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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도시를 태양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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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우토반 방음벽 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최대한
이용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건물벽면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지붕보다 효율은 떨어지지만 태양전기 생산비는
정부에서 더 비싸게 매입해준다. 이처럼 맨땅보다 지붕, 지붕보다 벽면으로 갈수록 전기생산비를 더 높게 쳐 주고 있다.

작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아헨시

독일의 태양도시라고 하면 흔히 프라이부르크를 떠올린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이후 프라이부르크의
태양광발전 성장세가 한동안 주춤해지는 반면 다른 도시들의 태양광시설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왜일까? 그 원인을 더듬어 찾아가면
우리는 바로 ‘아헨모델’을 만나게 된다. 프라이부르크가 다른 도시들보다 아헨모델을 뒤늦게 수용했기 때문이다.

아헨시는 인구 25만 명의 네덜란드-벨기에 국경에 인접한 도시로 독일전역에 재생가능에너지를 확산시킨
아주 중요한 공로자로 인정받고 있다. 바로 아헨시가 만들어 낸 ‘아헨모델’ 덕분인데 ‘아헨모델’이란 태양광발전 시설로부터 생산된
전기를 전력회사에 비싸게 팔아서 그 수익으로 태양광모듈 설치비용을 보상받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른바 ‘생산비보장 구매제도’라고
얘기할 수 있다.

태양광설비를 보조금으로 하게 될 경우 사람들은 굳이 값싸고 효율 좋은 설비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값비싼 설비를 설치해도 보조금이 나오는데다가 설비를 유지·관리하는데 투자하기가 쉽지 않고 정부 예산이 고갈되어 보조금이 중단되면
태양광 설비 시장이 얼어붙기도 십상이다. 그러나 보조금 형태가 아니라 매달 생산되는 전기 판매금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규모가 예측 가능하니 판매자들도 좋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시장 수요로 자재의 가격이나 설치비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아헨모델의 장점이다.

“사회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하려는 관심이 늘어나도 그것을 시행하는 건 쉽지 않았죠. 이상적이지만
비싼 기술, 누구도 먼저 하기 쉽지 않은 기술. 그러면 우리가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정치적으로 새로운 길을 제공한다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요? 누군가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하고픈 사람에게 그들이 생산하는 전기 값을 비싸게 쳐주면 좋지 않을까요?”
아헨모델은 이런 아주 소박하고 이상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독일의 법을 바꾸고 독일전역으로 확산된 ‘현실’이 되어
버렸다.

에너지자립을 향해 차근차근 한 걸음씩

아헨모델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1991년 아헨에서는 왜 우리가 재생가능에너지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헨시는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태양광발전을 장려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다른 전력회사들, 특히 전력공사(Stadtwerke)를 설득하는 것이 순조롭지 않았다. 4년 동안 끊임없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국 94년에 아헨시의 조례로 채택하게 된다.

▲프라이부르크 보봉지역 주차타워 옥상의 태양광발전시설

4년은 그다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아헨모델을 적극 추진해온 시민단체 ‘태양에너지원협회’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헨이 아닌 다른 도시로 옮겨 추진할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었다. 그러나 긴 산고 끝에 ‘아헨모델’을 탄생시키자, 급격하게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95년에 아헨시에 처음으로 태양광전지판이 여기저기 생기기 시작했고, 이후 2-3년 동안 아헨모델은 독일의
다른 4개 도시로 확산된다.

1996년에는 학교에 태양에너지를 설치하게 하고, 이듬해에 산업단지의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노력이 시도되며, 1998년부터 냉난방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에너지절약형주택 ‘패시브 하우스’를 장려하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아헨시청에는 ‘패시브하우스’를 짓는 방법이 소개된 책자가 전시되어 있다.) 1999년에는 무려 독일의 50개 도시에서
아헨의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게 되자 2000년, 드디어 이 모델이 독일연방 ‘재생가능에너지법’에 반영되어 전국적으로 시행되기에
이른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온 아헨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아헨모델을 전파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2001년에는 풍력을 확산시키는 노력을 본격화하였고, 2002년 바이오매스 시작, 2003년 이후엔
차량에너지원을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태양에너지생산 요금표 : 독일의 일반전기요금은 2005년 현재 보통 kWh당
15유로인데, 30kW 미만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한 곳은 20년간 54.5유로에 전량을 되팔도록 되어 있어 생산비를
회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시설이 확산됨에 따라 2004년 보다 2005년에 태양전기 값이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아헨모델이 국가모델로

이렇게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해 온 아헨시는 ‘아헨모델은 더 이상 아헨모델이 아니라 이제는 독일모델’이라고
얘기한다. 독일의 모든 도시가 이미 이 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두 번째 버전의 새로운 아헨모델을 준비 중이다.
이는 도시 전체를 에너지고효율 도시로 바꾸는 모델로 올해 9월경에 선보인다고 한다.

독일은 아헨모델을 국가모델로 만듦으로써 재생가능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전기를 일반전기와의 경쟁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는데 기여했다. 이 결과 독일은 태양광 시설용량이 2004년 현재 300MW, 풍력 시설용량이 무려 2만MW에
이른다.

아헨시의 환경 부국장 클라우스 마이너스씨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아헨모델이 나오기까지에는
몇 가지 행운이 따랐습니다. 환경정책에 대해 야망이 컸던 정치인들이 있었고, 아헨 공대가 있다는 것도 행운이었고, 공공기관도
매우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행운은 환경문제에 매우 관심이 높은 시민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환경운동가로서, 에너지운동가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새삼 곰곰이 생각해보는 말이었다.

한국의
아헨모델, 에너지전환 시민기업 출범

시민 태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2002년
5월부터 한국에서도 kWh 당 716.4원에 정부에 판매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정부에서 공급하는 전력은 kWh 당
70∼80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시민발전회사들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랜 제도개선의 과정 끝에 지난 2005년
6월10일 우리나라 최초로 시민발전회사가 만들어졌고, 이 회사는 에너지 대안운동을 시민들의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시민출자자들을
모집하는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시민발전 관심 갖기 http://citizen-power.com/

글, 사진/ 재생가능에너지 담당 김연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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