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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푸른 눈, 바이칼 호수를 가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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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폴란드를 2-0으로 완패시키던 날, 더욱 커진 월드컵 16강 진출의 가능성에 온 국민이
가슴 설레고 있을 때 17인의 도반행렬은 민족의 시원(始原)으로 일컫는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Lake Baikal)로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시베리아의 푸른 눈’으로 불리는 바이칼은 최상급의 수식어가 여러 개 붙는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다. 가장 오래 전에 형성된 호수(2500만년전), 가장 깊은 호수(최고수심 1637미터 추정), 가장 맑은
호수(수심 40미터까지 식별가능)로 길이는 636킬로미터에 달하고 세계 담수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호수! 호수라기보다는
바다라 불러야 할 규모다. 호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물을 그대로 떠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천지에 가득하다.
주변은 만년설이 희끗희끗 보이는 높은 산들과 드문드문 고색창연한 통나무집 마을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호수에는 흥미진진한 기록도 많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은 330여개에 이르나 흘러나는 강은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Irkutsk)의 젖줄 앙가라 강(Angara River) 하나 뿐이란다. 호수는 12월이면 얼어붙기 시작해
이듬해 5월이 되면서 녹는데 겨울 동안 두께 1미터 이상의 빙판은 주민들의 차량 통로가 될 정도로 이곳의 추위는 혹독하다. 호수의 거대한
표면적은 주변을 대양성 기후로 만들어 이르쿠츠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름이면 온도가 낮고 겨울이면 높다. 한여름의 짧은 시기를
빼면 이곳의 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웬만큼 공력을 쌓은 사람이 아니라면 물에서 30초도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이 물은 신성한 것으로 전해 내려오는데
몸을 담그면 젊어진다는 속설로 방문객들은 고통에도 목욕재개에 여념이 없다.

‘바이칼의 물을 본 사람은 세상의 모든 물을 본 것이다.’라는
한 도반의 말은 신성한 물로 회춘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던진 말일지 모르지만 그 아니라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만큼 검푸른 대양은 우리를 압도한다.

바이칼은 주변에 2천여종이 넘는 동식물이 서식하고 이중 70∼80퍼센트 가량은 지구상의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유종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네르파(Nerpa, 바이칼 물범 Baikal Seal)는 담수에 사는 유일한 바다표범 종으로
아직도 그 기원에 대해 밝혀지지 않고 있어 호수의 신비로움을 더해 주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들의 주식이 된 물고기 오물(Omul),
하리우스(Harius) 등과 지방질의 투명한 심해 어종 골로미양카(Golomyanka) 등이 우리의 흥미를 끈다.

현재 호수 생태계는 호숫물 유입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셀렝가 강(Selenga River)이 울란우데 등의 큰 도시들을
차례로 거치며 오염이 심해지고 있고 1960년대 바이칼스크(Baikalsk)에 세워진 셀룰로스 공장의 폐기물이 유출되고 있어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기도 하다. 바이칼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 환경오염 문제의
바로미터가 되어왔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공장 측은 이제 러시아를 통틀어 가장 깨끗한 공장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지금도
폐기물 방출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호수와 그 주변은 3개의 자연보호구역과 2개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고 유네스코는 1996년 바이칼의 호수와 습지를
세계자연유산지역(Natural World Heritage Site)으로 선포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야생화가 만발한 바이칼 호수 주변. 물가에 서면 항상 바다를
떠올리게 될 정도로 수평선이 아련하다.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산 위엔 희끗한 만년설이 보인다. 가랴친스크에서 우스트 바르구진으로
이동하는 길
리스트비양카의 호안 절벽에서 내려다 본 바이칼 호수. 이곳은
바이칼 호수에서 유일하게 흘러나가는 물줄기인 앙가라 강이 시작되는 기점이기도 하다
우스트 바르구진 항에서 배로 7∼8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신성한
코(Sacred Nose)’ 섬이 보인다. 바이칼에는 총 26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고 이 안에는 또 작은 호수가 있는 곳도 있다.
주변은 넓은 습지로 뒤덮여 있고 이 섬을 포함, 주변의 넓은 지역이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바이칼 호수 내에 있는 26개의 섬 중 가장 큰 섬인 알혼 섬(Olkhon
Island)에서 만난 샤먼이 이른 아침 제의를 집행하고 있다. 이 섬은 샤머니즘의 성지로 일컬어지며 지금도 많은 샤먼들이 그 의례를
담당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것은 ‘부르칸(Burkhan) 바위’로 신성한 바위로 전해지며 현재 샤머니즘의 상징적인 중심지가 되고
있다
러시아의 전통적인 통나무집. 세 개의 창문과 정원수가 인상적인
이 러시아 통나무집은 호수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가옥형태다. 온천으로 유명한 가랴친스크 지역의 통나무집
바이칼 호수에서 가장 흔하게 잡히며 식단에 가장 흔하게 올라오는
주식인 생선 오물(Omul). 연어나 숭어와 비슷한 어종인데 개체수 감소로 현재는 어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호수 남단에 발달한 한 마을 슬루쟌카(Slyudyanka)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남매. 이곳에서 시간은 사람에게 적당한 속도로 그렇게 흘러가고 소박한 평화는 마을 곳곳에서 피어오른다
알혼 섬에서 묵은 집의 주인 일리야 씨의 큰 딸. 부리야트(Buryat)
족인 이 15세의 소녀 리다는 생김새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그녀의 꿈도 우리들의 10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시로 나가 자기의 꿈을 실현하는 것!
식당 앞에서 부리야트 전통의상을 걸치고 민속춤을 보여준 아가씨.
울란우데(Ulan Ude) 문화부에서 이렇게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이 아가씨가 한복을 입으면 우리의 여느 누이랑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네르파. 바이칼의 최대 미스테리인 바다표범 종류 바이칼 물범.
이곳에서 3천킬로미터 떨어진 북극해의 반달바다표범과 유사한 것으로 미루어 오래전 빙하기에 북극해와 바이칼 호는 연결되어 있었다는
설이 있지만 현재 누구도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바이칼박물관의 박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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