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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총회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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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오후 국토해양부의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 진행된 전국 26곳의 공유수면매립신청에 대한 심의에서 사천 광포만(197만6256㎡)과 마산 양덕지구(6만4900㎡)를 제외한 24곳 1544만1135㎡의 갯벌과 바다가 조건부 형태로 매립될 운명이다.

앞으로 3개월 뒤면 세계인의 습지축제인 람사르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 165개국의 습지 보전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게 될 시점에서 부끄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심의 결과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아직도 제조업, 특히 굴뚝산업 중심의 경제발전 논리 앞에 생태적 가치와 생명, 시민의 보건안전 등 보편적 가치들을 뒷전으로 미루는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갯벌 가치와 생산력, 이미 밝혀진 사실

갯벌의 가치는 이미 장항갯벌 보전을 위한 여러 사회적 논란과 입증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며, 갯벌의 생물자원 생산력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처, 해안재난 예방, 오염정화 기능, 친수기능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가치는 현 수준의 경제적 환산으로도 ha당 4000만원의 생산력에 해당한다.
이렇게 잃을 것이 분명한 것과 대조적으로 조선산업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미 제2차 공유수면매립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 정부부처 내에서도 조선산업의 과잉 중복투자는 문제의 소지가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더구나 최근 고유가의 위기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이번 연안매립의 주요 목적인 조선산업 분야는 원자재와 엔지니어링 인력, 투자자금 및 운영재원 확보의 중첩된 고통을 예견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호황은 2010년 이후면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까지 점쳐질 정도이다.

과연 지금 현재의 조선부지 매립결정과 그에 따른 폐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국가경쟁력을 앞세우던 정부가 합리적인 산업정책과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조차 세울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번 매립결정에 따라 사라질 연안생태계는 그 유형으로 보아도 강 하구 갯벌, 섬 갯벌 등 생물자원생산력이나 환경적 가치가 우수한 곳들이 많은데, 생태적 영향력이 최소화될 수 있는 후속조치들이 반드시 허가조건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분야별 전문가 검토와 의견 수렴, 회의, 심의 등 일련의 절차를 거치지만, 추가 반영을 위한 절차에 있어서는 연안관리심의회의가 유일한 공식절차이기 때문에 정부부처와 사업자들의 협의과정만 남은 상황에서 우리는 이번 조건부 통과의 후속절차들이 어떻게 시행되는지 엄중히 지켜볼 것이다.


굴뚝산업만 경제적 발전이라는 논리 벗어나야

특히 신안군은 압해도에 조선소를 유치하기 위해 그 매립조건으로 압해도 이외의 섬과 갯벌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그 후속조치들을 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매립신청 중 최대 규모(396만4400㎡)인 하동 갈사만은 섬진강 하구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심장과 같은 곳임을 유념하여 환경피해의 영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여 매립범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1980년 이래 653㎢의 갯벌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경제발전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갯벌과 바다를 매립하는 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는 다양하며, 그 가치들을 제대로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국가정책이라 할 수 있다.

갯벌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돌아보지 않고서 시대에 뒤떨어진 굴뚝산업만 경제적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논리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연안매립이 없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 글은 8월 1일 내일신문 NGO칼럼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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