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피스보트에서 퍼져 나오는 평화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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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 메신저 – 피스보트

피스보트는 세계평화와 화해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일본의 시민단체이다. 특히 일본의 전쟁책임, 전후보상처리 문제해결, 동북아
평화를 위한 비핵지대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피스보트는 또 이들이 운영하는 유람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들은 크루즈 여행을
운영하며 활동하는데 이 배에는 약 500여명이 승선 가능하다. 일반 크루즈 여행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크루즈
여행을 제공하고 배 안에서는 평화의식을 고양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벤트와 교육이 진행된다. 승객의 대부분은 일본인이며,
개인적으로 신청한 일반승객들이다. 하지만 6인실 최저비용이 10,000달러로 주로 경제력 있는 노인이나 젊은 청년들이 주류를
이룬다.

1983년부터 항해를 시작하여 이번에 40번째를 맞게 되는 이번 항해는 12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석달간 지구촌을
일주한다. 일본을 출발하여 홍콩, 베트남, 싱가폴을 거쳐 아프리카 대륙, 남아메리카 대륙을 들러 세계사회포럼을 참가한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세계일주 코스다. 그리고 남아메리카에 있는 동안 원하는 승객들은 브라질의 세계사회포럼 참가하기도 한다.

피스보트의 프로그램은 굉장히 다양하다. 새벽부터 각종 체조와 댄스수업, Global University라는 지구대학, 영화상영,
음악감상, 갖가지 이벤트, 어학(영어, 스페인어) 수업 등을 개최하므로 지루할 시간이 없다. 특히 지구대학은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슈와 대안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 분야의 토론, 강연회도 가지며, 항구마다 현장활동과 문화교류를 통해 반전평화의식을
높인다. 즉 여러 가지 문화체험을 위한 이벤트나, 현지집회를 지원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홍콩에서는 마침 기본법 제23조
국가보안법 입법에 반대하는 가두행진 시위가 있어 피스보트 활동가들과 내용에 공감하는 승객들은 집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싱가폴
도착 전 베트남에 들렀을 때는 일본 청년들과 베트남 청년들간의 문화교류 이벤트를 갖기도 하고, 또 일부는 베트남의 전쟁희생자들을
방문하고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배에서 매일 여러차례 진행되는 지구대학의 강의 시간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사뭇 진지하다.
수업을 열심히 경청하고 거침없는 질문을 꺼리지 않는다. 젊은이 뿐 아니라 나이든 분들이 오히려 더 열심이다. 이렇게 매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피스보트라는 단체의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운영된다. 또 피스보트는 아주 훌륭한 국제회의 장소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잇점 때문에 각종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의 당사자들이 승선하여 회의를 하더라도 비자 등이 문제되지 않는다.

나는 거의 밀폐된 공간에서 회의만 했기 때문에 피스보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거의 참가하지 못했지만, 저녁에 하는 강의나
다큐멘터리 상영 등에 참가하였다. 세계사회포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세계화에 대한 강의를 들어보았는데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계사회포럼을 소개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 문제에 대해 직접 접근하는 형식 등이었다. 세계사회포럼이 왜
생겼는지, 세계사회포럼에서 얘기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일반 시민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는 강의를 통해 나는 피스보트와 일본시민사회가
가진 잠재력을 느꼈다.
우리 아시아포럼 팀도 지구대학에 직접 초대되어 각 분야의 NGO 활동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WSSD에서의 한국 시민단체들의 활동 비디오, 소파개정을 위한 시민의 힘과 미군기지 환경문제 비디오, 그리고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을 담은 영상물 들을 보여주고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미쳤던 영향에 대해 발표하였다. 대부분 일본인으로
구성된 승객들은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적인 힘에 대해 깊은 관심과 호감을 갖고 경청하였다.

