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바람과 태양이 머문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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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처음 찾은 나는 마치 자연이 주는 선물을 찾아 보물찾기를 하는 어린아이마냥 설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보물을 지금은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에너지시민연대의 주관으로 ‘2003 에너지시민연대 에너지절약을 위한 실무자 워크샵’이 제주도에서
열렸다. 전국의 여러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관계자들 약 5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다른 해 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였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자연이라는 살아있는 느낌과 호흡으로 가늠되는 상쾌한 공기, 푸르고도 싱그런 자연은 약간의 비를 부슬부슬
뿌리며 공항에서부터 우리를 반겨주었다.

비자림나무 숲 속 숙소에서 강의가 시작되기 전 워크샵의 소책자 제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바람과
태양이 머문 발자취” 오호라! 난 이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최봉석 교수님의 ‘에너지관리 기본법 제정의의 의의’와 민만기 처장님의 ‘에너지세제의 개편방안’에 대한 강의로 교육일정을 시작했다.
최근에 ‘에너지’가 하나의 법적 용어로 법적, 제도적 영역에 포섭된 것은 그만큼 에너지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사회에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어 석광훈 정책위원장의 ‘한국의 전력수급상황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평가와 전망까지 에너지
관련 전문가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에너지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과 지식을 살펴보고,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공유하며 토론하는
많은 배움의 시간이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질때 즈음 우리들은 비자림 잔디밭에 모두 맨발로 서서 온몸으로 공동체놀이를 통해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알아가며 그동안의 피로함을 털어버리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날 아침,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북제주군에 위치한 행원단지로 출발하였다. 검은돌, 많은 바람, 푸른 바다. 붉은 흙…
차창 밖 모든 풍경이 지극히 제주도만의 고집스런 특색이 느껴졌다. 멀리서 바람개비를 늘려놓은 듯한 모형들이 눈에 띈다. 차에서
내려 뛰어가 보았다. 넓은 벌판에 우뚝 솟아 바람을 따라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
발전기
. 풍력발전은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 매우 적합한 전력공급설비로 친환경적인 무공해 청정에너지이다. 이 발전기
한 대가 200가구에서 쓸 전기를 생산하고, 행원단지는 제주지역 전체소비전력의 1%를 차지한다. 앞으로는 전역으로 더욱 확대
보급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서 봉계의 LFG발전소를 찾아가보았다. LFG(Landfill Gas)는 쓰레기 매립가스 발전소로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놀랍게도 소중한 에너지자원으로 변신을 하는 곳이었다.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인데,
역시나 주위엔 온통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여있고, 견학 내내 오묘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지만, 지극히 자연스러운 냄새라고,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냄새라고 생각하니 기쁜 마음으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배고픈 점심시간, 제주의 명물이라는 고등어조림을 맛있게 먹고, 농업기술원에 있는 대규모 태양열활용 단지를 찾아갔다. 역시나
자연 그대로의 태양으로 대규모 계간축열기술을 이용한 태양열 시스템이다. 이곳은 200평 규모의
온실과 400평 규모의 사무실 난방열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보온병 원리와 비슷하게 집열기 내부에 물이 들어가 데워지면 축열조에
열을 저장하여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행원단지보다 작은 규모지만 신재생에너지복합단지인 월영단지를 찾아 또다시
아침의 행원단지에서 느꼈던 감동을 재확인했다.

오후 늦게 이상훈 국장님의 ‘에너지 전환의 현장을 찾아서’란 주제의 강의에서 몇 가지 슬라이드를 보았는데, 독일의 일반주택이나
건물들이 태양열을 이용한 모습들이 자주 보였다. 독일은 유럽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주도하고 에너지시스템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재생가능에너지가 일반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윤순진 교수님의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각국의 입장’이라는 강의로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생존의 위험을 받고 있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 대응방향, 기후변화협약
등에 관해 열띤 강의를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이 사실이다. 언제까지나 반생명적인 핵에너지를 쓸 수 없는 것이고, 언제까지나
석유, 석탄, 가스와 같은 연료들을 쓸 수만은 없다. 또한 이러한 에너지정책 구조에 따른 부작용들이 현재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얼마 전 일어났던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자원은 유한한데 이를 차지하려는 나라들간에 생겨나는 갈등으로
발생한 참사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들을 인류에게 안겨주었다.

현재의 에너지 문제들에 대해 이제는 이를 대신 할 빈자리를 채워줄 대안을 제시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적극적인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것은 고갈될리 없고, 친환경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인 자원이고 인류와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지켜줄 수 있는 열쇠이다.

3일간 교육을 너무나 열심히(?) 하는 바람에 정작 제주도 푸른바다를 맘놓고 바란본 건 출발하기 전 30여분간이었다. 잠시
바라본 제주 앞바다의 모습은 고운모래와 검은 바위, 아름다운 바다색 모두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제주도에서 말로만 듣던 재생가능에너지단지를 실제로 둘러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풍력과 태양열, LFG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체계를 대신할 재생가능에너지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나니 힘이 마구마구 솟았다. 오랫동안 땀흘린 결과임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각인한 것이다.

“태양과 바람이 머문 발자취에는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선물이 있었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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