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잔점박이 물범의 안식처, 가로림만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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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점박이물범을 아시나요?



바다표범과 중에서 가장 작은 잔점박이물범은 몸 길이 1.4m, 무게 90kg로 둥근 머리에 아주 작은 귓바퀴가와 몸 옆과 등에 크기와 모양이 불규칙한 검은 반점을 가진 귀여운 모습의 잔점박이 물범은 천연기념물 331호에 멸종위기 2급인 법정보호종입니다.




60년대까지는 고리무늬물범이나 흰띠박이물범같은 멸종위기종 물범들이 동해안에서 회유하는 것이 발견되곤 했지만 이젠 백령도 등 서해에서 300여 개체 발견되는 잔점박이 물범만이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물범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백령도 이외에 또 한 곳의 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가로림만 내해에서 발견된 잔점박이 물범 ⓒ서산태안환경연합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주민들은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오래전부터 마을 앞에서 물범을 보아왔다 하십니다. 물개인지 물범인지도 몰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여름이면 마을 앞 바다 모래등에 앉아있는 물범들은 주민들에게 익숙한 존재였습니다. 그 옆을 배를 타고 오가며 조업을 했고 물범이 올라앉은 모습을 보며 갯벌에서 낙지를 잡고 바지락을 캤습니다.




그렇게 잔점박이물범의 삶터이자 서산 어가인구 90% 주민들의 삶터인 가로림만은 이젠 영종도 공항 건설과 새만금 방조제 등 갯벌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으로 인해 몇 남지 않은 서해 생명의 산란터입니다. 가로림만의 가치는 바다와 서해 어민들의 생명, 생존권이기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이런 가로림만이 허술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가로막힐 위기에 있습니다. 현재 서산지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을 잇는 2km 방조제를 건설해 96㎢ 면적의 물을 가두어 연간 950G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발전소를 2012년 착공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500MW 이상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2%를 채워야 한다”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도입하면서 조수간만의 낙차를 이용하는 조력발전을 신재생 에너지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탄소 저장 능력 및 해수 정화 능력을 가진 갯벌, 즉 해양 습지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 시점에 갯벌을 막아 만드는 조력발전 방조제는 친환경 에너지, 또는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라 볼 수 없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가로림만 갯벌 ⓒ서산태안환경연합




갯벌환경 변화에 따라 감소하는 생물 서식지는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사업을 추진하는 이들은 말합니다. 고소득 어종 등 양식장을 조성하면 어민들의 생활이 더 나아질 것이라며 주민들을 현혹합니다. 그러나 지금 주민들과 서해의 생물들은 지금에서 더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에게 가로림만 내해와 갯벌은 이미 최선이며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미 많은 갯벌들이 그런 번지르르한 얘기들 속에 사라져갔고 이제 잔점박이물범과 도요물떼새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고 어민들과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은 가로림만밖에 없습니다.




서해의 갯벌을 막아 어떤 목적을 달성하겠노라 했던 그 어떤 사업도 애초의 계획대로 실현된 적이 없다는 것은 사업비가 200배까지 늘어나면서 민자 유치를 위해 기존에 70%였던 농지조성을 산업단지로 바꾸고 있는 새만금이나 수질 악화로 인해 해수유통을 확대하고 매립을 포기한 시화호를 통해 충분히 보았습니다.




가로림만은 서산 어가인구의 90%가 삶의 터전으로 삼는 곳이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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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이면 가로림만에는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한다. 사진은 왕눈물떼새 ⓒ김신환




이곳에 깃든 소중한 생물들의 숨통을 끊고 어민들의 생존권을 앗아가며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결코 녹색에너지라 할 수 없음에도 서부발전(주)는 지난 4월 12일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를 강행했습니다. 사업 추진측이 만들어낸 보고서의 내용은 뻔했고 생물서식현황이나 갯벌면적 감소분, 안개일수 증가로 인한 농업 영향등은 모두 누락되거나 축소되었습니다.




주민공청회에 참여한 지역주민의 발언기회를 빼앗는 공청회 관계자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5월의 화창한 봄, 가로림만 어민들은 청와대와 정부청사 앞에서 일인시위에 나섭니다. 한창 조업에 나서야 할 바쁜 시기라 몇 차례가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라도 나서야 소중한 가로림만을 지킬 수 있을 거라 하십니다. 가로림만을 지키려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에 희망의 응원이 보태져 조력댐 건설을 추진하려는 이들의 의지를 넘어설 때까지 우리는 함께 합니다.




청와대앞 일인시위에 나선 서산태안환경연합 이평주 상근의장과 반대투쟁위 박정섭 위원장 ⓒ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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