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부끄러운 람사르총회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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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매립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환경연합 최홍성미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람사르총회가 10월 28일부터 창원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환영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총회장 밖에서는 끊임없이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람사르총회 이전인 10월 27일에는 세계 각국의 습지관련 NGO들이 모여서 창원의 람사르총회와는 별개로 ‘순천 NGO성명서’를 작성했다. 왜 이런 의미 있는 국제회의를 진행하는 데 별개의 움직임이 필요할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제 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 축사에서 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계 도처에서 많은 습지가 사라지고 있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전국 각지에 습지와 물길, 생태․문화 탐방로를 연결하는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해 푸르고 여유로운 국토 공간을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했다. 언뜻 들으면 우리나라의 습지보호정책이 매우 선진화 되어있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실제로 총회장 안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매우 친환경적인 대통령으로 알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와는 반대로 지금도 우리정부는 습지파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유수면매립계획에 의해 2011년까지 60,617,261㎠의 갯벌이 사라질 예정이고, 람사르총회 개최 직전 경남에서는 연안습지 매립 발표를 통해 창포만 8,264,500㎠, 난포만 1,180,000㎠에 대한 매립계획을 밝혔다. 또한 동서남해안발전특별법 제정을 통해 연안개발 압력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화호, 가로림만, 천수만, 인천만, 강화갯벌, 새만금갯벌은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이 검토 중에 있고, 그를 위한 생태조사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 또한 나타나고 있다. 이들 갯벌에 조력발전소 건설이 확정된다면 갯벌의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녹색성장의 방안 중 하나인 조력발전 확대의 결과이기도 하다.

환경운동연합은 10월 28일 람사르총회 개막에 맞춰, 경남도청 앞에서 연안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이와 같은 내용과 함께 부끄러운 람사르총회를 반납하고 갯벌과 바다의 가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해외 NGO 관계자 중 우간다에서 온 David Mushingo는 습지는 삶이며, 습지매립은 중단돼야 할 뿐 아니라 습지보호와 어긋나는 모든 행동을 거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국내 연안습지를 따라 걸으며 새만금에서 창원까지 걸어온 일본의 환경운동가 미야타 유지는 걸어오면서 한국의 아름다운 갯벌을 볼 수 있었지만, 한국의 연안습지는 너무 많이 매립되고 있으며 갯벌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끄러운 람사르 총회를 상징하는 창원컨벤션센터 앞 퍼포먼스 ⓒ환경연합 최홍성미


10월 29일 람사르총회 장소인 창원의 CECO 앞에서는 습지를 파괴하는 초대형 인면(人面)삽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연안매립을 외치는 초대형 인면(人面)삽이 갯벌의 생물들과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를 공격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내용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제 10차 람사르총회 개최국으로서 상임의장국인 한국의 습지정책은 람사르협약을 무시하고 습지파괴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한국의 갯벌은 774개 지구가 매립되었거나 시행될 예정이고, 총 매립면적은 19억 1795만㎠로 서울시 면적의 3.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날 함께한 네덜란드에서 온 Loc Hoogenstein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속에서 네덜란드는 인공적인 댐과 운하 건설로 인해 피해가 커지고 있고, 인공시설물에 대한 값을 치루고 있다고 하면서, 한 번 매립된 연안은 회복되기 힘들다고 발언했다.

전국 각지의 습지가 위기에 처해있고, 또한 정부가 더욱 위기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람사르총회의 개최가 과연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인지 의문스럽다. 람사르 협약의 공식명칭인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아도, 우리는 이미 새만금 간척 등으로 인해 많은 두루미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았고,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물새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국제회의 유치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국제회의가 존재하는 의미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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