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에너지전환의 현장을 찾아서–독일⑤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독일과 스위스의 접경지역. 보덴제(Bodensee)라는
아름다운 빙하호에는 무수히 많은 요트와 유람선이 떠 있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태양보트였다. 그리스신화의 태양신 이름을
딴 헬리오(Helio)라 이름붙여진 이 태양보트는, 보트에서 필요한 모든 전력을 태양전지로 충당하고 있다. 총 4.2kW
용량의 태양전지가 설치되어있고 조용히 미끄러지면서 최대 12km/h의 속도을 낼 수 있다. 최대정원 50명에 25대의 자전거를
태울 수 있는 규모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독일에 있는 태양에너지 배 중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한다.

보덴제에 인접한 인구 20만의 징엔(Singen)이라는 도시가 있는데, 최근 이
주변에선 조용하면서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에 기반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그것이다. 마을 곳곳에
작은 개울을 이용한 소수력 발전기가 설치되고 있으며, 산 능선에서 돌아가는 3대의 풍력발전기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한
시에서 운영하는 바이오가스시설에선 농가와 채소상에서 배출되는 지푸라기와 과일찌꺼기, 채소찌꺼기 등을 발효시켜 나온 가스를
이용하여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서 생산된 열로 지역 수영장의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열대 식물원을 연상하게 하는
보덴제에 있는 독특한 관광지인 마이나우 섬에서는 7년 전 만해도 각종 건물과 대형 유리온실의 연료로 석유를 이용했는데 현재는
섬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가스와 나무찌꺼기를 이용한 열병합발전과 태양열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는데 태양광발전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섬의 모든 에너지를 자립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졸라콤플렉스(Solar Complex
GmbH)가 있다. 2000년 9월 29일 설립된 졸라콤플렉스는 유한회사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주주는 약 70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2,500 유로화(약 2,750,000원) 주식 1주씩을 갖고 있다.
3명이 근무하는 졸라콤플렉스는 일종의 지주회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졸라콤플렉스가 직접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발전, 소수력발전, 바이오가스플랜트 등 세부사업에 대한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졸라콤플렉스는 자회사 관리와
컨설팅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각 자회사는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주주를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졸라콤플렉스는 왜 시민단체가 아니라 유한회사의 형태로 설립되었을까? ‘NGO의 한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건장하고 강인해
보이는 졸라콤플렉스의 사무총장 뮐러씨가 막힘없이 대답을 한다.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기 설치, 풍력 발전단지
건설 등의 사업을 진행시켜야 하는데,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시민단체는 은행의 융자를 받고 출자금으로 모으고 수익을
배분하는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94명의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한 첫 사업은 시민 태양광발전기 건설이었다.
프리드리히뵐러 고등학교(Friedrich-W hler-Gymnasium) 옥상에 18 kWp 용량의 태양전지를 깔아 전기를
생산하여 전기회사에 팔고 그 수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뮐러씨는 예술가이면서 스스로 에너지전환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200 년 된 옛집을 고쳐 에너지 절약 건물로 탈바꿈하였다. 에너지를 적게 쓰거나 나아가 잉여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건축이
중요한 이유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 못지 않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에너지전환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건물에너지 절약에선 단열이 가장 중요하다. 그의 집은 종이를 재활용한 셀룰로오즈 단열재를 35cm 두께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리창 또한 아르곤이 채워진 삼중유리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붕에는 6kW 용량의 태양전지판이 있는데, 연방정부가
실시한 10만지붕 태양광 프로그램에 따라 1.9%의 저리 대출을 받아 설치했다. 또한, 태양열 집열기를 설치해 열의 일부는
옆집과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연료로는 나무를 이용하는데, 약간의 돈을 주고 근처 산간의 못쓰는 나무를
베어다가 사용하고 있다. 다른 회원 렐링씨가 살고 있는 자연형 주택은 에너지소비가 더욱 적었다. 창이 많은 그 집은 5cm
삼중유리를 쓰는 등 단열을 더욱 철저히 하고 집 둘레에 관을 묻고 그곳을 통해 공기를 흡입하여 냉난방에너지를 크게 줄였으며
난방과 온수용 태양열집열판을 설치하였다. 빗물을 받아 쓰는 설비까지 갖춘 아름답고 쾌적한 자연형 주택을 짓는데 필요한 건축비는
일반 건축비보다 겨우 10%가량 더 든다고 하니, 에너지절약형 건축은 결국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건축주의 의지가 문제인 셈이다.

징엔의 현재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비율은 7∼8% 가량 되고 이는 현재 독일 평균과
비슷한수준이다. 그런데 졸라콤플렉스는 징엔 지역의 에너지 수요와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을 자체적으로 조사해 징엔지역에서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쓰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원대한 포부와 계획을 세워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현실적인 유토피아’ 라고
불리는 이 계획에 따르면 2030년 징엔지역에선 석유, 석탄, 원자력 등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기억 속의 에너지로 사라지고
풍력, 소수력, 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 것은 함께 치밀하게
계획하여 과감하고 자신있게 하나 둘 현실을 변화시켜 온 그들의 실천을 보았고 확신에 찬 표정과 목소리에서 에너지전환을 향한
그들의 굳은 신념을 읽었기 때문이다.

▲ 야채쓰레기를 발효하여 가스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플랜트
▲ 뮐러씨의 에너지절약형 주택
▲ 징엔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형 수력발전기(2kW)
▲ 졸라콤플렉스에서 학교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전지판
admin

admin

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