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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 소환투표는 ‘세계 평화의 섬’에 대한 찬반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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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열리는 김태환 소환대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는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가 양립가능 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제주도민의 찬반투표다.
그 동안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도민들은 제주도지사 김태환 소환투표대상자에게 군사기지 유치에 대한 주민투표를 요구했다. 현행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민의를 묻는 주민투표는 정당한 것
국방부와 해군은 희귀 해양 동․식물이 서식하여 UNESCO 생물권보전지역, 문화재청의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를 매립하여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 20여척 이상의 최첨단 군함이 정박하고, 항공모함까지 접안할 수 있는 전략해군기지 건설을 2014년 완공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공군은 일제시대 때 만들어져 대 중국 폭격기지로 사용되었던 제주 서남부 지역의 ‘알뜨르 비행장’에 ‘남부탐색구조부대’라는 이름의 공군기지 건설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군사기지들이 완성되면 제주도는 오키나와처럼 ‘기지의 섬’이 될 것이다. 

정부의 군사기지 건설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제주도민들은 1988년 송악산 군사기지 건설 반대운동, 2002년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운동 등 강력한 저항을 통해 섬의 평화를 지켜왔다. 그리고 이러한 평화운동은 4.3에 대한 해결노력과 함께 2005년 ‘세계 평화의 섬’으로 선포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군사기지 건설은 단순한 지역개발사업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사례를 통해 봤을 때, 최소 반 세기 이상 지역사회에 끔찍하고 심각한 영향을 끼칠 또 다른 국가폭력이다.
환경파괴, 해상매립, 항공기 소음, 강력범죄 증가, 사회문제 발생, 도시계획 왜곡, 지역경제 침체, 행정권 박탈, 재산권 박탈, 해상어로행위 제한, 토지 강제수용, 지역주민 강제이주 등 군사기지가 없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각종 문제들이 나타난다.

특히 해군의 계획대로라면 20~30여 척의 군함과 잠수함이 정박하고, 항공모함까지 접안할 수 있으며, 현존하는 최첨단 군함인 ‘이지스함’까지 배치될 해군기지는 기존 대한민국 해군기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군사기지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평택과 진해, 그리고 동해와 비교해서도 안 되며, 그곳에서 보다 더 크나큰 영향을 제주도에 끼칠 수 있다. 

이런 군사기지 유치는 지역의 미래에 대한 중차대한 결정이기에 법률적 구속력을 갖고 있고, 제주도민들의 민의를 공정하게 수렴할 수 있는 주민투표를 요구한 것이다. 이미 제주도민들은 행정계층구조개편이라는, 군사기지 건설에 비하면 일견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사안으로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전국 최초의 ‘주민투표’를 했던 경험이 있기에 군사기지 건설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 요구는 정당한 것이다.




해군기지 대상 마을 앞바다에 서식하는 금빛 나팔산호-멸종위기 2급
(출처:http://cafe.daum.net/peacekj)


세계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는 양립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군사기지 설치는 국가안보 사업이므로 주민투표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주민의 참정권 요구를 묵살하였고, 민간기관의 부실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군사기지 유치를 발표해버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가 양립 가능한지’에 대한 도민들의 선택기회는 전무했고, 제주도의 용역을 맡아 수행한 한 정치학 교수의 ‘양립가능하다는’ 개인적 의견이 제주도의 공식적 의견으로 둔갑하게 된다.

2007년 5월, 김태환 지사의 해군기지 유치 발표 이후 ‘세계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는 양립가능한 것처럼 고정되어 버렸고, 이후 이에 대한 풀뿌리 도민들의 재고 요구는 깡그리 무시되었다. 그리고 군사기지 건설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러나 정당성과 대표성을 갖추지 못한 해군기지 유치였기에, 저항은 아래로부터 시작되었다. 건설부지 대상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다시금 주민총회를 열어 해군기지를 유치한 당시 마을 회장을 해임시킨 후, 마을주민투표를 통해 94%가 반대함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러한 풀뿌리의 위대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간 김태환 소환투표대상자는 강정마을주민들을 일관되게 무시하였고, 더욱 적극적으로 해군기지 건설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결국 지난 4월 말, 도의회조차 굴욕적이라 비판한 기지건설 업무협약을 중앙정부와 성급히 체결하고 곧바로 국외로 떠나버렸다.


