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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장 하나 들어오면 핵관련 시설이 또,또,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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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오전 10시부터 반핵국제포럼 이튿날
일정이 진행됐다. 일본 반핵운동가들의 발표로 시작한 이날 포럼에는 전날의 분위기와 달리 많은 주민들이 부안성당을 찾았다. 아무래도
일본 로까쇼무라(촌)의 사례가 부안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부안 주민들은 일본 참가자들의 말에 더욱 귀기울였다. 이전에
들었던 사례의 진실을 현지인으로부터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포럼의 일본 참가자들로 시민반핵정보센터(CNIC)에서 핵폐기물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활동가 사와이 마사꼬씨를 비롯해 로까쇼무라의
주민 후꾸자와 죠오가꾸씨, 지역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반핵운동단체 회원 등 8명의 반핵운동가들이 나섰다. 이 중 몇 회원들은
반핵운동에 대한 끝없는 열정 때문에 정보도 공유하고 자신들의 반핵운동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해서 자비로 한국을 방문했다.

핵관련 시설 핵폐기장 건설 하나로 끝나는 것 아니다

▲ 일본 반핵운동가 사와이 마사꼬씨.ⓒ 조혜진

시민반핵정보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와이 마사꼬씨는 “핵폐기장 하나가 들어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핵발전소, 우라늄농축공장, 고준위핵폐기물처리장 등 하나씩 시설이 더 늘어 결국 거대한 핵처리시설로 만들어질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와이 마사꼬씨에 따르면 현재 로까쇼무라에는 저준위핵폐기물 처리장,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우라늄농축공장, 재처리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로까쇼무라 주민들에게 저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만 설치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기에 우라늄 농축공장과 재처리공장
등이 함께 들어섰고 이후 재처리공장(고준위폐기물임시저장소)이 폐기되어 나뉘어 지면서 새로운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지금 일본 내 대부분의 핵폐기물은 로까쇼무라에 저장되고 있다.

사와이 마사꼬씨는 로까쇼무라의 저준위핵폐기물저장시설 현재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수송된 핵폐기물 드럼통이 부식되어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은 정부의 홍보와는 달리 핵폐기물 드럼통이 결코 안전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충격적이었다. 심각한 부식현상이 일어난
드럼통이 많이 발견되었고 땜질한 듯한 양철판을 떼어보니 구멍까지 나 있었다. 핵폐기물 드럼통이 매립 처분된 콘크리트 상자가 지하수
이동로에 있어 지하수가 쉽게 드럼통과 접촉될 수 있었다. 이는 드럼통의 부식뿐만 아니라 지하수에 방사능이 오염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사와이 마사꼬씨는 “일본은 전지역이 대부분 지진 일대이기 때문에 안정된 지반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지하 1천m를 파고
들어가 저장 시설을 만들려는 일본 정부는 안전한 시설후보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 고준위 폐기물 저장시설 건설 부지를
공모하고 있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로까쇼무라에 더 많은 고준위 폐기물이 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핵폐기물을 받아들이면 풍요로워진다고요? 아닙니다.”
체념한 로까쇼주민, 핵폐기장 불안해도 속내 말 못해

