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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과학, 그리고 지진해일(쓰나미)

얼마 전 인도네시아 북쪽 해상에서 리히터 규모 9의 강진으로 발생한 해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태국, 스리랑카, 인도 등 인근 국가뿐만 아니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소말리아에서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상자 수만 십 수만 명이지만,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희생자와 앞으로 창궐할 수인성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까지 포함한다면 그 희생자가 수십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류가 지난 세기동안 이룩한 과학기술발전의 급진전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과 물질적 풍요를 주었지만, 그 어떠한 뛰어난 인류문명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음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지진은 인도·오스트레일리아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 판 사이 경계면에서 발생하였다. 이들 지각
판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일반적인 것이지만 이번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의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케리 시(Kerry Sieh) 교수는, 이 판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충돌하지 않고 있다 갑자기 두 판이 미끄러지듯 충돌했으며,
이로 인해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고 지진해일 피해가 컸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이번 지진의 피해를 더
크게 한 요인으로 보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에 있는 빙하가 녹고, 녹는 얼음의 무게만큼 극지방의 지각은 위로 솟아오르는
융기현상이 나타나고, 동시에 적도지방에서는 그 힘만큼 땅이 꺼지는 힘을 받게 되어서 적도지방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된다는 것이다.
즉, 지구온난화가 이번 지진 발생에 일정부분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이번 지진해일의 피해를
더 크게 만들었다. 특히 평균해발고도가 1m 밖에 되지 않는 몰디브와 같은 저지대국가는 국가의 대부분이 이번 지진해일로 물에
잠겨 국가 존립자체에 위협이 될 정도의 큰 피해를 입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 – 도로, 레저타운, 휴양지 등- 로 인한 맹그로브나
산호초의 파괴 역시 피해를 더 크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있다.

얼마 전 지진해일 피해지역에서 죽은 동물 사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기사가 실렸다. 동물들은
‘여섯 번째 감각(sixth sense)’을 통하여 앞으로 닥쳐 올 재앙을 미리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지 못한 여섯
번째 감각이든 아니면 다른 오감을 통한 정교한 예감이든, 동물들은 닥쳐올 재난을 미리 알고 대피하는 능력을 진화를 통하여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 오감의 중심기관인 머리가 땅과 멀어지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능력보다는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키우며 진화해 온 것이다. 이러한 인간은 잃어버린 감각을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과학을 발전시켰고, 과학기술은 자연재해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까지 발전하였다. 하지만, 지난 해 미국, 뉴질랜드에서 몇몇 과학자들이 거대 지진해일에 대해 경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를 무시하고 지내왔다. 지난 세기동안 지진해일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는 것과, 희박한 가능성을
보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번 지진발생을 감지하였음에도 이를 피해국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지진해일 발생자체가 자연발생적인 것이었을지는 몰라도 해일 피해가 컸던 것은 이런 의미에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지진해일의 문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사망자 및 실종자에 대한 수색도 빨리 진행되어야하지만,
피해지역에 대한 환경문제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먼저 수인성 전염병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설사와 이질,
콜레라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2차 피해로 직접적인 지진해일 피해의 2배
이상의 인명피해가 예상된다고, 질병예방과 보건·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침수지역에서는 사체가 부패하고 있고 식수가
오염되어 마실 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요인에 의한 오염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침수로 인해 각종 유기 폐기물,
산업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되었는지의 여부도 파악되어야 한다. 유해 물질에 의한 건강 문제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도 남부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이번 지진해일로 아예 부족 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도 남부에 있는 550개 이상의 섬 중 약 40여개 섬에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원시시대에 가까운 생활양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는 현대와 원시시대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 원주민의
멸종은 인류문명의 다양성을 잃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인류사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수백 명 정도로 종족을 유지하고
있는 소수 원주민 부족 -니코바(Nicobar), 안다만(Andaman), 솜펜(Shompen), 옹게(Onge) 등- 은 아예
멸종된 것으로 보여 인류학자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번 지진해일로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스리랑카의 해안 생태계도 많이 파괴되었다. 특히, 연안에
인접한 산호초의 파괴는 앞으로 해양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진해일이 연안에 도달할 때 가지고 있던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됨으로 인해 상당부분의 산호초가 파괴되었고, 산호초에 의지하고 지탱하는 아열대 및 열대 연안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호초 자체만 하더라도 1년에 겨우 0.5cm 정도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이들 생태계가 원상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해를 지켜보면서 다음의 질문을 던져본다.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문명은 대자연 앞에서 이렇게
초라한 것인가? 우주시대를 열어가는 첨단과학기술을 갖고 있지만, 필요한 때에 현명한 사용을 하지 못한 과학은 무엇인가? 선진국의
앞선 과학은 그들만을 위한 과학인가?

과학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생활양식은 자연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로부터 오는
혜택을 누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동시에 점점 더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연과의 호흡이 줄어들고
있다. 생활의 편리함 이면에는 원자력과 생명공학 같은 과학기술이 안고 있는 위험과 불안감이 항상 내재돼 있다. 지금 우리는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러한 과학기술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게 하는 지혜로운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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