제주도지사의 해군기지 유치에 대한 저항은 아래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더는 안 되겠다는 ‘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민들이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김태환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에 나선 것이다. 2009년 5월 14일 시작되어 6월 29일 마친 도지사 소환투표청구 서명에 지역 유권자의 10%인 4만 1천 여 명의 무려 약 두 배에 달한 7만 7천 여명이 동참했다. 법적으로 정해진 청구서명기간은 4개월이지만, 그 절반보다도 더 짧은 한 달 반 만에 이룩한 성과로는 매우 놀랄만한 수치고, 그 만큼 제주도민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이 큰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침 내 강정마을 차원을 넘어, 오는 8월 26일(수) 제주도 전체에서 지역 최고정책결정자에 대한 해임투표를 실시하게 되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8월 6일 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발의하였고, 그 즉시 김태환 지사의 업무가 정지되었다. 제주도민들은 제주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협할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한 도지사의 업무를 정지시키는 놀랄만한 풀뿌리자치능력을 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김태환 지사의 법적 지위는 그 즉시 ‘소환투표대상자’로 전락하였으며, 이제 그는 주민에 의한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해임절차에 들어선 것이다. 


주민소환투표가 ‘평화의 섬’에 대한 찬반투표라는 것은 이미 소환투표 청구 서명사유에도 명시되어 있고,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주민소환투표청구가 되자마자 ‘김태환 지사 소환 찬성/반대’와 더불어 ‘해군기지 찬성/반대’ 주장은 주민소환투표에 부쳐질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전국최초로 열리는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는 단순히 도지사에 대한 소환 찬성/반대만이 아니라, ‘세계 평화의 섬으로서 제주도’에 대해 주민들이 직접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주민투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도지사가 간단히 거부한 주민투표를 도민들이 직접 발로 뛰며 만들어낸 대규모 서명을 통해 되살려냈다는 것을 풀뿌리 자치 역사에 있어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해군기지로 예정되어 있는 강정마을 앞바다(출처:http://cafe.daum.net/peacekj)




김태환 제주도지사의 투표불참 공식선언과 주민소환운동본부의 활약
김태환 소환투표대상자는 주민투표 개최요구까지 거부했을 뿐 만 아니라, 이제는 도민들의 청구에 의해 합법적으로 열리게 된 주민소환투표마저도 밑으로는 적극적이면서, 겉으로는 무대응 전략으로 회피하고 있다. 

지난 8월 6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의 주민소환투표 발의에 이어 8월 7일, 도지사 주민소환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하는 투표 운동이 시작되었다.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차량 4대를 이용해 하루 7명의 연설원으로 주민소환 찬성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6월 청구서명기간 때 약 3,000여명의 수임인들이 도내 각지를 다니며 서명요청활동을 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는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민소환투표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과 인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TV토론에도 불참할 예정이고, 차량 유세도 하지 않는 등 주민소환투표에 대해 기본적으로 무대응 한다는 전략을 세웠으면서도, ‘민생탐방’이라는 명목으로 매일 도민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또한 자신의 지지자 3,000여 명들이 물밑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기도 하며, 몇몇 충성파 고위직 공무원들이 투표율을 낮추기 위한 행동을 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12일 본인의 홈페이지에 “투표 불참! 쉽고 확실!”이라는 구호의 팝업광고를 올리며 투표불참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투표율이 3분의 1이 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투표함이 개봉되지 않는 점을 노리고 불참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약자가 아닌 권력자의 투표 보이콧은 ‘졸렬한 발상’이라는 비판(하승수, 8월 7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도민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선출직 공직자로서 그가 선택한 전술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못된 습성의 표현이고, 지역최고정책결정자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공개하는 것에 다름없다. 이에 대해 주민소환운동본부는 “도민들에게 투표불참을 종용하는 것은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도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일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자치역량을 후퇴시키는 일이다”라고 논평했다.


8월 26일(수) 열리는 주민소환투표는 ‘평화의 섬에 대한 찬반투표’라는 성격이 있으며, 그 역사적 기회를 여러분 주위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도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냈기에, 도민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가 필요하다. ‘세계 평화의 섬’ 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군사기지 설치에 대한 결정을 도지사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니라, 주민투표참여를 통해 제주도민들 스스로  결정하자.[200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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