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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핵폐기장에 대한 이해찬 총리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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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정부는 핵폐기물 처분장을 결정하기 위해 이해찬 총리 주재로 253차 원자력
위원회를 연다고 한다. 원자력 위원회에서는 그간 여러 차례 국무총리실에서 밝혔듯이 핵폐기물 처리에 대해 과거의 정부방침인 중저준위와
고준위 통합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 계획을 바꿔 중저준위 만을 처분하는 핵폐기장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이런 주장의 근저에는 2008년 울진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이 포화되기 때문에 핵폐기장을 서둘러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저준위 핵폐기물은 방사능 오염정도가 낮아서 크게 위험스런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덧붙였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직접 중저준위와 고준위 폐기물 처리의 분리 논거를 만들어서 그 특유의 뚝심과 독선으로 공무원들을
독려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무려 2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핵폐기물 처리 정책이 온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 핵폐기장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고자 했던 민-관의 노력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핵폐기물 분리 처분’ 방침 주장
등으로 무산되었다.
사진은 반핵평화의 장미꽃을 선사하는 아기천사 퍼포먼스 모습. 환경연합 박진섭 정책실장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핵중심 정책을 전환하지 않고서는 핵폐기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작년 부안 위도 핵폐기장 선정이 밀실야합과 반민주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에 분노한 주민들의 거대한
저항으로 말미암아 사실상 핵폐기장 추진이 불가능하게 되자 올 초 산업자원부는 환경단체와 대화 기구 구성을 제의했다. [에너지
민관 포럼]이라는 기구 구성을 합의하여 핵정책을 재검토함으로써 그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빚어진 사회갈등을 해결하고
나아가 건설적으로 국가 에너지 문제까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자는 취지가 실려 있었다. 대화의 신뢰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핵폐기장 유치일정을 중단함이 마땅하였다. 그런데도 산자부는 환경단체들의 끈질긴 요구를 묵살하고 7개 지역의
핵 폐기장 유치청원을 받아들임으로서 이에 격분한 환경단체들은 에너지 민간포럼을 탈퇴하였다.

이후 열린우리당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이미경 의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치적 중재에 나섰다.
5-6차례 비공개 실무회의에서 상호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여 정부의 핵폐기장 일정을 중단하고 1년간의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핵정책과
핵폐기물 정책을 수립하는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여 국민적인 합의를 도출하자는 것이었다. 정부의 핵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을 갖고 있었던 핵발전소 지역의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심각한 우려와 염려 속에서도 갈등을 종식하고 파국을 막자는 취지 하에
이 제안을 수용하였다. 20년 동안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지고 지역 공동체를 파괴시킨 핵문제가 그 어려움을 딛고 공개적인 공론의
장으로 옮아가는 역사적인 순간이 오는 듯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해찬 국무총리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을 분리 처분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은 정부의 방침을 세워 추진하고 공론화 논의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합의한 내용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이해찬 총리는 절차적으로 당과 정, 환경단체가 합의한 정신을 일거에
무시하고, 의제를 제한하고 논의를 축소하는 대화방식을 주장하므로써 국가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독선을 펴고 있다. 이해찬 총리는 2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핵폐기장의 근본적인 원인에 눈을 돌리려고 하고 있지 않고
부안주민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단순한 행정적 실수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여느 한수원 직원이나 산자부 공무원의 사고와 행동의 그 것과 수장인 국무총리 역시 똑 같다면 핵폐기장을 푸는 길은 암울하다.
이제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거수기인 국가 원자력위원회 회의만이 남겨있다. 만약 원자력위원회가 이를 통과시킨다면
2005년에도 핵폐기장을 둘러싼 사회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 같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파국을 막고 국민적 동의속에서 핵폐기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건 없이 대화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해찬 총리가 스스로의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혀 핵폐기장 추진을 강행하려 한다면
부안에 이어 또 한번의 충돌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서두지 않고 천천히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지혜로운
길을 선택하길 촉구한다. 시간은 충분하다.

글/ 환경연합 박진섭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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