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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울 습지의 수리부엉이는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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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석불암에서 내려다본 부처울 습지 전경 ⓒ환경연합 정나래



2010년 봄과 여름, 남한강은 24시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의 굉음이 흘러 다녔습니다. 우리가 작년 기계음을 들어가며 발견했던 새들 중 하나인 수리부엉이의 청력은 사람의 2.4배에 달한다고 하니 사람의 귀에도 크고 괴로웠던 기계음은 벽도 없는 둥지에 깃든 크고 작은 새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겁니다.



부처울 습지는 이천을 거쳐 흘러온 복하천과 남한강이 합수하는 지점에 형성된 여주군 흥천면 계신리의 작은 습지입니다. 복하천 우안으로는 버드나무 군락이 빽빽하게 자라고 복하천의 좌안에서 남한강 좌안으로 이어지는 산지에는 소나무 군락이 함께해 그곳에 자리 잡은 작은 암자인 석불암과 함께 조용한 경관을 이룹니다.




(좌) 2010년 5월 부처울 습지 일부는 준설공사와 함께 잘려나갔다. (우)2011년 모래톱이 없어진 부처울 습지 ⓒ환경연합 정나래




2010년 5월 부처울 습지의 수리부엉이 ⓒ환경연합 정나래





작년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던 소나무 숲. 한참을 찾았지만 결국 수리부엉이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환경연합 정나래



조용해 보이는 겉모습 속에 부처울 습지는 다양한 생명의 소리를 품어왔습니다. 모래강변과 모래톱 위를 종종거리던 도요물떼새들과 할미새, 날렵하게 날아다니던 쇠제비 갈매기, 물풀줄기 사이로 오색선명한 빛을 보이던 물총새는 부처울에 다가가는 이들에게 작은 보석과도 같았습니다. 사람 발소리에 놀라 푸드덕 나는 꿩의 소리에 오히려 우리가 놀래기도 했고 모래강변에 펼쳐진 새와 너구리, 오소리 발자국을 따라가다 우연히 물떼새가 자갈돌마냥 알을 낳은 둥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5월 발견된 부처울 습지 복하천 하류 모래강변의 흰목물떼새. 모래강변과 함께 물떼새의 지저귐도 사라졌다. ⓒ환경연합 정나래



풍부한 생태계 속에는 맹금류들이 있기 마련. 작년 이맘때 부처울 습지에는 수리부엉이가 새끼 두 마리를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강가 소나무 숲 군데군데 토해 놓은 먹이흔적을 따라가다 발견한 수리부엉이는 새라기 보단 커다란 인형이 앉아있는 듯 했습니다. 말이 새이지 몸길이 60cm 이상에 두 날개를 편 길이가 2미터에 달하는 대형 조류인지라 수리부엉이가 머리 위로 날아오르면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피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작은 고라니도 잡아먹는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맑은 남한강이 있었기에 여러 가지 조류와 소형 포유류들이 깃들 수 있었던 부처울 습지가 작년 그 소음과 삽질 뒤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했습니다. 5월 말 찾은 부처울은 비온 뒤 충주댐 방류로 수위가 높아져서인지 몇 달 간 계속된 준설 탓인지 모래톱과 모래강변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곳을 종종거리는 어떤 새들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왜가리와 백로 몇 마리만 눈에 띄고 개개비와 뻐꾸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복하천 합수부에 새로 만들어진 접안시설. 여기에 어떤 배가 다닐런지. ⓒ환경연합 정나래




부처울 습지와 복하천 하류 등 세 지점의 수질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예정이다. ⓒ환경연합 정나래



4대강 공사과정 중에 부처울 습지의 버드나무 군락 자체는 다행히 무사할거라 합니다만 남한강의 본류가 준설되고 맞은편 식생은 다 밀려 멀건 사면으로 변했습니다. 복하천 합수부의 한쪽은 새로 낸 넓은 길과 무슨 목적인지 모를 접안시설이 들어섰습니다. 이런 공사과정을 겪으며 부처울은 작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던 석불암 위로 올라가 먹이흔적을 찾아보았지만 그 역시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의 소음에 시달려 올해는 이곳을 찾지 않았을지, 그렇지 않다면 그저 우리의 눈에 발견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새끼를 기르며 소나무 숲 좀 더 깊은 곳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기를 바래봅니다. 그래서 이달에는 또 한 번 그 날갯짓에 두근댈 수 있었으면 합니다.







풀숲에서 발견한 둥지. 일명 뱁새,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이다. ⓒ환경연합 정나래



수리부엉이와 멧토끼가 뛰던 숲속에서 유일하게 우리를 반긴 다람쥐 ⓒ환경연합 정나래




물이 고여 있는 부처울 습지의 버드나무 군락 안쪽 ⓒ환경연합 정나래




복하천과 남한강 합수부에 설치된 멸종위기 보호종 안내판. 발견해서 연락한들 서식지를 보호해줄리 없다는 것을 지난 1년 4대강 현장을 돌아본 이들은 안다. ⓒ정나래




복하천과 남한강 합수부. 계속되는 준설작업에 흙거품이 떠다니고 있다. ⓒ환경연합 정나래




부처울 습지 맞은편은 본래의 식생이 전부 밀리고 일정한 경사면으로 다져졌다. ⓒ환경연합 정나래




2011년 5월 27일 부처울 습지의 상류에 위치한 여주보 공사현장. 옆으로는 홍보관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공사현장이 있다. ⓒ환경연합 정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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