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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위기의 본질 – 북핵문제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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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진

환경운동연합 반핵위원회 위원, 전주대 법정학부 교수

1993년과 94년에 주일 미국대사관이 ‘일본의 플루토늄계획’이라는 비밀문서를 본국에 보낸 적이 있다. 이 문건에는 ‘일본은
핵무기로 이용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하려고 한다. 경제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이 왜 그렇게 많은 플루토늄을
가지려하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적혀있다.

현재 일본은 핵무기 4천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30톤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프랑스,
영국, 중국, 이스라엘, 인도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모두 합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아츠유키 스즈키 일본 원자력에너지위원회
자문관은 일본이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일본이 핵무기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불과 며칠의
기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본의 현실은 미국의 핵 비확산 정책이 허구임을 보여주는 좋은 실례이다.

일본이 실질적인 핵무기보유국가가 될 수 있었던 근원은 원자력발전 그 자체에 있다. 원자력발전은 그 속성상 핵무기개발과 분리되어
취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일본은 현재 원자력발전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원전에서 나온 핵연료를 유럽에서 재처리하여 플류토늄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고, 자체적으로 플류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원자력의 이용은 애초 핵무기제조라는 군사적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여기에 상업적 이용으로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1953년 미국
아이젠하우어 대통령이 UN에서 행한 ‘평화를 위한 원자’라는 연설을 통해서였다. 그 동안 핵무기개발에만 적용되던 기술을 전력생산의
상업적 용도로도 이용하자는 이 선언은 실상 미국이 핵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관련 기술의 선택적 제공을 통해 다른 나라의
핵에너지이용을 통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당시 핵무기우위를 바탕으로 소련의 재래식전력을 압도하려던 미국의
자국내 핵무기 양적 팽창정책이 배후에 숨어있었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원자력발전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지만 동시에 각 나라의 핵무기 개발잠재력은 빠르게 성장하였다. 한국도 이러한
배경 하에서 1955년에 ‘원자력협정을 체결한 이후 지금은 원자력발전량이 세계 6위에 이를 만큼 핵시설과 기술이 크게 발전하였다.
군사정부 하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던 한국의 원자력개발이 핵무기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 핵문제를 놓고 북미간의 긴장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티콕회의를 계기로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팔을 걷어 붙였다. 북핵문제는 북미간 갈등이기 이전에 한반도문제이기 때문에 한국이 당사자로서 문제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단 우리정부의 노력에 의해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지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현재 검토되고 있는 방안이 모두 ‘어떻게 하면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느냐’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고 다시 감시를 받는 것으로 핵위기의 본질이 해결되는 것일까?

지난 50년간 원자력발전을 통해 생성된 플루토늄의 양은 260여톤으로, 이는 군사용으로 생성된 플루토늄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군사용 플루늄의 축적량은 계속 감소해 가는데 반해 앞으로 10년도 못되어 상업용 플루늄은 축적량이 400톤에 이를 전망이다.
플루토늄은 표준 화학공정을 이용하는 시설을 갖춘 실험실이면 어디서든 추출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한 실험용 규모의 MOX가공
공장에서 10kg의 플루토늄이 도난당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 핵에너지의 세계적 이용이 현재처럼 지속되는 한 어느 국가나 테러집단이든
핵무기를 보유할 잠재성은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막는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도 절대 필요한 전제조건이며 이 문제는 하루빨리,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장포기를 선언한다 해도 그것으로 핵위기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세계가 핵에너지를 대규모로
이용하고 있는 한, 국제적 감시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핵무장은 언제든지 다시 시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북한뿐 아니라 일본 등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문제해결의 본질은 위험하고
비경제적인 핵에너지의 이용에서 탈피하는 것이며, 이 것이 바로 핵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핵무기 보유국이면서 압도적으로 많은 핵발전량을 지니고 있는, 핵문제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국가이다. 북한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기 이전에 핵에너지를 둘러싼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고 스스로 변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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