로까쇼무라에서 온 주민 호꾸자와 죠오가꾸씨는 “오늘 숙소에서 부안읍내 시장을 통해서 왔었는데 부안 어머니들 로까쇼의 어부 어머니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까쇼의 환경영향평가 조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했을 당시‘여보 지면 안돼, 힘내야돼’라고 이야기하던
지역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나더군요.”라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로까쇼무라의 주민들은 오랫동안 핵폐기장 건설 반대 운동을 해왔다. 하지만 점점 경찰권력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반대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호꾸자와씨는“핵폐기장 건설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던 촌장 후보들이 당선 후 행정의 연속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공약을 어기고 핵폐기장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은 체념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토지가 매수된 상황에서 건설공사가 진행되어
다수의 지역주민들이 건설현장과 관련 일에 취직하게 됐고, 더 이상 반대운동을 강력하게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고 한다.
후꾸자와씨는 26일 아침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오늘날 일본에서 반핵집회를 하자고 하면 10명도 채 안나올 것”이라며 집회 등에
체념하고 있는 로까쇼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로까쇼 주민들은 핵폐기장의 위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핵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는 지금 언제 사고가 일어날까 날마다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호꾸자와씨는 또다시 지난 92년 12월의 기억을 되새겼다. 프랑스에서 들어오는 고준위폐기물 운송선의 핵폐기물 드럼통 반입되는
것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있었다. 전국의 반핵여성운동가들이 노래를 부르며 도로를 점거하기도 하고 영국에서 온 반핵활동가는
고준위폐기물이 반입되기 1달 전부터 텐트치며 농성을 했다.
호꾸자와씨는 “그렇게 반대시위를 했지만 결국 병력배치기준선 밖으로 고준위폐기물이 반입되는 장면을 보아야 했다.”며 울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호꾸자와씨는 “부안은 아직 이런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핵폐기장이라고 말하는 저준위폐기물처리장부터 막아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준위사용핵연료시설, 핵융합시설까지도 밀려들어 올 것입니다. 로까쇼무라의 주민들이 할 수 없었던 것을 부안 주민 여러분이 실현시켜주시길
바랍니다. 꼭 승리하실 겁니다.”라고 전했다.

우라늄농축공장 등의 사고방재 훈련하던 날
“일본 정부도 핵연료시설의 안전성 보장 못하는 것.”

▲ 지난 10월 일본에서 진행된 핵발전소 사고방재훈련. 조사팀이
방재복을 입고 공기중 방사능 누출여부를 검사하고 있다.(상) 주민들 신체에 방사능의 유출피해를 체크하는 훈련 모습.(하)

실제로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지난 10월 28일 일본 로까쇼무라 지역에서는 우라늄농축공장이나 재처리시설 등에서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고방재
훈련을 실시했다.
호꾸자와 죠오가꾸씨는 “정부가 사고방재 훈련을 실시한 것은 안전하다고 거듭 선전하지만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상황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꾸자와씨가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사고방재 훈련은 조사팀이 대기중에 퍼진 방사능을 측정하거나 주민들이 초등학교로 대피하는 등 일제히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호꾸자와씨는 “훈련에 참가한 주민들은 처음에 웃었지만 훈련과정을 거치면서 웃음도 잃고 침묵해버렸다. 사고를 가정해 멀리 돌고 돌아
5km 떨어진 다른 대피소로 이동하거나 방사능신체 유출피해 등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반핵활동가들은 “더 이상의 로까쇼는 있어서는 안됩니다. 부안에서도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일이 있으면 안됩니다.”라고
전했다.

장기 투쟁해 온 일본 반핵활동가 부안 연대의지 밝혀

▲ 일본에서 온 반핵운동단체 회원들.ⓒ
조혜진

나고야에서 온 안라꾸 도모꼬(나고야 풀뿌리 반핵시민그룹 회원)씨는 나고야시에서 40~50km
떨어진 거리의 기후현 도노오 지방에 고준위핵폐기물 최종처분장 건설 계획을 반대하는 운동 사례를 설명했다.
도모꼬씨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고준위폐기물 처리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후보지를 공모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서
기후현 도노오 지역은 고준위폐기물 최종처분지 후보 1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도모꼬씨는 “우선 핵발전소를 완전히 막아야 합니다. 어디에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핵폐기물을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이죠. 기후현 도노오지역에
고준위핵폐기물을 지층처분하기 위한 연구소를 세운다는 계획이 1995년에 세워졌지만 건설 물자를 운송하는 도로조차 만들지 못하도록
운동해왔습니다. 고준위 폐기물을 위한 연구시설이라고 하나 실질적으로 지질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어 고준위폐기물 최종처분장으로 건설
될 가능성이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끈질기고 강하게
계속 싸울 것입니다. 한국 부안도 분명 승리할 것입니다.”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반핵운동단체 회원들은 방한 일정 내내
부안군민들에게 따뜻한 연대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민반핵정보센터 회원인 미토 카즈요씨는 “가족들과 함께 반핵투쟁을 하는 부안군민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원자물리학과 지질학을 전공해 반핵운동을 하던 남편과 두 아들을 위해서 평생 반핵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부안 여러분에게 힘을
얻습니다.”라며 눈물겨운 사연을 전달했다.
일본 가미노세키 원전 건설계획을 반대하기 위해 21년간 투쟁해오고 있다는 야마모토 유끼꼬(핵발전소필요없다 야마구치네트워크 회원)씨는
“그저 평범한 한 시민으로서 일본의 마지막 핵발전소 계획으로 알려진 가미노세키 원전 반대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핵을 반대하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투쟁입니다. 우리의 연대와 투쟁으로 핵도 핵폐기장도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라며 연대의지를 밝혔다.

