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기후변화 대응체제 극적 합의, 교토체제 완전 가동되다

캐나다 현지시각 12월 10일 오전 6시 30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주간 진행되었던 기후변화협약 제11차 당사국총회
마지막 날 미국이 탈퇴하고, 러시아가 반대한 가운데 2012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대한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마지막 합의를 이뤄내는데 꼬박 10시간이 걸렸다.
이는 선진 36개국에만 제한되던 1차 온실가스 감축 의무기간이 2012년 이후에도 계속 진행되는 것이며 교토체제가 국제법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해당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이행여부에 따라 국제사회가 압박이나 불이익을 가할 수도
있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한국을 포함한 개도국들도 계속적인 협상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강화된 교토체제에서
더 이상 한국이 개도국 입장만을 표명하기는 어려워졌다.

▲지구의 벗이 전시한 세계각국의 기후행동 그림을 모아서
만든 모자이크 벽
▲그린피스와 ‘태양세대’가 전시한 기후변화로부터 북극곰을 살리자는 메시지의
북극 곰 모형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2월 3일부터 이번 기후회의에 참여했다. 총회 마지막 날의 합의는 매우 놀랄만한
일이었지만, 좋은 성과를 이끌기까지 세계 각국 NGO들의 노력도 대단했다.
한국에서도 인사동에서 200여명의 참여하는 ‘기후변화대응 국제행동의 날’을 조직하였지만, 몬트리올에서는 거의 4만 명이 이 행진에
참여하였다. 각국의 NGO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염려하는 몬트리올 시민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태양세대(Solar Generation)’ 학생들이 연설을 끝낸
환경장관에게 기후행동 서명을 받는 모습
▲몬트리올 기후회의에 참석한 환경정의 기후정의청년단들

뉴올리언즈를 강타했던 태풍 카트리나가 캐나다 몬트리올까지 북상을 했었다고 한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에 이러한 이상기후는 인간이 만든 결과라는 것을 몬트리올시민들은 잘 알고 있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거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지구의 벗’은 기후회의장 뒤편에 높이 4미터 가로 30~40미터의 모자이크 벽을 만들었다. 세계 각국에서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지구를 살리려는 사람들의 그림들을 모아서 모자이크벽을 만든 것이다. 독일 환경장관 및 많은 대표자들이 이곳을 지나갔고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담는 글을 쓰고 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막으려 하고, 대안을 내놓지만 왜 지구적 차원에서의 노력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 모자이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그린피스는 ‘태양세대(Solar Generation)’라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로 이뤄진 그룹이
북극곰을 전시하면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알렸고, 각국 협상대표자들에게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서약을 받아내기도 하였다.
주로 고등학생들로 이뤄진 그린피스 태양세대가 결국 이 지구를 살리는 미래 세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당장 미래세대에 기후변화와
긴급하게 우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서서히 우리도 모르게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국에서도 젊은 대학생들이 기후회의에 참여했다. 환경정의 기후정의청년단들이다. 자비까지 내가면서 이 먼 몬트리올에 왔던 한국
대학생들의 열기 또한 대단했는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아·태 기후 파트너십’을 비판하면서 새롭게 ‘아태지역 청년 기후협정’을
체결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 협정을 통해 ‘아·태 기후 파트너십’의 6개국이 교토의정서가 무관하게 미국, 호주 주도의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면, 각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고 전환적인 기후정책을 펼치라며 청년들의 환경보호와 권리를 주장했다.
환경정의 기후정의청년단은 매일 일찍 회의장에 출근하여 밤늦게까지 부대행사(side event)에 참여하고 그날의 회의내용을 토론하고
번역하였다.

이번 총회장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곳은 무엇보다도 CAN(Climate Action Network)-기후행동네트워크-였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세계 각국 기후행동 NGO들의 네트워크 조직체이다.
세계 NGO들은 각각 의제 회의장에 들어가 회의내용을 모니터링을 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였다.
회의에서 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문제가 되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공유하고 그날 가장 문제가 되는 나라(fossil of
the day)의 순위를 결정한다.
예전에는 미국이 항상 1등이었지만, 이번에는 교토의정서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표가 없다는 이유로 EU도 등장하고, 일본도
등장하였다. 우리에겐 EU가 무척이나 잘 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나라 환경운동가들의 입맛에는 안 드는 모양이다.

지구의 벗 한국 환경운동연합은 매일 아침 ‘지구의 벗’ 미팅에 참가하였다. 이미 지구의 벗 활동가들은
오래 동안 기후회의를 모니터링 해왔기 때문인지 속속들이 이번 회의의 문제점을 잘 짚고 있었다.
이런 세계 NGO들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2주간 지지부진하고 회의적이었던 회의가 마지막 날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
대통령 클린턴이 직접 총회장에 등장하여 연설하기도 하였다. 클린턴 정부 때 교토의정서에 가입한 것을 부시가 탈퇴한 것에 대해
몹시 비난하기도 했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전환을 강조하였다.

이제 한국은 강화된 교토체제라는 배를 타야만 하는 입장이다. 부시가 주도하는 아·태 기후파트너십
같은 협정에 참여하는 것은 기후회의에서 소외받고 있는 미국의 입지만 더욱 좁히는 결과이다.
많은 나라들의 정부와 기업, 그리고 NGO가 기후변화대응이라는 큰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교토의정서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를 통해서라도 최선의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당장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최대의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몬트리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통해 ‘교토체제’라는 공장은 이제 완전 가동에 들어가게
되었다.

글, 사진/ 에너지기후변화팀 안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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