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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과 코드가 다르다

근현대사를 보면 국책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명분으로 공권력을 동원한 사례는 다반사였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고 정당성이 떨어지는
정책 결정을 국가 폭력으로 밀어 붙였던 방식은 오랜 권위주의 정권에서 수도 없이 경험하고 목격했다. 그래서 이번 부안 핵폐기장 반대
시위 강경 진압도 노무현 정부가 아직까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물이 빠지지 않아 국가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는
참여 정부의 공권력 행사는 항상 정당하다고 착각해서 국책 사업을 가로막는 사회 불안 세력에게 예전처럼 강경 진압을 지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큰 기대를 버리고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참여 정부가 과거 정권과 다르지 않아도 별로 실망하지 않는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권위주의 정권에서조차 한 적이 없는 해괴망측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 근거도 분명하지 않는 핵폐기장 지역지원금을
주민들에게 직접 현찰로 나누어 주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앞장서서 군수가 지역지원금을 주민에게 직접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법률
개정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핵폐기장을 찬성하진 않지만 수억원을 준다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핵폐기장 유치를 받아들인 위도 주민들이 손에
현금을 쥐어주지 않으면 생각을 바꾸려는 기미가 보이자 참여 정부가 나서서 하는 짓거리이다. 최초를 좋아해서 생각없이 벌린 일이라면
너무 치명적인 실수이다. 상식적으로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지역발전을 위한 시설이라고 텔레비전 광고, 신문 광고를 내면서 막대한 지역지원금을
내건 것 자체도 말이 안되는데 핵폐기장 예정지 주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3-5억원을 주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거리이다. 보수
언론조차 나서서 지역지원금을 주민들에게 직접 주려는 졸속 행정은 앞으로 사회 분열 현상을 심화시키고 공공사업의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비판한다. 그런데 이런 짓거리는 훨씬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 10년 전에 이정전 교수가 장기 거래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신체 장기를 사고 팔고 그래서 범죄까지 생기는데 나중엔 이것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바로 정신적 가치를 돈으로 사고 파는 것이다. 우정, 사랑, 믿음, 양심 같은 것들이 돈으로 거래되는 세상, 과연 살 맛이 남을까?
살 가치가 남을까?” 최열 환경연합 대표는 지역개발이 주는 환상을 가르켜 ‘자본주의의 독침’이라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독침을
맞고 나면 환경의 가치, 생명의 가치엔 눈이 먼다는 것이다. 심지어 생명을 기르던 농사꾼에서 관광 휴양시설의 잡부로 전락하는 자신들의
운명조차 보지 못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나서서 돈으로 양심과 희망을 거래하려고 한다. 부안에 핵폐기장을 강행하기 위해서 정신적 가치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사고 파는 짓거리를 노무현 정부가 하려고 한다. 양심의 반대를 억누르고 위도 주민들은 희망을 돈과 맞바꾸려고 한다. 육체와
생명을 사고 파는 현실도 개탄스러운데 영혼까지 사고 파는 세상을 정부가 부추기다니. 한수원 관계자들조차 원전 부지별로 임시저장고를
확장하면 중저준위 폐기물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중저준위 핵폐기물 포화 주장은 임시저장고를 지금처럼 둔다는 전제에서 나온다)
왜 참여 정부가 잊혀지는 국가 폭력을 되살리고 전례없이 영혼을 사고 파는 짓거리를 서슴지 않는 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노무현과 코드가 맞다는 이들이 가까이 있어서 엉겁결에 나도 노무현 지지층 변두리에 속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말한다. 노무현과 나는 코드가 다르다. 아무리 코드를 맞추려고 해도 자본주의의 독침으로 영혼을 마비시키는
짓을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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