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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을 가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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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호수도 일해야 한다’
구 소련시절 독재자 흐루시초프의 말이다. 러시아인들에게는 ‘성스러운 바다’로 받아들여지는 바이칼 호수도 국가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 당시의 정서였다. 경제적·군사적 목적이라면 바이칼 호수를 어떤 식으로든지 이용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이기도 했다. 이 말은
특수 셀룰로스를 생산해내기 위한 펄프·제지공장을 바이칼 호수 주변에 세우기 위해 나온 것이다.
1959년 소련 정부의 결정에 따라 호수 남부 바이칼스크에 세워진 펄프·제지공장은 40년이 넘은 오늘날까지 가동되고 있다. 바이칼
호수의 남부가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염이 심하고 야생이 제대로 보전되고 있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공장이
세워지게 된 이유가 냉전의 산물이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당시 소련 공군은 바이칼의 광물질이 거의 없는 깨끗한 물과 시베리아 소나무의 펄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나오는 셀룰로스가 아주 단단하고 질겨 제트기 타이어의 재료로 적합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었다. 호수의 오염은 당연히 예상되었던
것이었지만, 미국의 플로리다에서도 이와 같은 셀룰로스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소련 정부가 이 사업을 미룰 만한 명분은
전혀 되지 못했다. 당시 소련과 미국의 군사력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냉전의 분위기를 미루어보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구 소련시절부터 일찌감치 환경운동이 불붙은 곳도 이곳이다. 애초의 계획단계에서부터 말없이 복종만 해오던 많은 사람들이 바이칼을
지키기 위해 시위를 하며 항의를 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의 주장이 제대로 받아들여졌을 리는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1987년에
바이칼을 보호하는 법령을 제정, 벌목을 금지하고 공장의 오염도를 줄이도록 재설계하라는 포고를 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7년부터 호수에 나타난 현상은 법령의 포고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었다. 97년, 98년, 99년 3년에 걸쳐 연속으로
네르파가 대량 집단사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사인은 호수의 화학적 오염에 의한 면역력의 심각한 약화였다.
이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네르파는 속수무책으로 죽어갔던 것이다. 화학적 오염은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폐기물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네르파 감소의 또 다른 이유 하나는 상업적 사냥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두 가지 이유가 모두 인간에 의한 것이다(최근 러시아 그린피스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정부에서는 사냥허용량을 연간 1천마리로 제한했다고 한다).
비단 이 사례는 구 소련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걸어온 길이 이처럼 한 치 앞을 보지 못하고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 자연을
착취해 온 사례가 너무 많다. 인류의 생각이 여기에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구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될 것이고 그럼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그리고 인류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이 아닌가.
‘바이칼 호수가 일할 의무는 없다’

이르쿠츠크 시내에 있는 스파스카야 교회(구원교회). 동시베리아에서
최고 오래된 석조건축물로 알려진다. 이곳의 종교는 러시아정교가 다수이고 몽고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가 소수 존재한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중심지 올혼 섬에 있는 성소 부르칸(Burkhan)
바위
샤먼의 의례가 끝나고 순례단은 고천제(告天祭)를 올렸다. 염원은
각기 다르지만 간절한 마음은 같았을 것이다. 순례단 대형(大兄)들의 삼배
바스트우르구진 자연보호구역 내에 있는 장승 중 하나. 우리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과 흡사한 신앙이다
고전적인 아코디언을 들고 가든파티에 나타난 우리의 운전기사 세르게이의
노래하는 모습. 러시아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선곡으로 아르샨의 밤을 수놓았다
아르샨으로 가던 길에 있는 주유소 화장실의 담벼락. 하지만 깔끔한
기호와는 달리 화장실 내부는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몽골 테렐지 국립공원에 있는 전통가옥 겔(gel). 유르트(yurt)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이는 카자흐스탄의 명명이므로 몽골식인 겔로 부르는 것이 맞다. 광활한 초원과 드넓은 하늘, 다양한 야생화 등
전형적인 몽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으스름한 저녁 지나던 시골 길가에서 만난 몽골의 어린 소년.
아주 어릴 때부터 안장도 없이 그냥 말을 타기 시작하는 몽골 사람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로 말 잘 타는 민족이다
아르샨으로 가는 길. 풍광 좋은 곳에 순례단원이 모였다. 뒤로
보이는 것은 샤이안 산맥으로 우랄산맥과 이어지는 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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