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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정치”에 혼이 빠진 한국판 기후변화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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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The 10th Ramsar Conference of the Parties)를 맞아 환경연합을 비롯한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국제습지NGO대회(World NGO Conference on Wetlands)는 습지보전을 위한 순천선언문(Suncheon Declaration)과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의 구성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보전을 위한 람사르협약의 성과는 제대로 평가되기도 전에 한국사회는 람사르협약의 기본적인 취지와 가이드라인을 송두리째 위반하는 무모한 모험에 온 몸을 던지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이 우려될 정도이다. 바로 녹색을 내세우고 있지만, 자연을 훼손하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추가경정예산편성으로 “4대강정비사업”과 “한반도대운하”의 첫 단추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도 미국발 모기지와 금융위기의 충격이 한국에 미칠 영향이 정확히 평가되지 않고 있는데, 평가를 기다릴 여유도 없이 개미투자자들을 부동산 거품시장으로 이끄는 정부의 광고선전은 이른바 “콘크리트정치(독. Betonpolitik)”에 대한 경계심리만 부추기는 것이지 않을까?

 독일에서도 G20정상회담 이후 세계적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회복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고, 그 중 교통인프라에 투자하려는 계획들이 상당히 들어 있어 불필요한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에 시그마 가브리엘 환경부 장관이 나서서 “콘크리트정치”로 비판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분트(BUND)와 독일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들도 예산낭비의 “아스팔트축제”라며 슈피겔 지를 통해 사회적인 논쟁을 시작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기후변화를 단순한 국가적 차원의 온실가스감축을 넘어서서 지구온난화의 피해지역과 공동의 협력을 위해 “태평양환경공동체”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비교하면 한국이 시멘트를 채굴하고, 강의 모래를 파서, 콘크리트로 가공하여 습지를 덮어버리는 것이 기후변화에 투자하는 사업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을 넘어서서 테러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전문가나 외국 언론에서 보다 객관적인 평가와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Mark D. Whitaker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뉴딜이 운하 프로젝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핵심은 녹색청소(greenwashing)이며, 50조를 투자하는 녹색이 자신의 고장인 경상도만 배불리는 탐욕이라고 비판한다. 외국의 한 저명한 언론에서도 “서울의 녹색 심장” 청계천이 하수구였던 청계천 위에 다시 콘크리트를 덧씌운 모양새가 현재 추진하려는 4대강복원과 운하와 같은 대형콘크리트사업과 같아서 무늬만 생태적이고 평하고 있다.

불과 작년으로 돌아가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창원에서 연설했던 녹색의 이미지는 결국 한 편의 연극 속에서 녹색가면을 쓴 배우가 말, 말, 말만 늘어놓았던 것에 불과하다. 한국을 비롯한 각 국 정부가 보다 협력적인 태도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보전을 위해 마련한 협약과 총회 자리가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 외교의 기본부터 배우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느낄 정도이다.

작년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과 함께 전세계 NGO들의 제안과 토론으로 완성된 순천선언문은 당사국총회 본회의장에서 낭독되고 전체회의(Plenary Session)에서 검토되어 각 회원국들이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선언의 취지를 국가정책으로 수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최소한’이라고 한 것은 앞으로 선언문에 담긴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수많은 과정들이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왜냐하면 각 국가들이 해당 국가와 국가가 속한 지역(예. 아시아-오세아니아), 세계 차원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계획[Action Plan]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언문에는 이미 오래 전 당사국총회에서 결의된 “CEPA”라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는데,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 지역공동체의 보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교육(Education), 참여(Participation), 인식증진(Awareness)”의 활동을 뜻한다. 그러나 습지를 훼손하고 미래세대의 부채를 담보로 대규모 토목사업(mega-construction)을 추진하는 것이 ‘참여’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은 아직 국가단위의 CEPA 실행계획을 만들지 못한 상태이다. “습지”라는 자원이 한국의 법에서는 단순한 광물(예. 모래, 자갈)이거나 땅(예. 택지)으로서만 재평가될 수 있고, 그것 자체로는 경제적 이익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잣대에서도 강과 갯벌, 강하구[기수역] 등과 같은 습지의 경제적 가치는 8,000~23,000$/ha.yr로 평가(Constanza 외, 1997)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국내 전문가들이 직접 조사한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조사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경제적, 생태적 가치가 증명이 된 습지를 단순히 토목사업이나 광물자원의 가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국제사회와 공조할 의사조차 없다는 선언과 마찬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이명박 정부의 콘크리트정치가 지금에서라도 진정한 녹색의 옷을 걸치려면, 지금 당장 콘크리트 재벌(conglomerate)과 손을 잡는 구태에서 벗어나는 결단부터 내려야 할 일이다. 이번 금융위기가 전세계 지도자들의 위기관리능력을 시험하는 경연장으로 평가되는 지금 한국의 순위는 G20에라도 들어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글을 마치며.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의 4대강정비사업과 한반도대운하와 같은 대형콘크리트사업이 제대로 된 녹색정치로 잘못 외국에 잘못 알려지거나 외국의 객관적인 정보를 제대로 한국의 시민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을 막고자 강과 습지를 살리는”Friends of the River” 웹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웹을 통해 외국에 한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알리고자 하는 분들은 글, 사진, 기타 웹에 올릴 수 있는 형태의 내용을 주시면 본인의 이름과 연락처와 함께 게시할 계획이니, 함께 강을 지키는 활동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simplezi@kfem.or.kr / simplezi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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