 표현된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민영화가 국민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도 잘못이다. 전력산업 민영화는
지난 94년 한전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 단계적인 민영화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비롯되었다.
이어서 97년 각계 전문가로 전력산업구조개편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구조개편 작업에 착수
하였으며, 많은 전문가의 연구 검토를 거쳐 99년 1월 전력산업구조개편 기본계획을 확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수많은 토론회와 노사정 교섭을 거쳤다. 특히 전력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까
지 신청하면서 노조측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후 구조개편과 민영화를 수용하였다. 이러한 과정
이 있었기에 당초 반대입장이던 야당도 입장을 바꿔 여야 만장일치로 관련법안을 제정하게 된 것
이다. 어떤 정책이 이처럼 체계적이고 오랜 검토와 수많은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의
결된 사례가 있는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합의된 정책을 불과 수 천명 근로자들의 극한 투쟁에
굴복해 하루아침에 유보하는 것이 오히려 졸속이고 우리 국가의 대외신인도와 개혁의지를 훼손하
는 것이다.

셋째, 민영화를 하면 재벌에 의한 사적 독점이 발생한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구조조정계획의
내용을 보면, 한전을 발전과 송전 및 배전 부문으로 나누고,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발전과 배
전 부문을 여러 회사로 분할하여 각각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따라서 많은 수의 기업이 시장에
서 경쟁하게 되므로 특정 재벌에 의한 사적 독점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 또한 외국인에게 발전소
를 매각하면 국부유출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온당치 않다. 현재도 발전소 건설을 위해 막대한 자
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리금 부담이 있는 차입으
로 하느냐, 외국인 투자가가 투자위험을 부담하는 투자방식으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발전소
는 해외로 뜯어 갈 수 없고 생산되는 전력도 전량 국내에서 소비된다. 전력요금도 경쟁시장에서
결정되어 정상적인 기업 이윤 이외에 과다한 이윤의 획득 가능성도 없다. 이렇게 보면 해묵은 국
부유출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민영화할 경우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는 것도 기우이다. 지금과 같이 모든 비용이 자동적으
로 가격에 반영되는 독점 공기업체제와 다수 민간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경쟁
을 하는 경쟁체제를 비교해 보라. 어느 경우가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겠는가? 전기요금은 물
론 인건비, 환율, 연료비 등의 변화에 좌우되겠지만 이러한 조건이 동일하다면 민영화를 통해 전
기요금이 오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끝으로 민영화되면 민간기업이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아 전력수급이 불안해진다는 것도 잘못된 지
적이다. 장기전력 수급계획에 따라 2006년까지 건설하기로 한 발전소들이 민간기업에 그대로 승
계 될 것이다. 이후에는 정부가 장기전력 수급전망을 제시하여 적정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유도
하고 지원할 것이다. 또한 발전설비의 40%이상을 차지하는 수력, 원자력은 공기업으로 남겨 공급
능력을 보완하는 등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가 확보되어 있다. 이와 관련 재작년 전력 부족과 요
금 폭등을 수반한 미국 캘리포니아 사태를 민영화의 부작용 사례로 거론하고 있으나 잘못된 지적
이다.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민간기업이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사태는 주정
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발전소 건설을 제한하고, 도매가격은 자유화하면서 소비자 가격은 동결하
는 등 잘못된 규제정책을 펼쳐 발생한 캘리포니아 고유의 문제이다. 즉 규제의 실패이지 민영화
의 실패가 아닌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영화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 근거하여 민영화를 반대하거나 유보하
자는 주장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전력산업 민영화는 우리 경제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공공부문의 개혁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의 성공적 추진이 국가 신인도를 높
이는 데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전력 요금의 경감,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도 이
익이 돌아가는 미래를 위한 선택인 것이다. 따라서 발전노조원들도 이제 그만 명분 없는 파업을
풀고 직장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다.

최민구/ 산업자원부 경쟁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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