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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공격받는 부시의 기후변화 대응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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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부시의 ‘교토의정서 반대’

6일부터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 선진 8개국의 G8 정상회담으로 바깥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문제, 아프리카에 대한 선진국의 부채탕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G8 회의를 떠들썩하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역시 미국의 부시대통령이다. 기후변화를 막기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고
발표한 부시는 현재 세계 환경단체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으며 G8 회담장 밖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G8 국가의 지도자들이 미국정부를
고립시킬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부시는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다루어야할 중요한 사안’이며
‘어느 정도는’ 인간의 활동에 기인한 부산물이라는데 동의하지만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협약으로 가는 것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 “만약 이번 회의에서 얘기되는 것이 교토의정서와 같은 구속력을 가진 협약이라면, 내 답변은 ‘노’(no)이다. 교토의정서는
미국 경제를 파괴할 것이다.” 라고 얘기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부시의 정책은 근시안적이고 허술하며 사실상 부도덕하기까지 하다. 부시대통령은 미국경제를
보호한다는 구실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반대하고 있지만, 서둘러 대책을 수립하지 않으면 세계 온실가스의 4분의 1을 배출하는 미국은
결국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

더구나 약 보름 전 미국정부의 기후보고서를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다 사임한 필립 쿠니 전 백악관
환경담당 보좌관이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엑손모빌로 자리를 옮긴 사건에서도 보듯, 부시의 지구온난화 대응 정책은 온갖 부정한 의혹들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부시의 논리가 석유회사를 포함한 기득권집단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이 석유회사들은 미국의 석유중독 현상을 돈을 찍어내는 아직도 유효한 보증수표로 보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부시는 부시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 아!
위대한 합중국이라~

흥미롭게도 미국 내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기후변화에 관한 부시의 정책이 이미 미국 내에서부터
그 지도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전역의 지방정부들은 부시와 다른 길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현재 많은 공화당원들조차
지구온난화가 인간이 야기한 결과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몇몇 주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삭감하기로 이미 결정하였고, 150개가
넘는 도시의 시장들이 지방정부 차원에서 교토의정서 방식의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를 채택하였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의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지난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 유엔환경회의에서
교토의정서 방식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선언했다. 2020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1990년 수준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1990년 수준의 80% 이하로 줄이는 공격적인 감축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2050년까지 60% 감축을
선언한 영국의 토니블레어 총리보다도 더 야심찬 계획이다.

더구나 7월 3일 G8 정상회담을 겨냥해 슈워제네거가 영국 인디팬던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지구온난화가
캘리포니아의 물공급, 공중보건, 농업, 해안과 삼림 등 총체적인 경제와 생활양식을 위협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억제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부시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쟁은 끝났다. 과학이 증명하고 있고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지금이 바로 대처해야 할 때이다”라고 쓰면서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각국 정부(Governments everywhere)”가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인용하여,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당 출신의 부시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슈워제네거가 쓴 마지막 문장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환경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경제를 위해서도 역시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환경과 경제 중 무엇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것도 이보다 더 거짓스러울 수는 없다. 캘리포니아에서 우리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이룰 것이다.”

G8 지도자들과 한국정부에 대한 일말의 기대

미국 외의 다른 G8 지도자들은 지금 당장 부시정부가 고립 상태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부시는 중국, 인도와 같은 향후 긴급한 대처가 필요할 나라들과 함께 시급히 공동의 대의를 찾아내야 한다. 언젠가 미국은 중국,
인도와 함께 세계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이며 그 때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위협에 처한 나라들이 어차피 선두에서 신속하게
실천해야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아직 1차 의무감축이행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2013년도에는 2차 의무이행국이
될 것이 거의 자명하다. 그럼에도 G8 정상회담을 다루는 일부 언론은 이미 발효된 교토의정서가 부시의 발언에 무산되기라도 할
것처럼 ‘교토의정서 8년 만에 최대의 위기’라는 말도 안 되는 타이틀을 걸며 호들갑스럽게 떠들어 대고 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는
(대단히 아쉽지만) 어차피 미국의 서명 없이 발효된 것이다.

역설적인 점은, 비록 국가차원으로 교토의정서에 가입하지는 않았어도 미국, 호주의 지자체들은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의
기후보호캠페인에 이미 각각 수백개의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한 곳도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지자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정부와 기업, 그리고 언론은 부시의 몇 마디에 이리저리 주판을 두들기기보다, 지구온난화방지에
하루라도 빨리 대처하여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화위복의 혜안이 필요하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조류라면 말이다.

※ 이 글은 7월 6일자 프레시안에 게재되었습니다.

글/ 재생가능에너지 담당 김연지 간사
자료제공/ 자원활동가 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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