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팔당의 생명은 우리가 지킵니다”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한일 시민조사단, 팔당 농민과 만나다
2월 27일 토요일, 한일4대강 조사단은 공식적인 현장조사를 위해 팔당에 모였습니다. <팔당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이하 팔당공대위)>와 함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팔당유기농지의 전반적인 위기상황에 대한 방송보도 내용을 동영상으로 시청한 후 팔당 유기농지가 올려다 보이는 팔당생명살림생협 옥상에 올라 팔당공대위 서규섭 집행위원장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팔당댐 이전부터 팔당에서 농사를 지어온 정종수씨가 4대강 사업과 팔당의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나래



유기농단지가 바라다 보이는 <팔당생명살림생협> 옥상에서 이어진
브리핑을 주의 깊게 듣는 참가자들 Ⓒ정나래



농민들은 벌써 8개월째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지 강제수용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우리 여기서 이대로 농사짓게 해 주세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벌써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경작 준비를 하고 있는 밭에 들어가 농민들을 들어내고 강제측량을 실시했습니다. 농민 30여명이 항의하는 목소리를 막겠다고 500명이 넘는 공권력을 투입했습니다.

이런 8개월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이젠 농민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봄바람이 연둣빛 새싹들을 깨우고 햇살이 살얼음을 녹이기 시작하면 농민들도 여름에 수확할 작물들을 파종해야 할 텐데 일부 농민들은 언제 강제 수용되어 철거될지 모르는 비닐하우스에 무엇을 심어야 할지 막막한데다 언제 또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측량이 이루어질지 몰라 계획을 세우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팔당, 생명의 가치를 만들어온 생활협동조합의 중요 생산지
두물머리 농경지로 이동하기 전에 조사단은 생협 매장에서 간식거리를 골랐습니다. 팔당의 흙과 강물을 먹고 자란 푸른 유기농산물은 이곳 생명살림생협 매대 뿐 아니라 수도권 30만 명을 비롯한 전국 생협 조합원들의 식탁에 오릅니다. 40여 년 전 한일 농업인들의 교류로 한국에 유기농업이 처음 뿌리내린 것이 지금 팔당유기농단지와 생협 조합원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것입니다.



팔당생명살림생협 앞에 두레생협 조합원들의 격려 글이 걸려있다. Ⓒ정나래



그런데 그 결실이 있기까지 여러 지원정책을 펼쳐왔던 정부가 한 순간에 손바닥 뒤집듯 팔당의 결실을 뿌리째 뽑아 없애려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에 알맞은 유기질 퇴비를 지원하고 2011년 팔당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하며 유기 농업인들을 격려해온 정부가 이제 와서 4대강 사업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농지자체를 불법 경작지로 왜곡하기도 하고 팔당댐건설과 수몰이라는 고비를 넘겨가며 4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농민들을 불법경작을 하는 범죄자로 내몰고 있습니다.




팔당은 새들의 쉼터입니다.
양수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북한강가에 큰고니 160여 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산세가 험해 습지발달이 적은 북한강 유역에서 진중리와 송촌리에 걸쳐 발달된 조안습지는 철새들의 중요한 쉼터입니다. 겨울에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와 큰기러기, 참수리, 흰꼬리수리가 찾아와 쉬고, 여름에는 쇠물닭, 백로와 왜가리들이 번식을 하는 곳입니다. 사철 내내 새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것은 농약에 오염되지 않는 농지와 강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새들을 볼 수 있지만 과연 4대강 삽질이 시작되면 내년에도 큰고니들을 볼 수 있을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큰고니와 큰기러기, 왜가리들이 강가에서 쉬고 있다. Ⓒ정나래


양수교 위에서 본 조안습지의 새들 Ⓒ정나래



팔당의 지친 도시민들의 쉼터입니다
유기농 하우스 사이 논길을 따라 두물머리(양수리)로 들어갑니다. 휴일이라 버스를 타고 온 가족단위 체험객들도 많습니다. 모두 함께 줄지어 논길을 걷는 동안에 강가에 떠 있는 물닭과 흰죽지가 보입니다. 꽁꽁 언 논에서 한창 달렸을 썰매들도 보입니다. 서울과 가까운 팔당 유기농장에 강바람과 초록을 찾아오는 체험객은 연간 15만 명에 이릅니다. 이 유기농지가 사라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팔당의 농민만이 아니라 그 작물을 소비하는 생협 조합원, 유기농장 체험객들 모두입니다.






논길 따라 걷는 두물머리 가는 길 Ⓒ정나래



두물머리 가는 길에 있는 연밭 Ⓒ정나래



두물머리에 농민과 함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두물머리에는 현재 수도권 4개 교구 신부님들이 매일 미사를 주례하고 계십니다. 인근의 프란체스코 수사들은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님께서는 2008년 촛불집회가 민주주의의 교육의 장이 되었다면 2010년 두물머리는 생명과 환경교육의 장이 될 것이며 4대강 사업은 분명 국민을 속이는, 우리의 강을 죽이는 거짓말 사업이라고 강조하십니다. 결국 그 강의 터전으로 사는 어민과 농민, 강에서 자연을 만나온 국민 모두를 희생양 삼는 국가의 폭력에 대항해 성직자들이 함께 하겠다 하십니다.



두물머리에서 매일 미사를 올리고 있는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 Ⓒ 정나래


현장 조사 첫 일정은 농민들과 함께한 점심식사로 마무리합니다. 우리의 현재 속에서 조사단이 어떤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팔당 농민들은 파릇파릇 돋아난 밀싹화분으로 전해주십니다. 이 어리고 푸른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이제 여주로 갑니다.




서규섭 위원장이 팔당농민을 대표해 일본측 참가자인 다나카 히로시에게
초록 밀싹을 전달하고 있다.  Ⓒ정나래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