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27일, 새만금의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환경연합 마당에 모였습니다. 생명의 땅인 새만금 갯벌을 식량안보며 국토확장이라는 목적으로 매립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었지만 이를 대다수의 국민들은, 지역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무한한 생명력으로 서해바다와 어민들을, 갯벌생물들을 키워온 새만금을 농지로 만든다는 계획에 국민의 65%는 반대했지만 결국 사업은 진행되었습니다.
내부 방수제 공사 이후 가속화된 패류 폐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새만금에는 아직도 어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2006년 갯벌에서 발견된 붉은어깨도요 사체에 인식표가 보인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차인환
새만금의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새만금 삼보일배의 시간들 ⓒ환경연합 박종학
2011년 봄, 새만금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철새 도래지를 찾는 새들로 가득하던 새만금의 봄의 정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내부 방수제 공사를 가속화하기 위해 방조제 내해의 수위를 급격히 낮춘 후 수문을 닫은 상태에서 이젠 새들도, 어민들도 삶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공사 후에도 보상은 보상대로 받고 조업은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업자측의 이야기만 믿고 사업에 찬성했던 주민들은 갯벌이 사라지고 바다가 변한 이제야 새만금의 생명력을 깨닫습니다.
2010년 초 방조제 도로가 개통되었고 정부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새만금에 국내외 기업들이 적극 투자하여 지역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며 새만금 간척사업을 “녹색”, “명품”, “글로벌”이라는 말들로 치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글로벌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산단 조성에 20조를 투자한다는 소식에 정부는 또 한 번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2011년 5월 25일, 우리는 다시 한 번 회화나무 마당에 모입니다. 70%를 농지로 만들어야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다며 새만금 사업 강행을 주장했던 이들에 대한 기록, 그들로부터 새만금을 지키기 위해 생명과 평화의 기도를 하며 삼보일배의 길을 걸었던 기록들을 다시 꺼내어 그간 새만금매립을 추진했던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거짓투성이였던 것인지, 그들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 것이었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난 10년의 기록을 다시 묻습니다. 그간 정부가 발표해온 빈껍데기 보도자료들과 지난 3월에 발표된 마스터플랜, 8년째 새만금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기록들을 새만금 사업의 완공을 얘기하는 2020년에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부터 새만금을 다시 이야기하려 합니다.
새만금에는 여전히 생명과 평화를 바라는 사람과 갯벌생물들과 새들의 삶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