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칼럼]에너지 전환 통해 기후변화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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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냄비 언론이 들끓고 있다. 요령을 터득한
환경부와 산업자원부 같은 주무부처는 ‘준비된’ 기사거리 제공과 얼굴 내밀기에 분주하다. 교토의정서가 효력을 발휘하는 오늘까지
우리 사회는 런닝 머신을 달리듯 수년 간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토의정서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교토의정서는 38개국으로 이뤄진 선진공업국들이 1990년에 비해 2008년~2012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을 5.2% 줄이자는 국제협약이다. 그동안 전세계 과학자 집단은 기후변화의 재앙을 비켜가려면 지금보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80%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화석연료 시대 종언-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대 개막

교토의정서가 순조롭게 이행되더라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더 증가할 것이고
더워진 대기는 기후체계를 더욱 뒤흔들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빠져 있다.

그리고 교토의정서엔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교토메커니즘(배출권 거래제, 공동이행, 청정개발체제)이 도입되고
산림과 토지이용 변화를 통한 온실가스 흡수가 인정되어 선진공업국 국내에서, 그리고 에너지 부문에서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질
지도 의문이다.

한편 한국을 포함하여 교토의정서에서 감축 목표를 받지 않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에선 온실가스 배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결국 교토의정서 이행으로 기후변화의 위협이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교토의정서는 한국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OECD 회원국인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고 에너지소비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이지만 교토의정서에선 개도국, 최빈국과 지위가 같다.

중국이나 인도가, 소말리아나 아프카니스탄이 온실가스 감축 때문에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한국도 이들 국가처럼 유엔기후변화 사무국에 정기적으로 국가보고서를 내는 것 외엔 다른 ‘공식적’ 의무가 없다. 중국이 에너지소비가
늘 듯 ‘개도국’ 한국도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였다.

그러나 교토의정서의 역사적, 상징적 의미는 엄청나다. 산업혁명은 석탄의 대량 이용에서 시작되었다. 20세기는 석유의 시대였다.
산업문명은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 문명을 탄화수소(HC)문명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교토의정서는 산업문명을 꽃피운 밑거름인 화석연료의 소비를 비판하고 억제하는 국제 약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정서는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을 상징한다. 화석연료 문명은 지속될 수 없으며 문명과 생물권이 지속 가능하려면
새로운 에너지체제가 형성되어야 함을 말해 준다. 교토의정서에서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새로운 에너지란 재생가능에너지이다.

교토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화석연료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대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교토의정서 이행을 계기로
전성기를 거친 화석연료와 무섭게 부상하는 재생가능 에너지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반세기 이상 지속될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하기 위한 장기간의 도전과 노력에서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한국, 에너지공급량 10위-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

교토의정서 발효가 스스로 ‘개도국’이라고 착각하는 한국에 주는 간접적인 압력은 상당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2002년
기준 한국은 에너지공급량 세계 10위이고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를 배출하여 세계 9위이다.

지금 추세라면 이변이 없는 한 2010년이 되기 전에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7위로 두 계단 상승할 전망이다.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48톤으로 서유럽 국가들보다는 훨씬 많고 일본보다도 많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 때 급감한 적도 있었지만 1990년에서
200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무려 99.8%가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세계 최고이다. 더군다나 2003년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기후변화협약에 의거한 제2차 한국
국가보고서’에선 경제의 안정 성장을 전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2020년이 되면 2000년에 비해 70%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의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한국을 그냥 두고선 국제적으로
교토의정서 이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진전되기 어렵다. 미국은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교토의정서 서명을
철회한 이유로 내걸었고 유럽연합도 개도국 참여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교토의정서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협상에서 몸은 선진국인데 마음은 개도국인 한국은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의무부담 참여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부 공무원들이나 전문가들조차도 한국은 2013년부터 의무부담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의무부담이 압력을 통해 주어진다면 보수적인 산자부 공무원의 표현처럼 국민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교토의정서는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다.

유럽에선 화석연료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이 올라가면 화석에너지 업체와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부담이
늘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유럽에선 에너지 다소비 업체를 대상으로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중이다.

업체는 에너지효율 향상이나 에너지 전환을 통해 할당받은 배출허용량(배출권)보다 배출량이 줄면 남는 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고
반대로 화석연료를 더 소비하여 배출허용량보다 더 배출하려면 초과분만큼 배출권을 사와야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 에너지효율이 기업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것은 유럽연합 바깥의 동종업종으로 파급될 것이다.

결국 유럽은 업종간 경쟁과 무역의 규범을 바꾸어서 일방적인 부담과 경쟁력 저하를 피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이
계속 유럽에서 자동차를 팔려면 유럽자동차 메이커의 높은 연비 수준을 의무적으로 맞추어야 한다. 교토의정서 발효로 석탄, 정유
같은 화석에너지 업종과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펄프 같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준비 안된 한국…. 유럽연합·일본 등 새 성장동력 기대

교토의정서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촉진할 것이다. 에너지 효율 기술과 재생가능 에너지
산업이 각광받을 것이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8% 줄여야 하는 유럽연합은 2010년까지 1차 에너지의 12%를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95%를 달성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일 계획인데 이를 통해 1990년 대비 유럽연합 온실가스 배출량을 17.3%까지 줄일 수 있다.

독일 환경부는 ‘생태적으로 최적화된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 확대’라는 정책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에너지 공급의 절반 이상을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1990년 기준으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40%, 2050년까지 80%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태양광, 풍력 분야는 매년 30% 급성장 중이다. 유럽연합이나 일본은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기대하고
있다.

교토의정서 발효는 기존 에너지체제를 고수하려는 입장에선 위협이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하려는 입장에선 기회이다. 온실가스
저감 능력이 취약한 한국의 입장에선 위기이지만 새로운 기술이 축적된 국가들 입장에선 새로운 환경일 뿐이다.

에너지 다소비 업체들 내에서도 준비된 기업과 무지한 기업은 명암이 교차할 것이고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 뛰어든 기업은 천군만마의
지원으로 여길 것이다. 어떤 흐름에 서 있는지에 따라 교토의정서 발효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명백한 현실적
위협이자 미래의 재앙으로 지금도 모두에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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