■ 피스보트에서 진행된 동아시아 시민사회 역량강화회의

나는 사실 피스보트에서 주최하는 ‘동아시아 시민사회 역량강화회의’에 참가했었다. 이 회의는 홍콩에서 승선하여 싱가폴까지 가는
약 일주일 동안 열리는 회의였다. 1월말에 열리는 제3차 세계사회포럼을 동북아가 주체가 되어 준비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
회의는 동아시아 5개국(일본, 중국, 홍콩, 대만, 한국)의 환경·평화관련 NGO 활동가들로 구성되었다. 구체적인 참가단체는
일본의 피스보트, 중국 심천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있는 기독교 단체 활동가, 중국의 환경단체 활동가, 대만의 평화단체 활동가,
한국의 환경단체 활동가, 일본 지구의 벗 연구원, 홍콩의 사회학 교수로 구성되었으며,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강행군을 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더 이상 세계경제포럼의 단순반대운동이 아닌 이미 대안적 운동으로 자리 잡은 세계사회포럼에서 동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각국의 사회운동 현황을 파악하는 회의였다. 아시아, 특히 동북아는 유럽이나 남미와는 사회상황이 많이 틀리며,
각 국가간의 정치, 경제적 편차도 크고 남한과 북한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가와의 위협적인 요소가 늘 존재한다. 또한 중국의
황사로 인한 월경성 환경문제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동아시아가 주도하는 자기 목소리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회의 내용은 5개국 NGO의 활동과 사회적 상황,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동북아시아에 미치는 영향, 특히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한 각국의 영향, 동북아의 국제연대를 위한 전략적 우선과제, 포르투알레그레에서 해야 할 일 등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무엇보다 젊은 NGO활동가들이 자신의 활동을 기반으로 직접 머리를 맞대고 정리해가는 과정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

세계곳곳에서 세계사회포럼 의제를 지역별, 분야별로 아래에서 위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블럭 차원만이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는데 작년부터 개최된 한국사회포럼 ‘연대와 성찰; 2002’ 같은 것이 아주 좋은 예이다. 실제로
아시아포럼에서는 한국의 사회포럼이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얘기되기도 했다. 한국은 언어의 장벽으로 국제사회에 활발하게 진출해
있지는 않지만 국내적으로는 어떤 나라보다도 역동적이고 선도적인 시민사회를 만들고 있다. 특히 사회 발전의 의제를 적시에 발굴,
제시하고 모두 결집하여 추진하는 능력은 외국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다른 NGO들은 이런 한국사회의 분출하는 에너지를 부러워했고
분석하고 배우고자 했다. 이에 부흥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한국 시민사회가 가진 역량과 활동의 폭과 깊이를 지구적으로 넓혀야
하는 책임이 있다.

피스보트의 시도는 참으로 흥미로웠다. 시민들이 여행에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시민단체 재정에도 기여하고, 다양한 형식의 교육을
통해 세계평화에 대한 의식을 높여가는 것, 특히 젊은이들의 의식이 변하고 확장되는 것을 보면서 일본사회에 대한 피스보트의
기여도를 실감했다. 무엇보다 피스보트의 힘은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힘이었다. 통역, 업무지원 등으로 참여하는 20초중반의 자원활동가들이
피스보트에 강한 결속감을 가진 자산이 되고 피스보트를 안팎으로 강화해 가는 실질적 힘이었다.

물론 피스보트를 탈 수 있는 사람들은 아주 제한적이다. 아무리 부유한 일본이라 해도 서민들이 접근하기는 힘들 것 같다. 또
크루즈 여행 자체가 아주 반환경적이기도 하여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면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 시민단체의 시민 속으로 들어가 시민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은 다른 측면에서 보여주는 일본 시민사회의
생생한 저력이라고 생각했다.

홍콩의 구룡공원-도심속에 있는 공원

일본의 청년들과 베트남의 청년들의 문화교류후
작별인사하는 모습

베트남의 주요 교통수단은 오토바이와 자전거이다.
시내로 보임직하는 도로에 차가 보이지 않는것이 이색적이다.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위법을 반대하는 2만명규모의
가두행진의 모습-피스보트 활동가들과 승객들

가두행진전에 집회장 모습

이날 피스보트의 일반승객은 대략5백명가량이었다.
지금은 지구화를 주제로 한 지구대학의 강의모습

글,사진: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김연지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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