◈ 미니인터뷰 – 로카쇼무라 주민 후꾸자와 죠오가꾸
“정부, 무장권력으로 배제하지 말고 주민이야기 들어야 할 때”


▲ 일본 로까쇼무라 주민인 호꾸자와 죠오가꾸씨.ⓒ
조혜진

▷ 로까쇼무라에 어떻게 핵폐기장이 들어서게 되었나.
– 1970년대 일본 정부는 로까쇼무라에 석유화학기지로 건설하려는 국책사업 계획을 세웠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그 땅을
정부에 팔았지만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계획이 무산되었다. 이미 팔린 땅에는 결국 핵연료 3가지 즉 저준위핵폐기물 처리장,
우라늄농축공장, 그리고 재처리 시설 등이 건설되기로 결정됐다. 당시 로까쇼무라의 주민들이 지금 부안과 같이 반대투쟁을
했지만 그 힘은 점점 약해져만 갔다. 지난 10월 28일 로까쇼무라에서는 처음으로 재처리 시설 사고에 대한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상황을 예견하고 훈련까지 진행하는 것은 얼마만큼 사고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일도 있었다.
전 촌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뇌물 등의 사건에 연루된 것이 조사 중 들통이나 죄책감에 자살을 택한 것 같다.

▷로까쇼무라 시장 자살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 의원들은 보수적인 지역협연으로 이어져 있었다. 촌장은 당선 이후 개개인에게 현금보상할 수 없으므로 자신을 응원해주었던
지역의 건설업자들을 통해 교부금을 썼다. 이 비리들이 조사로 밝혀지면서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뇌물관계가
촌장에서만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지사까지 연루돼 아오모리현 인근 촌 시, 현 전체로 교부금이 떨어진 것이다. 촌장
자신이 책임지고 죽음으로 이런 것이 아니냐는 제기도 있었다. 돈과 연결되어 버리면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마약과 같이
더 많은 시설을 끌고 오게 된다.

▷ 로까쇼무라에서 인체피해나 주변 생태계에 대한 피해 있는가.
– 현재 확실한 피해가 표출되지 않았다. 핵시설 안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에게는 나타나고 있다. 방사능 측정만 계속
하고 있을 뿐 뚜렷한 피해사례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알릴까. 지금 없다고 하지만 내일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두려움에 떨며 우린 살고 있다. 소아백혈병 조사하도록 당국에 조사요구를 하고 있다. 프랑스의
예를 보더라도 3년 전부터 로까쇼무라의 소아백혈병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 부안 반핵운동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 근래 로까쇼무라에 부안 주민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때 부안에서는 매일같이 2~3천여명의 주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촛불시위를 한다고 들었다. 일본에서는 믿어지지지 않는 이야기,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안에 직접와서
보니 실감한다. 큰 권력에 대해 일반 민중이 정면에서 대항하는 치열함은 감동이다. 이제 로까쇼무라의 주민들은 “반핵운동을
위해 모이자”하면 10명도 안 모일 것이다. 내심으로는 불안해하지만 이미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척들까지
관련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쉽게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실정이다. 핵폐기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또다른 핵관련
시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꼭 승리하길 바란다.

▷ 한국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한국 정부는 진지하게 주민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무장권력으로 배제시키려 하지말고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라. 한국은
다른 지역에서도 핵폐기장 싸움을 이겨왔다. 지역의 문제로만 인정하려 하지말고 각 지역사람들을 연대하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다. 90년대에 들어서 일본에서는 반핵관련 주민투표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대만에서도 내년 3월에 국민투표방식으로
준비중이라고 한다. 부안도 빨리 주민투표를 실시해라. 통역/시민환경정보센터 황혜인

글/ 사이버기자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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