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부안만의 문제 아니다”

부안 핵폐기장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주민과 정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43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를 결성, 전국
차원으로 핵폐기장의 원천적인 문제점을 꼬집고 나섰다.

비상대책위는 21일 오전 10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발족식을 갖고 ‘부안 핵폐기장 선정 철회 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위원회’발족
선언문과 함께 향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 22일 부안에서 있었던 핵폐기장 선정 항의 대규모 집회가 있은 지 꼭 1달 후이다.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총장은 “100여명의 부상자를 속출시켰던 부안군민 핵폐기장 백지화 및 군수퇴진 결의대회 이후 1달이 지났고,
지금도 부안에서는 매일같이 몇 천명의 군민들이 모여 평화로운 촛불시위를 진행하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는 강제진압 등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안군민들의 정당한 투쟁을 과도한 폭력시위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부안군민들과 위도 주민들의 태도를 님비로 비유하는
것을 적절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서주원 사무총장은 “시민사회의 힘과 의지를 전국적으로 집결시켜 나아가 부안 군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길 원한다.”며, 비상대책위
결성 취지를 밝혔다.

비상대책위측은 “부안군민들의 항의 집회마다 경찰의 강경 과잉 진압이 계속됨에 따라,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 투쟁이 부안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결합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동감했다.”며, “지난 7월30일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간담회를
갖고 부안 핵폐기장 공동대응 협의체를 구성,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부안군민들의 외로운 투쟁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부안 핵폐기장의 반민주적인 입지 선정을 문제제기하며,
이 사안을 전국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오늘 이 발족식이 그 출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 문규현 신부

앞으로 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위는 부안지역에서 벌어지는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각 단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공동 사이버 시위 및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위도 재경향우회 핵폐기장 반대 대책위 백종범 사무국장은 “위도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부안특별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900명중 400명 이상이 반대서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백종범 사무국장은 “위도지킴이 등 핵폐기장 반대 대책위는 서울로 상경해 이번주부터 탑골공원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족식에 참여한 문규현 신부는 지난 89년 당시 발표된 영광핵발전소 11,12호기 건설반대 100인 선언문을 인용,
“노무현 대통령은 14년 전의 약속을 되돌아보고 마음 속 양심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며, 100인 선언에 참여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현재 핵에너지정책에 대한 태도에 대해 섭섭함을 표했다.


영광 핵발전소 제11,12호기 건설반대 100인 선언문 (1989.
9. 26)

우리 민족은 지금 전남 영광에 건설될 핵발전소 제11, 12호기 문제와 관련하여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경남 고리 마을 복판에서 불법 매립된 핵폐기물이 발견되었는가 하면 최근 전남 영광에서는 무뇌아 사산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전국민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바 있습니다. 또 핵발전소에서 일해 왔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암에 걸려 사망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건들이 미국 드리마일이나 소련 체르노빌 핵발전소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당에 올해에는 안전하지 못한 원자로라 하여 세계인의 주목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핵발전소 제11, 12호기가 영광 땅에 건설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3조 3,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으로 추진되는 제11, 12호기의 건설은 도입 과정에서의 온갖 부정 비리와 안전성 문제로 에너지 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5공 비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11, 12호기는 미국 핵 규제위원회(NRC)의 안전성 보장조차 받지 못했으며.
드리마일과 체르노빌 핵참사의 교훈으로 1986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핵발전소 신규 계약 사례가 없는 가운데 건설 계약이
이루어진 유일한 핵발전소입니다. 사고 위험이 있다. 해서 대만과 이집트에서도 거부당한 바 있는 이원자료를 이 땅에
건설하려하는 것은 핵 산업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지켜 주는 대신 우리 민족을 핵의 희생물로 삼을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우리의 자손들이 만대를 이어 살아가야
할 터전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리 자손들에게 해결할 수 없는 엄청난 짐을 지우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30기의 핵발전소를 더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지금, 우리는 국민의 의사를 고려함 없이
강행하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생존과 평화가 보장된 사회를 만드는 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최고의 가치이자
소명입니다. 지금 전세계가 공해와 핵이 없는 사회의 건설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전세계의 평화 애호민들이 제 11, 12호기의 건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미 서명 운동을 통해 반대의사를 밝혀 오고 있습니다. 핵발전소를 근본적으로 찬성하는 과학 기술자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 11, 12호기만은 위험하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과 기치를 존중하는 양심세력의
이름으로 우리 100인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핵발전소 제11, 12호기 건설 계획을 취소할 것을 관계 당국에 촉구합니다.

아울러 반생면적 유해 산업으로 낙인찍힌 핵발전소를 우리나라에 판매하려는 핵산업
다국적 기업에게도 엄중한 경고를 보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우리들의 노력이 범국민적인 생존권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핵발전소 제11,
12호기의 건설을 반대하는 우리의 뜻을 밝히는 바입니다.

우리의 주장

○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핵발전소에 관한 모든 정보는 숨김없이 공개 되어야한다.

○ 전남 영광 핵발전소 제11, 12호기 건설 계획은 취소되거나 유보되어야 한다.
○ 핵발전소에 대한 국민의 찬반 의사를 수렴한 뒤 새로운 에너지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1989년 9월 26일

○ 문화예술 : 김규동 김지하 문병란 박경리 박완서 박대순 신경림 임현영
조성국 천승세
○ 법 조 : 고영구 조준희 한승헌 홍성우 황인철
○ 사회단체 : 계훈제 김금수 김낙중 김상덕 김영원 박기원 오재길 원경선 이소선 이오덕 이우재 임정남
○ 사회단체 : 장일순 최 열
○ 여 성 : 공덕귀 김윤옥 박순경 서진옥 이우정 이효자 조아라 황산성
○ 의 료 : 김용익 서한태 심재식 양길승 양요한 이문영 임종철 장임원 전홍준 황상익
○ 정 계 : 노무현 박영숙 박종태 박찬종 양성우 이상수 이철용 이해찬 제정구
○ 종 교 계 :
가톨릭 : 두 봉 김승훈 문정현 박창신 송기인 오태순 유강하 장용주 정호경 함세웅
개신교 : 강신석 김관석 김상근 박형규 오충일 이해학 안명진 장기천 조화순 최성묵 홍근수
불 교 : 원 경
○ 학 계 : 강만길 김윤수 김정욱 김진균 김찬국 명노근 박성래 박현채 백낙청 변형윤 성내운 송기숙 안병무 오세철
유인호 이광우 이문영 이삼열 이수인 장을병 한완상
(가나다순)

제공: 부안 핵폐기장 선정 철회 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위원회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았던 녹색연합 최승국 사무처장은 “우리는 핵폐기장을
짖자 말자에 문제를 두는 것이 아니다. 계속되는 핵산업 중심의 에너지 정책은 전환되어야 하며 핵정책의 문제는 부안군민 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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