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체르노빌 그 후 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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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 베크렐이 우라늄에서 방사선을 발견한 이후 핵기술, 핵무기, 핵발전소는 어쨌거나
우리 사회를 크게 변화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된 핵무기는 일본에 투하되어 일본의 패망을 이끈 동시에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고, 1950년대 소련을 시작으로 건설된 핵발전소는 우리 생활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은 핵발전소를
최초 상업가동한 이래 지난 20여 년간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갈등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핵기술의 최초 개발자들 중 한 사람이 인간의 핵 이용에 대해 ‘파우스트적 거래’라고 표현했듯이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사고도 인간이 추구하던 풍요와 목숨을 맞바꾼 위험한 거래였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고도의 기술로
집약된 핵기술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인간의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는 기술이다.

올해로 19주기가 되는 체르노빌 사고는 당시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방사능 낙진 물질인
세슘-137로 오염시켰고, 아직도 그 피해는 진행중이다. 사고 당시 이 지역에는 3백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약 7백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5백만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그들의 삶을 파괴시켰던 그 폭발의 기억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 지역들은 자연적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나 생산되는 특정 식품, 야생 동물의 방사능 오염 농도가 평균 허용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각종 암을 발생률이 높아지고, 출생률은 낮아지면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였다.

체르노빌 발전소는 2000년 12월 15일 결국 폐쇄되 콘크리트로 둘러싸 놓았지만, 발전소의 벽은
금이 가고 지붕은 내려앉아 여전히 위험한 상태로 수명이 100년 이상인 새로운 시설로 이전하기 위한 계획들이 추진 중이다.

오히려 체르노빌 사고는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유럽 국가들은 탈핵 움직임 속에 재생가능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적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아시아가 경제성장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핵발전소 시장은 어느새 아시아로
옮겨와 핵산업을 다시 확장하려 하는 것이다.

북미와 서유럽에서는 핵발전소 수요 둔화와 경제성에 대한 부담, 친환경적 에너지정책을 요구하는 여론으로
사실상 추가 건설이 어려운 상태지만 화석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중국과 같이 급성장하는 나라들이 많은 아시아에서는 급진적으로
핵발전 확대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우리 정부는 2017년까지 동해안 지역에 8기의 핵발전소 추가 건설과 노후된 발전소의 수명
연장 방안까지 추진 중이며,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에서는 현재 20기가 건설 중이며 추가로 40기가 건설될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의 원자로 추가 건설에 대응해 그린피스
활동가가 핵발전소 부지위에 10대의 풍력발전기를 전시한 모습 ⓒ Greenpeace / Pierre Gleizes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오만함에 가득찬 ‘행복 에너지’, ‘친환경 에너지’라는 국민
기만적인 광고가 아니라 핵에너지가 내포한 위험성을 인정하고,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지금 전국에는 또다시 핵폐기장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핵폐기장 부지선정을 정부 정책의 최우선으로
놓고 강행 정책을 펴나간다면 핵폐기물과 핵발전소 문제는 진정한 ‘끝’도 ‘종말’도 없을 것이다.

전세계 핵확산 문제를 포함해 핵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 위험과 갈등을 초래하는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다.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인류의 삶을 처참하게 파괴할 수 있는 반생명적, 반환경적 핵에너지 확대 정책은 이제 우리 세대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하며, 다음 세대에게는 에너지 정책 전환을 시작하려는 우리 세대의 각성된 모습이 전해질 수 있어야 한다.

글/ 에너지 기후변화팀 이승화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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