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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에 난 상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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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1시 10분 경.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핵폐기장 백지화 촉구와
3일간의 삼보일배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부안 주민 80여명이 미리 청사 후문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 200여명의
과잉폭력 진압으로 방패에 맞아 머리가 찢겨지고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당했다. 이에 부안 주민 1명은 전경 부대 앞에서 이를
저지하려다가 방패 등으로 머리부분을 여러 번 맞고 쓰러져 결국 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 부상당한 부안 주민들. 3일간의 3보1배로 몸과 마음이 지친 그들은 대답없는
정부에게 또다른 큰 상처를 입었다. 정부는 왜 이들을 이토록 짓밟는가.

주민 둘러싸고 방패로 밀어부치는 폭력 경찰

이날 오후 1시 예정대로라면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는 부안에서 상경해 3일간의 삼보일배를 마친 부안 주민들이 ‘핵폐기장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어야 했다. 이 기자회견은 상경 삼보일배를 마친 부안 주민과 시민·종교·환경·사회단체들이 참여해
‘주민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부의 핵폐기장 추진정책을 비판하고, 핵폐기장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사흘동안의 3보1배로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마지막까지 정부에게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부안 주민들의 강한 의지는 다시 한번
이들을 정부청사 앞에서 서도록 했다. 하지만 10분도 지나지 않은 시각, 상황은 예상 밖이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며 정부청사 후문 앞에서 행렬을 정리하고 있던 부안 주민들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대치하기 이르렀고, 무장한 200여명의 전경들은 주민들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단단한 방패를 앞으로 밀며 진압하기 시작했다.

▲ 머리에 부상을 당하고 도로 위에 지쳐 누워 있는 문정현 신부님.

곳곳에서는 폭력적으로 밀고 나오는 경찰과 맨손의 부안 주민들이 대치해 있었고, 그 상황에서 무장경찰의
폭력은 끊이질 않았다. 울분을 참지 못한 부안 주민들도 경찰을 향해 소리를 치며 달려들었지만 옆으로 위로 날아오는 위협적인 방패와
주먹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1시 30분경. 부안 주민들은 진압하는 전경들을 피해 정부청사 앞 사거리 도로로 나섰다. 여기서
문정현 신부님과 문규현 신부님이 전경들에게 맞아 머리 뒷부분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보다가 울분을 참지 못한 한 아주머니는 도로에
드러누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부안 주민들이 정부청사 앞 사거리 도로에 주저앉아 있던 20~30여분간 일대 도로는 잠시 마비상태가
되었다.

“전투경찰의 얼굴에서 살기를 느꼈다.”

이 사태가 진정된 뒤, 부안 주민 80여명은 도로변에 앉은 채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회는 부안 핵폐기장 반대 주민대책위 이현민
정책실장이 맡았다. 부안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예정보다 더욱 고조된 분위기로 “정부는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를 선언하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며,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며 강력히 촉구했다.

▲ 80년대 군사정권가 다를 바 없는 현 정부의 태도에 격분의 비판을 하고 있는 환경연합
최열 대표.

이 자리에서 이덕우 변호사(전 부안주민투표관리위원회 위원)는 “분명 전경들에게 ‘주민들을 장악하지
마라’,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순수하게 부안으로 내려갈 사람들이다.’라며 타일렀다. 하지만 내 눈앞의 전경들은 그 말을
철저하게 무시했다.”며 폭력적인 경찰들을 비난했다.
또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도 “오늘 전투경찰의 얼굴에서 살기를 느꼈다.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참여정부라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상으로는 이렇게 국민들에게 방패를 휘두르고 폭력을 자아내고 있다. 80년대의 군사정부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 소름끼친다.”며 격분했다.

팔 부분에 상처를 입고도 부안 주민들 곁에 앉아 있던 문규현 신부는 “우린 절망하지 않는다. 이
정도는 상처도 아니다.”며 오히려 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오후 2시 30분 경, 종로경찰서 정보과장은 주민들 앞에서 이날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부안대책위와 주민들은 “문정현 신부 외 20여명의 주민들을 다치게 한 ‘1001’등 제1기동대의 살인적인 폭력 진압에 책임을 물으며, 책임자와
전경 등을 고소·고발할 것”이라며,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시 다시한번 대규모 상경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시경
이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안고 무거운 발걸음에 부안으로 향했다.

▲ 경찰 200여명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기 위해 행렬을 정리하고 있는 부안 주민들을
에워싸고 진압하려고 하고 있다.

▲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전경들과 부안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이 때 전경들은 부안
주민들을 향해 방패를 내리치는 등 강력한 폭력을 사용하며 진압했다. 이에 부안 주민 20여명이 머리가 찢기는 등 부상을
당했다.

▲ 위협적인 방패를 들고 주민을 둘러싸고 있는 전투경찰

▲ 부안 주민들은 결국 도로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 상태에서 다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글,사진/ 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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