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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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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기름띠로 얼룩졌던 태안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수많은자원 봉사자들이 땀을 흘리며 바닷가에 흘러든 기름띠를 걷어 냈다. 그들이 되살리려 한 것은 더러워진 해수욕장이나 어장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숨 쉬며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생태의 복원이었을 것이다.  도서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은 천연기념물 431호 신두리 모래밭을 통해 생명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별거 없네.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더니….”

천연기념물 431호 신두리 모래언덕,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돌보지 않는 모래밭에 고만고만한 잡풀만이 우거진 곳, 눈에 들어오는 꽃들은 그리 크지도 않고, 언덕 너머엔 밋밋해 보이는 풀숲만 들어차 있는 모습은 아닐까. 하지만 사막 같은 모래언덕의 척박한 환경을 이해한다면, 풀들이 키가 작거나 비스듬히 자라야만 하는 것은 끝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꺾이지 않기 위함이며, 꽃이 눈에 띄게 크지 않은 것은 영양분을 아끼려고 벌․ 나비가 아닌 바람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까닭이며, 키가 큰 벼과 식물들이 무리를 짓고 있는 것은 메마른 땅에서 씨앗보다는 뿌리줄기로 번식함이 유리하기 때문이란 점 등을 알게 될 것이다.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도시의 네온사인과 형형색색의 패션에 길든 바쁜 일상에서 눈을 돌려 다만 한 시간이라도 그곳을 지켜볼 수 있다면 풀이 자라나는 포근한 모래밭, 살아 숨 쉬는 바닷바람, 따뜻한 햇살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겉모습 속에 숨겨진 생명의 아름다움, 그 다큐멘터리


마치 시집처럼 짧막한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이루어진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은 신두리 모래언덕에 자라는 풀의 모습을 4계절의 변화에 따라 차례로 담아내었다.


바닷가에서 언덕 너머로 이어지며 풀 하나하나의 특징을 수채화로 담아내면서, 중간 중간에 풀숲에서 만들어진 새들의 알둥지, 한여름의 소나기로 생긴 물웅덩이에서 휘젓고 다니는 소금쟁이, 모래언덕 뒤편에 있는 두웅습지의 한가로운 모습, 그리고 여름철 물놀이 왔던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더러워진 바닷가 모습 등 신두리 현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았다.


특히, 풀의 모습은 식물도감 같은 설명이 아니라 환경에 맞게 어떤 모습과 특징을 지니고 살아가는지를 마치 동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해 냈다. <모래지치>의 작은 꽃을 별사탕으로, <띠>의 하얀 이삭을 보풀보풀한 솜사탕으로, <갯방풍>의 둥그런 꽃차례를 작은 탁구공 등으로 표현함으로써 누구나 친근감 있게 식물을 느끼도록 했다.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은 모래밭의 풀들이 우리 눈에 혹 초라해 보일지라도 이런 환경을 딛고 살아가는 생명들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볼품없어 보일수록 그 모습에서 생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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