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폐기물 해양투기 당장 중단해야

바다가 쓰레기장인가? 해양투기 당장 중단해야.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동해와 서해바다에 쏟아버린 폐기물의 량이 1억톤을 넘는다. 1988년부터 투기량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올해 6월까지 해양투기 누계량이 정확하게 1억1천2십5만7천톤이다. 2.5톤짜리 트럭으로 4천4백1십만대 분량이다. 20년동안 국민 1인당 2.5톤씩 바다에 쓰레기를 버린 꼴이다.

올해만 해도 6월까지의 누계량이 3백3십7만톤인데 이중 하수처리장의 오니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폐수처리장의 오니, 음식물폐수, 가축분뇨, 인분 등의 순서로 많이 버려졌다. 이는 모두 정부가 허가하여 합법적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서해 군산앞바다와 동해 울산과 포항 앞바다 등 모두 3곳에 지정된 투기해역이 있다.

2005년 환경단체가 이 문제를 집중거론하며 대책을 촉구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해양투기량을 계속 늘려왔다. 바다가 미래의 자원보고라는 국토해양부(구 해양수산부)는 바다를 망치는 해양투기를 수수방관했고 바다를 지킨다는 해양경찰은 해양투기업자들로부터 수수료를 걷었다. 환경지킴이라는 환경부는 육상환경만이 자신들의 업무영역이라며 쓰레기매립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해양투기를 앞장서서 조장했다. 해양투기량이 가장 많은 가축분뇨를 발생시켜온 농림수산식품부(구 농림부)는 축산농가의 어려움 운운하면서 독일 등에서 이미 상용화단계에 있는 바이오매스 등 축산분뇨의 자원화 노력을 게을리 해왔다. 각종 중금속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공장폐수처리장의 오니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관할 부처인 지식경제부(구 산업자원부)도 모른체 해왔다.

해양투기되는 각종 쓰레기의 발생과 수거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해양투기 문제를 중앙부처의 방침 운운하며 나몰라라하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결과적으로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든 건 대한민국의 폐기물 행정에 관계된 모든 관계부처의 합작품이다.

지구촌 모든 나라를 통틀어서 바다에 이렇게 많은 폐기물을 버리는 나라는 현재 한국밖에 없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성행하는 해양투기를 막기 위해 운동을 집중했고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을 이끌어냈다. 1996년에 보다 구체적인 국제협약인 ‘96의정서’라는 것이 만들어져 사실상 해양투기를 거의 금지시키고 있는데 한국은 ‘96의정서’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구촌에서 자신들의 바다에 쓰레기를 가장 많이 내다버리는 1등 국가가 되었다. 원양어업 강국, 남극바다에서 가장 많은 어획고를 올려 관련국제기구에 제일 많은 부담금을 납부하는 나라 한국이 감추고 있는 추한 모습이다.

바다는 사람들이 자신을 쓰레기장으로 여기자 곧바로 오염이라는 부메랑으로 답하고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수산물의 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의 바다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남획과 오염’이란 두 단어로 간단히 설명된다.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줄어들어 정부의 수산정책은 어떻게 하면 어선숫자를 줄일까 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치어를 방류한다, 금어기간을 둔다 하지만 일년에 수백만톤씩 오염이 강한 액상폐기물을 내다버리면서 어획량이 증가하길 바란다면 제정신이 아니다. 세계적인 환경협약인 습지보호를 위한 람사르총회를 개최한다면서 여기저기 매립을 일삼는 경상남도, 친환경을 모토로 내세우며 2012세계박람회를 유치해 놓고도 버젓이 해양투기 선창을 운영하는 전라남도와 여수시. 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해양오염과 어획량감소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은 추세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원양어업, 조선업과 해운업 등으로 사실상 지구촌 바다의 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이용은 가장 많이 하면서 이용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기는커녕 여기저기 오염물을 마구 버리는 행위를 하는 자는 아무도 환영하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20여개의 주요 항구에서 바다의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폐기물선박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프렌들리’를 표방하는 현정부가 해양투기하는 기업들과도 프렌들리하겠다고 하지 않을까 두렵다.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여기는 나라는 결코 해양강국이 될 수 없다.


* 이글은 2008년 8월11일(월)자 전남일보 정기칼럼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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