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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죽이는 고래축제 vs 고래살리는 고래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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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13일 오전 10시 울산시 북구 정자항에서 열린 고래보호 캠페인에서 울산환경연합 회원 이선영씨가 포경중단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다. ⓒ환경연합 바다위원회

5월15일부터 3일간 고래축제가 울산에서 열렸다. 고래축제는 고래고기 시식행사가 핵심이다. 한일고래 맛자랑이란 행사가 버젓이 공식일정에 있을 정도다. 고래고기축제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동해 일대에서는 울산고래축제를 앞두고 불법적 포경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동해해경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밍크고래고기 60개 샘플의 DNA를 조사했는데 절반이상이 불법포획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는 그물에 고래가 걸려 죽는 소위 혼획인데 이들 대부분도 사실은 고래가 지나는 길에 그물을 깔아 잡는 사실상의 고의혼획이다. 우리가 가끔 외신에서 접하는 해변에 떠밀려온 좌초된 고래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노력하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울산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은 포경박물관에 다름 아니다. 박물관 앞에 놓여있는 포경선과 섬뜩한 작살포가 이를 말해준다. 고래가 공룡보다 더 큰 지구상 최대 포유동물이며 대형고래들은 수염이빨을 갖고 플랑크톤이나 새우들을 먹는 육지의 초식동물과 같다거나 인간과 같은 젖먹이 동물이라는 등의 생태문화적 접근은 전혀없이 과거 포경역사를 상기시켜줄 뿐이다. 


울산을 비롯해서 포항과 부산 일부지역에서 고래고기를 과거부터 먹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서양에서는 여성코르셋, 테니트라켓 등 다양한 용도로 한국과 일본, 노르웨이 등 일부국가들은 식용을 목적으로 포경했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초 집중적인 상업적 포경이 극에 달해 멸종위기에 처하자 포경국가들 스스로 모라토리엄 즉 포경중단을 선언했다. 1987년의 일이다. 이후 20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고래가 멸종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확실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어민들은 고래 때문에 오징어잡이가 안된다는 억지주장을 펴고 언론은 ‘바다의 로또’ 운운하며 이를 부추긴다. 급기야 한 지자체는 포경재개 서명운동까지 하고 있다. 설령 일부 소형고래가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고래를 잡아서 먹을 정도로 증가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아가 확실하게 증가했다손 치더라도 더 이상 고래를 식용으로 보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과거 포경국가들은 고래를 ‘관광자원’화 하는데 성공했다. 고래관광이 그것이다. 전세계 100개 국가이상에서 연간 1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래관광을 즐기고 있다. 경제적 수입도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고래관광객 수와 수입의 연간 증가율이 평균 두 자리 수를 넘는다고 한다. 과거 포경으로 인한 수입보다 훨씬 많은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보고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심지어 남극에서 ‘과학포경’으로 물의를 빗고 비난받는 일본에서도 고래관광수입이 고래고기 판매수입보다 많다. 몇 년전 북유럽 아이슬란드가 고래잡이를 재개하자 그린피스는 포경을 중단하면 고래관광을 조직적으로 추진하여 돕겠다고 하여 화제를 모았었다. 고래관광업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 포경업자들과 어업인들 그리고 소규모 관광업계가 주를 이룬다. 동남아나 태평양 섬나라 관광을 홍보할 때 고래관광 프로그램은 단골메뉴다. 적극적인 보호조치의 노력으로 고래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돌아오고 있다. 고래관광이 환경과 경제가 상생한 환상적 사례라고 평가할 만하다.


2005년 그린피스와 함께 인천을 출발하여 전국 해상에서 고래보호 캠페인을 펼칠 때다. 전북 부안 새만금 간척지역에서 길이 15미터로 추정되는 대형고래의 척추뼈가 갯벌에서 발견됐다. 필자는 향고래의 뼈로 추정되는 그 고래뼈를 안고 깊은 감흥에 젖은 바 있다. 과거 서해바다에서도 향고래나 혹등고래 그리고 지금은 우리바다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귀신고래와 같은 큰 고래들이 뛰놀았다니…


불법포획된 고래가 시중에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는 현실을 방조하는 것, 그리고 불법포획, 혼획되고 있는 고래고기를 팔고 사는 행위로 인해 불법포경의 시장을 형성하고 유지하게 하는 행위는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고래보호에 대한 전국민 의식조사에서 70%이상의 사람들이 고래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고래음식문화 주장을 접고 생태와 경제가 접목하는 고래관광의 시대를 열자. 바다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진지한 성찰적 물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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