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전국을 떠돌던 핵폐기장 망령, 왜 삼척에?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지금 강원도 삼척은 핵폐기장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산자부의 재공고안대로 라면 핵폐기장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은 5월말까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핵폐기장 유치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했어야 했다. 하지만, 삼척은 유치청원서를 제출한 지역도 아니고, 핵발전소 지역도 아니지만 정부와 언론에서는 삼척을 주목하고
있다.
삼척에 도착해 바라본 시내는 핵폐기장 찬-반 현수막이 경쟁하듯 여기저기 걸려있고, 시민들도 삼삼오오 모이면 어김없이 화두로
핵폐기장을 내민다. 그리고, 시민들은 삼척이 ‘제2의 부안’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과연 삼척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삼척 시장, “특별법 제정하면 유치할 의사 있다”
지난 9월 6일(월) 삼척 시민은 핵폐기장 유치와 관련해 김일동 삼척 시장과의 공개 면담 자리를 가졌다. 9월 15일 지자체장의
핵폐기장 예비신청 마감을 앞두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김 시장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날 시청에는 주민 7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매웠다. 그리고, 시장의 태도에 대해 확실한 답변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열 가지가 넘는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주민들이 바라는 대답은 오직 한가지, “핵폐기장 유치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김 시장은 알 수 없는 말들로 주민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김 시장은 ‘특별법이 통과하면 유치를 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주민 전체 의견 반영 없이 유치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도
‘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학계, 주민, 찬반 단체 등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 전체 주민이 좋다고 하면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9월 15일 예비신청 마감은 중요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해 뜻 모를 여운을 남겼다.

현재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원덕읍은 사전 주민 유치청원도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입장을 취하긴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 시장은 한수원 본사 이전, 국방부, 내무부, 양성자가속기 등 다소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조건들과 함께
기간, 지원금 등의 확실한(?) 법적 보장을 약속 받을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어 산자부의 여전한
강행 방침과 맞물려 김 시장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 시장은 지난해 원덕읍 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주민 90%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유치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자리에서 ‘과반수를 넘기면’ 또는 ‘영구 검토’ 등을 들먹이며, ‘무덤까지 가더라도 말못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핵폐기장=경제발전, 장미빛 환상
이와는 달리 주민들에게는 다른 소문들이 돌고 있다. 바로 ‘핵폐기장 유치=지역 경제 발전’ 이라는 장미빛 환상이다.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어차피 울진 핵발전소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내에
사는 주민들은 작은 면단위 마을 하나 떼주고 지원금으로 잘 살아보자는 논리도 있다.

사실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마치 경제가 발전할 것 같이 선전하지만 현실은 이와 매우 다르다. 삼척 인근 지역인 울진의 경우
12조원이 투자된 핵발전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발전은커녕 인구가 8만에서 5만으로 급감했다. 또한 핵 시설이 있는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는데, 그 몇 가지 사례로 핵발전소가 있는 영광 굴비는 ‘법성포 굴비’로
영광쌀은 ‘옥당쌀’로 판매되고 있으며, 울진 오징어가 ‘죽변오징어’로 팔리고 있다. 또한 부안의 경우 핵폐기장
유치신청이 이루어진 후 각종 농산물들이 계약취소 되었고, 메론 등 특산물의 상표에서 ‘부안’을 빼 줄 것을 유통업자들로부터
요구받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부에서 70곳의 지자체를 선정해 연 30억씩 최대 9년간 지원하는 ‘신활력지역’선정에서 울진과 영광은
발전소가 있다는 이유로 제외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8월 발족한 삼척시 헥폐기물처분장 반대대책위는 현재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농성과 홍보
활동 등 여러 가지 계획들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삼척은 주민의 사전 유치 청원도 없었을 뿐더러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핵폐기장 관련 주민투표를 추진한다면 제2의
부안 위기가 삼척에서 재현될지도 모른다. 정부나 찬성측 주민들은 찬-반 대립을 불러일으킬 것이 아니라 핵 위주의 정책만을
고수하고, 핵폐기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더불어 비민주적 추진 절차에 대해 당당히 맞서
진정한 지역 경제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admin

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