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후변화 활동소식

에너지전환의 현장을 찾아서–독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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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헤르만스 도르퍼 생태순환농장(이하 헤르만스)은 1976년 설립되었다.
창업자인 슈바이스브루스(Schweisbru )는 독일서 가장 큰 소시지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인이었다. 생태적·분산적 농업방식에
관심이 있던 그는 결국 소시지회사를 스위스 기업인 네슬레에 팔아, 그 자금을 바탕으로 생태순환농장을 시작한 것이다. 이 농장의
모토는 ‘부드러운 생산’이다. 경제적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리며 생산활동을 하고, 물품의 생산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생태적 삶을 가꾸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바이에른의 명물인 마이바움. 솟대에는 그
지방의 중요한 직업이 그려져 있는데, 마을 간에 솟대를 가져가는 일도 있다
헤르만스 도르퍼 생태순환농장을 안내해 주고
있는 총지배인 젠켄베르그 씨

농장에서의 에너지 이용

농장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 자체 생산해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최대이용량(peak)을 각 계절별로
분산시켜 발전설비의 용량을 줄여 나갔으며, 가축의 분뇨, 농산물의 쓰레기등도 비료화·연료화 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농장에는 80kWh급 열병합 발전기가 세대 가동하고 있다. 열병합 발전기는 발전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발전방식이다. 이 열병합 발전기에서 생기는 열을 이용하여 여름철에는 농산물을 건조하고, 겨울철에는
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경제적인 사정으로 겨울철에 한해 열병합 발전기 2대만 사용하고 있다. 가스를 이용해 열병합
발전기를 돌리는 것보다, 농장이외의 지역에서 만들어진 생태적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바이오가스 시설도 있는데, 축사에서 나오는 가축의 분뇨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설치되었으며 용량은 60kWh급이다. 여름철에는
바이오가스 시설만 이용하고 있다.
풍력발전을 시도했으나 바람이 적어 실패했고, 현재는 지붕을 빌려주어 태양광발전을 하고 있다.

생태순환농장의 농업
헤르만스 농업의 기본 철학은, 땅에서 필요한 양분을 얻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땅으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비료와
농약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양의 상태가 중요하다. 헤르만스에서는 지속가능한 토양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8년을 주기로 경작하는 것이다.

먼저 첫 해에는 농지에 클로버를 심는다. 토양 안정화를 위한 작업이다. 둘째 해에도 클로버를 심는데, 둘째 해에 생산되는 클로버는
전량 외부에 판매를 한다. 셋째 해에는 겨울밀을 재배하고, 그 다음해에는 라이맥(독일서 자라는 보리의 일종)을 재배한다.
다섯째 해에는 콩을 재배하고, 여섯째 해에는 옛날 자연밀을 재배한다. 일곱째 해에는 귀리, 완두, 보리 등을 혼합해서 재배하고
마지막으로 여덟 번째 해에는 귀리만 재배한다. 마지막해에 귀리를 재배하는 것은 토양을 청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생태농업은 토양을 분석하기보다는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으며 농사를 짓는다. 그리고 밭에는 최소한의 가축분뇨만 투입하여, 땅에서
나온 것이 다시 순환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 관행농업의 경우 4년을 주기로 경작하고 있는데, 수확량을 보면 8년 주기 경작법이 관행농법에 비해 30∼35% 적게 생산되나,
생산품의 질에서는 월등히 앞선다고 한다.

헤르만스도르퍼 생태순환농장의 축산업
전에는 여러 종류의 가축을 길렀으나, 현재는 경제적인 문제로 돼지만 키우고 있다. 헤르만스에서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러 종류의
가축을 사육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여러 종들이 어울려 있어야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헤르만스에서는 돼지우리 곳곳에 사람과 돼지들이 어울려 있는 그림을 그려 놓고, 돼지들이 맘대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돼지들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 존중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다른 농장과 구별되는 것 중 하나가 도살장인데, 한 마리씩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데 반해 헤르만스에서는 함께 어울리던 돼지무리를
한꺼번에 데리고 간다. 도살장 옆에 있는 우리에서 함께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래야만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적게 받기 때문이다.
도살은 한 마리씩 이루어지는데, 다른 돼지들이 영향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리프트를 이용해 돼지를 이동시키고 격리하여 도살한다.
또한, 헤르만스에는 도살장과 소시지 생산라인이 함께 있는데,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갓 잡은 돼지고기로 소시지를 만들기 위함이다.

헤르만스도르퍼 생태순환농장 돼지우리에 그려놓은
그림. 사람과 돼지가 어울려 있다
돼지우리 지붕에 설치된 태양전지

헤르만스도르퍼 생태순환농장의 운영
농장에 종사하는 인원은 농업생산, 가공, 판매 전 분야에 파트타이머 30명을 포함해 총 1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헤르만스 안에는
주거시설이 있음에도 대다수의 인원은 농장 이외의 지역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는 주거와 일자리와의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함이다.
헤르만스 안에 있는 주거시설에는 농장 이외의 지역에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농장 곳곳에 예술작품을 전시하여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고, 작업장 어느 곳이나 커다란
채광창을 두어 자연과 벗하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았다.
헤르만스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일절 방부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망이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농장은 뮌헨 근교 글론(Glonn)에
위치하고 있고, 판매점은 뮌헨 시내 7곳과 농장 직영점 등 총 8곳에 불과하다. 판매점을 직영하는 이유는 슈퍼마켓과 같은 현행 판매구조에서는
값은 저렴하며 품질은 좋은 제품을 요구하고 있으나, 그런 제품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요 판매물품은 고기, 고기 가공식품,
빵, 치즈 등이며, 헤르만스 제품의 판매가는 일반 제품에 비해 40∼60% 비싼 편이다.
우리 일행을 안내해준 총 지배인 젠켄베르그 씨는 “차량의 경우 가장 좋은 악세사리와 가장 질 좋은 연료를 사용하면서, 사람이
먹는 식품은 그러한 고려가 없이 화학약품과 첨가물이 들어있는 값싼 것들을 먹고있다”는 뜻있는 충고를 해 주었다.

헤르만스 도르퍼 생태순환농장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 생산량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있지 않고, 사람들이 맘 편히 일하고, 또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농축산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은 정말 대단했다.
토양이나 기후가 한국과 달라 헤르만스의 경작방법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농장을 경영하는 기본 생각만큼은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글 : 에너지대안센터 간사 염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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