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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경찰의 폭력은 무조건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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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인터넷 대안신문 참소리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부안에서 결국 ‘민란’이 일어났다. 8천명으로 늘어난 경찰 방위병력은 부안읍내
요소요소를 지키고 있다. 촛불집회까지 원천봉쇄되고 있으니 부안은 준계엄 상태나 마찬가지다. 안타까움, 분노, 한숨이라는 말이
나의 현재 심정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엉뚱하게도 격렬한 폭력시위를 보면서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특히 얼마 전 폭력시위를 엄정하게 다스리라는 지시를 내렸기에 이런 궁금증이 더하다. 화염병을 던지고 가스통을 터뜨리고
청소차에 불을 지르는 데 가담한 부안군민이 꽤 많을 텐데, 이들을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렇게 되면 부안읍이
텅텅 빌지 모르는데 그래도 처벌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근대국가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권한은 국가에 위임되어 있다. 국가의 우두머리인 대통령은 폭력의 최고 행사자로서 기능한다. 그는
법에 따라 정당한 방식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니 폭력에 대한 독점권이 없는 국민들의 무질서하게 저지르는
폭력을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그릇된 점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근대국가에서는 국가의 폭력도 정당할 것을 요구받는데,
통치자가 이를 종종 망각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오직 합법적인 폭력만을 행사할 수 있다.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발언은 국민뿐만 아니라 국가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합법적인 폭력이란 대통령과 장관이 명확하게
밝혔듯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폭력이다. 대통령이라 해도 자신이 직접 폭력을 저지른 사람을 벌할 수는 없다. 오직 법에 따른 재판을
통해서만 처벌할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근대국가가 다른 지배형태보다 더 낫게 여겨지는 것이고, 이런 이유에서 많은 사람이
근대국가 체제를 용인하는 것이다.

근대 법치국가에서는 정당하지 않은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이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시위 참가자의 폭력은 물론이거니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휘두르는 폭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불법 폭력시위에
가담한 자는 끝까지 찾아내서 처벌한다는 원칙은 시위대에 폭력을 휘두른 경찰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찰을 낫으로 찌르거나
몽둥이로 때린 사람도 처벌해야 마땅하지만, 시위대에 돌과 병을 던지고 방패로 머리를 찍은 경찰도 처벌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시위중에 부상 당하는 사람은 대부분 시위 참가자들이다. 이는 경찰이 상대적으로 약한 시위대에게 더 많은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시위가 끝나고 처벌받는 사람은 시위 참가자밖에 없다. 부안에서도 구속된 사람들은 모두 폭력시위에 가담했다고
의심받은 주민들뿐이다. 길바닥에 쓰러진 시위 참가자에게 달려들어 발로 차고 방패로 머리를 찍고, 무방비 상태 노인의 머리를 곤봉으로
내리쳐서 실신시킨 경찰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처벌은커녕 정부나 언론으로부터 어떠한 비난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시위대가 폭력을 휘둘러도 똑같이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된다. 오직 정당한 방어만이 허용된다.
그들에게는 폭력시위 가담자를 끝까지 찾아내서 처벌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위대가 각목을 휘두른다고
해서 시위대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곤봉과 방패를 마구 휘두르는 것은 정당한 방어의 차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이것은 감정에 휘둘려서
저지르는 공격적인 폭력이고, 따라서 시위대의 폭력과 마찬가지로 엄정한 처벌로 다스려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폭력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총리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그들 자신이 행사하는 폭력이므로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러면서도 그들은 부안군민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부안군민의 분노는 더욱 깊어간다. 이러다가 정말 더 큰 ‘민란’이 터지면 어쩌겠다는
것인지 ‘참여정부’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글: 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이필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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